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짜리의 희망’ 꽝 돼도… 월요일이면 인생역전 다시 꿈꾼다 [S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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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경기도 용인에서 사는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매주 수요일 퇴근길마다 ‘의식’을 치른다. 로또 판매점에 들러 1만원어치 로또복권을 구매하는 것. 집과 조금 떨어져 있지만, 주변에서는 소문난 명당을 찾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박씨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서 추천해주는 번호로 한 게임(5000원)을 하고, 5000원은 그때그때 생각나는 번호를 적는다”라며 “스포츠 선수들이 하는 일종의 ‘루틴’이지만, 아직 5만원 이상 당첨돼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흔히 알고 있는 온라인복권 로또6/45부터 결합복권인 연금복권, 인쇄복권, 전자복권 등 판매되는 종류도 다양하다. 이들 복권 중 최고 판매는 역시 로또6/45. 45개 숫자 중 6개를 맞히는 ‘814만5000분의 1’ 게임이지만, 많게는 일주일에만 800억원가량 판매된다. 하지만 주머니 속에 넣어둔 1000원짜리 ‘희망’은 매주 토요일 오후 9시면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매주 7명 안팎의 1등이 나오지만, 그들을 봤다거나 아는 사람은 없다. 서민 주머니에서 사라진 5000원, 1만원짜리 ‘꽝’은 어디로 가는 걸까.
19일 기획재정부와 복권 수탁사업자인 동행복권에 따르면 지난해 복권 판매액은 3조9686억7100만원에 달한다. 이 중 당첨금으로 지급한 돈은 1조9843억3600만원이다. 각종 로또에 당첨돼 받는 돈을 모두 합쳐봐야 전체 판매액의 절반 수준이라는 의미다. 당첨금 외에 판매수수료, 위탁수수료 등 각종 비용을 제외하고 나면 수익금이 된다. 지난해 로또 판매액으로 올린 수익은 1조6968억83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로또 판매는 말 그대로 ‘대박’을 기록했다. 판매액과 판매량 모두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 판매액은 한 게임에 2000원이던 2003년(약3조8242억원)이었다. 지난해에는 이보다 1440억원가량 더 팔렸다. 판매량도 2017년(37억9700여 게임) 기록을 갈아치웠다.
우리나라 모든 국민이 평균 1년간 약 77게임을 샀다는 계산이 나온다. 1인당 1년에 로또에 쓴 돈이 7만7000원이라는 의미다. 하루 평균 로또 판매액은 109억원 수준이다.
인생역전을 가져다 준다는 로또가 아니던가. 결국 2007년 바닥을 찍고 2008년부터 반등에 성공했다. 로또 판매액이 늘어난 이유로는 경기 불황에 따른 반작용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기댈 곳은 로또뿐이다”라는 심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복권 판매액이 역대 최고액을 갈아치우면서 수익금 사용에 대한 관심도 높다. 국가가 사행산업인 복권사업을 허용한 것은 수익금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전제 때문이다. 대부분의 수익금이 저소득층의 생활 안정과 주거 지원 등 사회복지에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수익금 용도에 대해서는 논란이 적지 않다.
정부는 전체 복권판매액 중 58%(당첨금 50%+사업지 8%)를 제외한 나머지를 복권기금으로 조성한다. 1000원짜리 로또복권 한 게임을 하면 420원이 기금으로 쌓이는 것이다. 올해 복권기금은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복권기금이 ‘눈 먼 돈’으로 쓰인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10개 기관에 법정 배분되는 돈에 대한 논란이 크다. 지자체를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에 기계적으로 돈이 나뉘어가는데, 기금이 꼭 필요한 곳에 쓰이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복권기금을 일률적으로 나눠주는 법정배분제도는 개정할 필요가 있다”라며 “특히 사업 타당성이 떨어지는 사업에 무분별하게 돈이 투입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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