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요정 오드리 헵번, 2차대전 중 레지스탕스 활동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영화 '로마의 휴일'과 '티파니에서 아침을' 등을 통해 청순한 이미지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배우 오드리 헵번이 2차 대전 중 거주지인 네덜란드에서 연합군을 숨겨주고 탈출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레지스탕스 역할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3년 63세로 타계한 헵번은 생전 인터뷰를 통해 전쟁 중 네덜란드에서의 활동에 대해 잠시 언급한 적이 있으나 최근 미국의 작가 로버트 마첸이 '네덜란드 소녀:오드리 헵번과 2차 대전'이라는 책을 통해 헵번이 레지스탕스 내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일간 더타임스는 12일 마첸의 책을 소개하면서 할리우드의 아이콘이었던 헵번이 레지스탕스에서도 여주인공(heroine)이었다고 전했다.
마첸의 책에 따르면 헵번은 2차 대전 기간인 1942-45년 네덜란드인 모친과 함께 펠프라는 마을에 살았으며 아른헴 전투 이후 네덜란드의 저명한 레지스탕스 지도자인 헨드릭 피세 후프트 박사 밑에서 레지스탕스 회보를 배포하고 고립된 연합군 공수부대원들을 도운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10대 소녀로 아른헴에서 발레리나 수업을 받고 있던 헵번은 후프트 박사의 심부름을 도왔으며 레지스탕스 활동 모금을 위해 비밀 모임에서 춤을 추기도 했다.
1944년 9월 연합군이 라인강 루트 확보를 위해 시도했던 대규모 공중 침투 작전인 '마켓 가든'이 실패로 돌아간 후 적진에 고립된 공수부대원을 안전지대로 인도하면서 이들에게 음식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공수부대원은 '아드리안체 판 헴스트라'(헵번의 당시 이름) 집 지하실에서 숨어지내다 탈출했으며 헵번은 이들에게 모친이 주는 음식과 샴페인을 날랐다.
헵번은 나중 아들인 루카 도티(49)에게 당시 연합군 공수부대원을 돕는 것이 위험했으나 스릴 넘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만약 연합군을 도운 사실이 드러날 경우 가족 모두가 처형당할 수 있었기에 한편으로 공포감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헵번은 아들에게 술회한 것으로 마첸은 밝혔다.
마첸은 당시 공수부대원이 헵번의 집에 약 1주일간 머물렀으며 이후 레지스탕스의 안내로 독일군 점령지를 빠져나갔다면서 헵번은 그러나 후일 그녀가 유명 스타가 된 후 이러한 사실을 감추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왜냐하면 그녀의 모친이 원래는 나치 신봉자로 부모가 1935년 뮌헨에서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를 만난 적이 있으며 이 사실이 밝혀질 경우 그녀의 경력에 영향을 받을까 우려했기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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