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 32兆 최대라는데.. 내 통장엔 돈이 안들어오네

이경은 기자 2019. 4. 12.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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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이닉스 비중이 33%.. 나머지는 작년보다 920억 줄어

지난해 국내 상장사들의 배당금이 30조원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빼고 계산하면 오히려 배당금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적 부진 등의 이유로 배당을 하지 않은 상장 기업도 전체의 절반에 육박했다.

한국거래소는 11일 지난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1306곳의 중간·결산 배당금이 총 31조943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2017년과 비교하면 14% 증가했고, 2014년과 비교하면 약 두 배로 불어났다.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곳간이 두둑해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배당을 크게 늘린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이 2개 기업을 제외하면, 지난해 국내 상장사들의 배당금 총액은 21조2984억원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920억원 줄어들었다.

심효섭 KB자산운용 액티브운용본부 상무는 "올해 상장사들의 이익은 별로 늘지 않겠지만 개인부터 연기금까지 배당 요구가 늘어나고 있어 전체적인 배당금 규모는 작년보다 더 커질 수 있다"면서 "오는 7월쯤 삼성전자가 향후 3개년 주주 환원 방안을 내놓을 텐데 반도체 경기는 꺾였지만 배당금 규모를 크게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빅2가 총 배당금의 33% 차지 "5% 배당 보고 들어왔다가 발목 잡혔네요."(투자자 김모씨)

정부가 최대 주주인 지역난방공사 주주들은 사상 최대 배당금 소식을 들을 때마다 속이 상한다. 회사 실적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회사가 주주 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무배당 정책은 지난 2010년 증시 상장 이후 처음이다. 한국전력 역시 실적 부진 탓에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지역난방공사·한전과 같은 무배당 기업은 961곳으로, 전체의 46.7%에 달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증시 역사상 최대 배당금 기록 경신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배당금이 압도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중간·결산 배당으로 지급한 금액은 총 10조6452억원이었다. 전체 배당금 총액에서 두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33.3%에 달한다. 2017년과 비교하면 약 10%포인트 증가했다.

상장사 현금 배당금은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배당성향(기업의 순이익에서 배당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높아진 관심과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고 여전히 전 세계 바닥권이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배당성향은 20.7%로, 전 세계 평균(47.8%)에 크게 못 미쳤다.

◇사상 첫 2%대로 올라선 시가배당률 지금까지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들의 평균 시가 배당수익률(한 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비율)은 2015년 1.74%, 2016년 1.8%, 2017년 1.86%로 1%대에 머물고 있었다. 하지만 2018년 배당수익률은 2.15%를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2% 선 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기준 은행들의 1년 정기예금 이자(연 2.02%)를 웃도는 수준까지 올라선 것이다. 배당 수익률이 정기예금 이자를 웃돌게 되면, 배당주의 투자 매력은 더 커진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 행동주의 열풍이 거세지면서 대주주 몫은 줄어들더라도 일반 주주는 챙겨주는 차등배당 확대 가능성도 높다"면서 "배당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땐 배당금이 깎일 가능성이 있는 업종이나 종목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배당이 앞으로 높아질 업종으로는 자동차, 음식료·담배, 제약·바이오 등이 꼽혔다. 물론 배당 수익률이 높은 곳이라고 해서 반드시 좋은 투자처라고 보긴 어렵다. 향후 사업이 축소되면서 실적이 나빠질 듯한 한계 기업이 배당을 많이 한다고 해도 큰 의미를 부여해선 곤란하다는 얘기다. 배당주 직접 투자가 서툴다면, 전문가들이 운용하는 배당주 펀드나 증권사들이 운용하는 배당주 랩(Wrap)이 대안이 된다. 낮아진 예금 금리에 실망한 투자자들은 배당 쪽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 최근 1년간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자금이 유입(2595억원)된 유형은 배당주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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