정부, "'독도·위안부·강제징용 문제 왜곡' 일본 외교청서 철회해야"

김유진 기자 2019. 4. 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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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일본의 2019년도판 외교청서에 항의하기 위해 외교부가 23일 초치한 미즈시마 고이치(水嶋光一)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승강기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일본 정부가 23일 발표한 2019년 외교청서에서 왜곡된 독도 영유권 주장을 포함시킨 것에 대해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발표하고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히 우리 고유의 영토”라며 “즉각적으로 주장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인철 대변인은 “일본 정부의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이 대한민국 고유 영토인 독도에 대한 우리 주권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며 “독도에 대한 일본 측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일본 정부가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이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자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교부 동북아시아국 임시홍 심의관도 이날 오후 미스지마 고이치(水嶋光一)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 외교청서에 담긴 독도·위안부·강제징용 등과 관련된 일본 측 주장에 대해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이날 한일 국장급 협의차 도쿄를 방문한 김용길 동북아국장도 일본 정부가 외교청서에서 독도에 대해 부당한 주장을 되풀이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김 국장은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에게 일본이 역사를 직시하면서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청서는 한국의 외교백서에 해당하는 일본 정부의 공식 문서다. 2019년판 일본 외교청서는 독도에 대해 “역사적 사실에 비춰도 국제법상에도 명백하게 일본 고유의 영토로, 한국에 의한 점거는 불법 점거이며 국제법상 어떤 근거가 없다”며 기존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했다. 또한 동해 명칭 표기와 관련 “일본해가 국제적으로 확립된 유일한 호칭”이라고 적시했다.

특히 올해 외교청서는 한일 관계 악화와 관련 “한국 측에 의한 부정적인 움직임이 잇따라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서술해 논란이 되고 있다. 외교청서는 “구 한반도 출신 노동자(일본 측의 ‘징용공’ 호칭)에 대한 한국 대법원 판결, 한국 정부에 의한 화해·치유재단 해산 발표, 한국 주최 국제관함식에서 자위대기(욱일기) 게양을 둘러싸고 일본 함정이 참가하지 못한 사안, 한국 해군함정의 자위대기에 대한 화제관제 레이더 조사(照射) 사안 등 한국 측에 의한 부정적인 움직임이 잇따라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적었다. 최근 한일 간 갈등의 책임을 한국에 돌린 것이다.

외교청서는 또 일제 징용공 명칭을 2018년 ‘구(舊) 민간인 징용공’(2018년판)에서 ‘구 한반도 출신 노동자’로 변경, 징용 문제의 강제성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 문제가 2015년 12월 양국 간 합의에 따라 ‘최종적·불가역적’으로 해결됐음을 주장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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