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안 맞으려 진술서 쓰다 작가돼" 민주화운동 옥살이 고백 '대화의 희열2' [어제TV]

뉴스엔 2019. 4. 2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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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이 민주화 운동을 하며 글쓰기 재능을 깨닫고 다방면 작가로 활동한 경험담을 털어놨다.

4월 20일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2’에서는 유시민이 출연했다.

유시민은 “처음으로 공개된 글은 총학생회 성명서였다. 1980년 4월이다”고 서울의 봄(박정희의 유신체제가 막을 내리고 전두환이 정권을 장악하기 전, 민주화 운동이 격렬하게 벌어졌던 과도기적 기간) 시기를 언급했다. 유시민은 “총학생회 대의원회 의장이니까 국회의장 비슷한 거다. 문건을 써야 할 때가 많다. 여럿이 써오기로 했는데 나만 써왔다”고 말했다.

몇 번 하다 보니까 성명서 초안을 담당하게 됐다고. 유시민은 “한 장짜리 쓰는데 3일 걸렸다. 국회도서관에서 세계인권선언문도 찾아보고”라고 회상했다. 이어 1980년 5월 17일 밤 유시민은 서울대에서 잡혔고, 진술서를 쓰면서 글쓰기 재능을 깨달았다며 “글 잘 쓰는 걸 그 때 알았다. 진술서 쓰는 동안에는 안 때리더라. 하루 100장 쓴 적도 있다”고 말했다.

유시민은 “분량을 늘려야 해서 최대한 창작해서 썼다. 기억이 안 나는 건. 하루는 국장이 조사실에서 그걸 보고 ‘글 진짜 잘 쓰지 않냐? 눈에 보이잖아’ 그러더라. 난 한 대라도 덜 맞아보려고 핵심 정보 노출 없이 집회 풍경을 묘사했는데 그걸 읽어주면서 ‘정말 잘 썼다, 눈에 다 보인다’ 그러더라. 그래서 내가 ‘나 글 잘 쓰나봐’ 했다”고 돌아봤다.

그렇게 진술서를 쓰다가 군법회의에서 공소기각 선고를 받고 풀려난 뒤 바로 영장이 나와 있어 신체검사를 받고 군 입대했다고. 뒤이어 유시민은 1984년 서울대 운동권 학생들에 의해 벌어진 외부인 집단 구타 사건 이른바 <서울대 프락치 사건>의 주모자로 몰려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 받고 쓴 ‘항소이유서’에 대해서도 말했다.

전국 젊은이들에게 유시민을 알리게 된 계기. 유시민이 쓴 ‘항소이유서’를 보고 교도관도 “데모할 만하다”고 말했다고. 무료 인권 변론인들은 그 글을 유시민 누이에게 전했고, 누이가 복사해 법원 기자실에 돌리며 동아일보에 작은 기사가 났고, 그 기사를 본 사람들의 문의에 따라 지방판에는 더 큰 기사가 나며 인쇄본 전문까지 퍼지기 시작했다고.

유희열은 “그곳을 작가 레지던스라고 표현하지 않으셨냐”며 수감생활에 대해 물었고, 유시민은 웃으며 “짧게 살았지만 책 읽기에는 최고다”고 답했다. 유시민은 구치소에서는 경제학, 수리경제학 원서 2권을 읽었고, 교도소에서는 내부 도서관을 무제한 이용했다고. 유희열은 “맞지 않으려고 글공부하고 독서캠프에서 책 읽으신 거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다니엘 린데만은 “지금 생활방식과 큰 차이가 없다”며 놀랐다. 유시민은 “독방에서 할 일도 없었다. 구치소 독방은 누우면 딱 맞는 크기다. 교도소 독방은 2배 크기다. 특수독방이라고 문이 2중에 안쪽은 스티로폼에 합판을 덧대 머리를 부딪쳐도 안 다치게끔 자해 못하게 해 놨다. 밖은 강화유리로 막아 소리도 안 들어온다. 조용하다. 책읽기 좋았다”고 회상했다.

또 유시민은 출소 후 유인물을 돌리다가 잡힌 뒤 도망치며 수배자가 된 상황에서 돈을 벌기 위해 잡지에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쓰고, 원작 소설을 각색한 드라마 ‘그것은 우리도 모른다’도 썼으며 ‘달’이라는 소설로 등단까지 했음을 털어놔 부문을 넘나드는 글쓰기 실력을 입증했다.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유시민의 첫 베스트셀러.

유희열이 “그 때로 돌아가면 다시 민주화 운동할 거 같냐”고 묻자 유시민은 “하게 될 거 같다. 세상에는 아무도 안 알아줘도 뭔가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나를 지키기 위해 그런 일을 한다. 그래서 고생을 하긴 했다. 학교도 14년을 다녔다. 그래도 내 삶에 대해 비참하다는 감정은 안 느끼고 살았다. 그건 꽤 괜찮았다”고 말했다.

이후 이날 방송말미에는 정계 복귀, 대선 등 민감한 질문이 주어지며 다음 방송에 기대감을 더했다. (사진=KBS 2TV ‘대화의 희열2’ 캡처)

[뉴스엔 유경상 기자]뉴스엔 유경상 y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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