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품진로 1924' 마셔보니.. 전작 '10년 숙성'이 그립다
[술이 술술 인생이 술술-107] 증류 소주 시장은 가히 춘추전국시대라 할 만하다. 우리 증류 소주 대중화의 선구자라 할 만한 광주요의 화요를 필두로 롯데주류의 대장부, 금복주의 제왕, 그리고 하이트진로의 일품진로 등이 시장의 패권을 잡으려고 밤낮으로 싸우는 형국이다.
그중에서도 하이트진로는 참나무통에서 10년 묵힌 원액을 쓴 '일품진로 10년 숙성' 소주로 인기를 끌었다. 나도 한 번 마셔본 일이 있다. 정확한 맛은 기억나지 않지만, 독특한 매력이 있는 술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다시 그 술을 마실 수 없다. 원액이 다 떨어진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새 증류 소주를 출시했다.

바로 오늘의 술 '일품진로 1924'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1924는 진로의 전신, 진천양조상회를 세운 해에서 따온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또 증류 초기와 말기에 나오는 원액을 버리고 향과 풍미가 뛰어난 증류 중간 원액만을 써 일품진로 1924를 빚는다고 주장한다. 냉동여과 공법으로 잡미와 불순물을 제거했다고도 한다.
과연 얼마나 맛있는지 마셔보자. 냉장고에서 갓 꺼낸 일품진로 1924의 뚜껑을 연다. 아, 열기 전에 외관을 살펴봐야지. 일품진로의 병은 직육면체다. 일품진로 10년 숙성의 병도 직육면체였다. 아마 그 후계자임을 강조하려고 실루엣을 그대로 본뜬 것 같다. 상품명 '일품진로'를 흘려쓰고 붉은색 낙관처럼 '1924'를 찍었다. 진로의 상징, 두꺼비도 하나 그려넣었다. 대단히 좋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다. 전반적으로 깔끔한 인상이다. 술맛도 깔끔할까.
차가운 일품진로 1924에서는 불향과 달큰한 향이 뒤섞인 냄새가 났다. 여느 증류 소주보다는 냄새가 좀 더 달다. 소량을 단숨에 들이켰다. 과연 단맛과 증류 소주 특유의 풍미가 잘 조화를 이루었다. 점도는 보통이다. 목넘김은 부드럽지만, 넘긴 뒤에는 찌르르한 구석이 있다. 배 속에서도 꽤 뜨겁다. 알코올 도수가 25도인데도 알코올의 존재감이 상당히 두드러진다. 달콤 쌉싸름한 맛이 오래 남는다. 원샷 하는 대신 소량을 입안에서 굴려 마시면 더 깊은 단맛과 불향을 즐길 수 있다.
냉장고에서 꺼낸 지 10여 분이 지나가자 온도가 올라가면서 풍미가 더 강해진다. 불향보다는 단맛이 선명하다. 마신 뒤에 입안에 남는 맛도 한층 강렬하다. 이 풍미를 조금 즐기다 찬물을 한 잔 마시면 좋다. 알코올과 냉수가 만나면서 청량한 기분이 든다.
하이트진로에서는 상온에 두고 마시는 일품진로1924도 괜찮다고 했다. 해서 마신다. 냄새가 더욱더 진하다. 단내가 많이 난다. 그러나 맛은 오히려 드라이하다. 혀의 중간에서부터 쓴맛이 쏜다. 알코올의 존재감도 상당한 편이다. 마신 뒤에는 쓴맛이 오래 남는다.
나는 냉장고에서 꺼내고 10분이 지난 일품진로1924가 제일로 좋았다.
재구매 여부는 유보한다. 좋기는 한데 특출나게 좋지는 않다. 그렇다고 일품진로 10년 숙성처럼 그만의 매력이 있지도 않다. 375㎖ 한 병에 약 1만원.
[술 칼럼니스트 취화선/drunkenhwa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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