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의 탄생]크리스 디 버그, 4월의 눈동자를 가진 소녀
[경향신문]
“옛날에 봄을 기다리는 왕이 있었다. 왕은 사악하고 비열하여 그 왕국은 늘 눈으로 덮여 있었다. 한 여행자가 음식과 하룻밤 잠자리를 청했다. 왕은 하인을 시켜 그녀를 내쫓았다. 4월의 눈동자를 가진 소녀였다. 그녀는 바람과 눈보라 속을 해매다가 어떤 남자가 사는 집의 불빛을 발견한다. 그러나 그녀는 탈진하여 죽고, 남자는 그녀를 묻어주었다. 그 무덤은 꽃들로 뒤덮였다.”
크리스 디 버그의 ‘4월의 눈동자를 가진 소녀(The Girl With April In Her Eyes)’의 노랫말이 담고 있는 내용이다. 1979년 국내에서 크게 히트한 이 노래는 애절한 크라잉 창법으로 사랑받았다. 당시만 해도 대학생들이 드나들던 음악다방이 성행하던 시절이어서 리퀘스트 음악으로 꽤나 인기를 모았다. 그 시대를 거쳐 온 독자들은 4월이면 한 번쯤 듣고 싶은 노래다.
시인이자 영문학도인 크리스 디 버그는 이 노래를 북유럽 신화를 바탕으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안네 프랑크의 일기>를 읽고 감동받아 썼다는 추측도 있다. 그러나 이 노래와 분위기가 비슷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북유럽 신화를 차용했듯이 이 노래 역시 신화에서 영감을 얻었을 가능성이 높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영국 가수 크리스 디 버그가 정작 세계적인 가수로 부상한 것은 1987년 발표한 ‘레이디 인 레드(Lady in red)’ 덕분이었다. 결혼식 축가로도 자주 불리는 이 노래는 해리슨 포드가 주연한 <워킹 걸>의 삽입곡으로도 유명하다. 그가 1996년 33세의 나이로 요절한 에바 캐시디를 위해 발표한 ‘송 버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의 딸 로잔나 데이비슨은 미스 월드 출신으로 ‘비건’(고기는 물론 우유나 달걀도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으로 불리는 채식주의자다. 채식을 권장하기 위해 새빨간 고추더미 위에 누워 찍은 누드사진을 공개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광수 경향플러스 콘텐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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