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영민 칼럼] K리그 선수들은 숙소에서 뭘 할까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9. 4. 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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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현영민입니다. 뜨거웠던 3월 A매치가 끝나고 다시 K리그가 시작해 저 역시 생생한 현장에서의 목소리를 들려드리기 위해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2002년 프로 생활을 시작해 2017년 마무리할 때까지 가장 친숙했던 곳은 역시 클럽하우스였습니다. 먹고자고 훈련하는 클럽하우스와 숙소에서 K리그 선수들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이번 칼럼을 통해 소개해볼까 합니다.

포항 스틸러스 제공

▶누가, 어떻게 숙소에서 생활하는가

숙소에 사는 선수의 경우 신인 혹은 아직 연차가 낮은 선수들이 대부분입니다. 간혹 연차가 높거나 기혼자들도 있는데 그런 경우엔 가족은 수도권에 두고 지방구단에 온 선수들일 경우입니다. 기혼자 선수의 경우 훈련장 근처에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잡고 자취를 하다 가족들이 경기를 보러오면 쉴 곳으로 쓰기도 합니다.

대부분 신인 혹은 아직 연차가 낮은 미혼자 선수들이 숙소생활을 하는게 대부분인 셈이죠. 2년차까지는 거의 숙소생활을 하더군요.

각 구단마다 숙소의 환경, 시설도 다릅니다. 따로 클럽하우스가 없는 팀은 구단에서 구해주는 아파트에서 함께 살기도하고, 구단이 지정한 건물에서 살기도 합니다. 2인 1실인 팀도 있고 1인 1실인 팀도 있는데 각각의 장단점은 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숙소비는 한 달에 20만원 수준으로 식사 등도 제공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은퇴한지 조금 돼서 달라졌을 수도 있겠네요.

숙소생활을 하면 오전에는 대부분 선수들이 개인훈련 혹은 자기계발을 합니다. 4~5명이 모여 필드에 나가 각자 부족한 크로스, 슈팅, 패스, 개인기 연습을 하거나 숙소 안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기도 합니다. 부상자 선수의 경우 트레이너에게 치료를 받고 마사지를 받기도 하죠.

또한 오전에 필라테스나 요가를 배우러 다니는 선수들도 있었고 개인 과외로 영어를 공부하는 선수들도 봤습니다. 숙소가 아닌 외부에 사는 선수들은 오후 3시 훈련이라면 1시간 전까지만 미리 오면 됩니다.

훈련 종료 후에는 밥을 먹고 개인시간을 가집니다. 골프를 배우는 선수, 학원을 다니는 선수 등 다양합니다. 물론 저녁시간에 따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선수, 라이트가 있다면 필드에서 개인 훈련을 하는 선수도 있습니다. 이 모두 각자의 선택입니다.

어느 정도 연차가 차면 구단 숙소가 아닌 나가서 살수도 있습니다. 항상 오전 8시에 아침을 먹고 오후 11시에는 소등하는 생활에 답답함을 느끼는 선수들의 경우 나가서 살기도 하죠. 자기 관리가 잘되는 선수라면 나가서 사는 것도 찬성입니다. 프로가 몸관리를 하는건 자신의 몫이니까요.

축구는 일주일에 한경기 결과에 따라 하루하루, 일주일의 기분이 결정됩니다. 너무 숙소에만 있으면 결과에 너무 몰입해서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없기도 합니다.

여자 친구도 만나고 바람도 쐬며 많은 시간을 잘 활용하는 선수가 실제 경기력에도 긍정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의외로 훈련만 빼면 축구 선수의 생활은 시간이 많이 남기 때문에 나머지 시간을 잘 활용해야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제주 제공

▶숙소밥은? 선수들끼리 저녁식사로 친목 다지기도

각 숙소마다 영영사 분들이 계십니다. 몸에 좋고 균형잡힌 영양식사로 선수들의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시죠. 대부분 뷔페식으로 아침, 점심은 양식, 한식 등 다양하게 제공됩니다.

저녁의 경우 연포탕, 육류, 스태미나 음식 등으로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선수들의 체력을 보충하는 음식이 많습니다. 숙소 식당에서 고기를 구워먹은 후 삼삼오오 모여 카페에 가서 차를 마시면서 여유도 갖고 축구얘기, 인생얘기를 하며 친목을 다지기도 하죠.

일반적으로 고참 선수들, 어린 선수들 등 나이대 등으로 뭉쳐서 다닙니다. 물론 고참 선수들이 어린 선수들과 함께 어울려 밥을 사주며 함께 팀워크를 다지기도 하죠. 저의 경우 선수생활 때 주로 그룹의 회장과 총무 역할을 맡아 30대 선수들 6~7명을 모아 한 달에 일정 회비를 내게 하고 소고기나 장어, 회를 먹으러 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역 내 유명 음식점도 가보고 함께 이동하고 밥을 먹으며 이런 저런 얘기로 더 친해지는거죠.

만약 저녁을 나가서 먹을 경우 점심을 먹을 때 미리 숙소 식당에서 저녁인원 체크를 할 때 말을 해줘야합니다. 선수단이 30명 이상이라면 평균적으로 외국인 선수, 고참 선수를 빼곤 15명 내외가 숙소에서 식사를 하는데 저녁을 나가서 먹는 선수가 많으면 가끔씩 식당 영영사분과 어머님들의 휴식을 위해 저녁을 모두 나가서 사먹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녁 먹는 사람 10명이 안되면 모두 나가서 저녁을 먹게 하는데 그럴 경우 선수들끼리 모여 맛집을 찾아다니기도 하죠. 항상 숙소밥은 맛있지만 매일 먹으면 물릴 수도 있기 때문에 가끔씩 외식을 하면 또 그 나름대로의 맛과 재미가 있죠.

프로축구연맹 제공

▶훈련은 어떻게 진행되나… 감독님과의 면담

일반적으로 시즌 중에는 오후 훈련 한번만 공식적으로 진행됩니다. 물론 경기 스케줄에 따라 월요일에는 훈련 한번, 화요일에는 오전 훈련과 오후 훈련, 수요일에는 연습경기 등 팀마다 훈련 스케줄이 다르기도 합니다. 연맹에서 경기 일정을 발표하면 거기에 맞춰 각팀은 훈련 스케줄을 짜고, 또 선수들은 거기에 맞춰 자신의 스케줄을 미리 짜는 방식이죠.

훈련량은 동계훈련 때 매우 많고 시즌 중에는 컨디션 조절과 세부 전술 위주입니다. 수요일과 일요일에 경기가 있다면 월요일에는 70%정도의 훈련강도에 조직적 훈련, 화요일에는 세트피스와 컨디션 트레이닝 위주, 수요일 경기 후 목요일에는 회복 훈련, 금요일에 조직적 훈련, 토요일에는 세부 훈련, 일요일 경기 등으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원정경기의 경우 전날 미리 이동할 때 이동전 가벼운 운동이나 이동 후 훈련 등을 진행합니다. 일반적으로 훈련은 1시간에서 1시간 30분정도 진행됩니다.

비디오 미팅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일주일에 세 번 정도 비디오 미팅을 하시는 감독님부터 경기날 오전에 간단히 하시는 감독님 등 성향마다 다릅니다. 수비는 수비대로, 공격은 공격대로 비디오미팅을 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수시로 저의 경기 복기, 다음 경기 상대 선수와 팀 분석을 구단 비디오분석관이 넘겨주면 보기도 합니다. 비디오 미팅을 통해 상대의 약점, 세트피스 방식에 대해 강의를 듣고 의견을 나눕니다.

많은 분들이 감독님과의 개인면담에 대해서도 궁금해하십니다. 예전 제가 프로생활을 할 때는 위계질서나 경직된 문화로 인해 감독님 방의 문을 두드리는게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소통을 강조하는 문화가 뿌리내리면서 언제든지 감독 혹은 코치님과 면담을 하는 선수도 늘어난 듯 합니다. 선수가 출전시간이 모자라거나 상황의 변화가 필요한 경우 먼저 찾아가서 미팅을 하는 경우도 있죠. 감독님이 따로 부르실 때는 다음 경기를 앞두고 미리 선발임을 알려주시거나 다음 경기에서 특명을 내리는 경우도 있죠.

제가 선수생활 말년을 보냈던 전남 드래곤즈의 경우 마지막에는 노상래 감독님과 따로 커피숍에서 만나 인생얘기, 축구얘기를 하며 서로 신뢰관계를 형성하기도 했죠. 가끔이라도 이런 일이 있다면 ‘아 감독님이 날 믿는구나’하고 생각하게 되고 경기력으로 나타나죠.

모든 팀마다, 그리고 감독님의 성향마다 클럽하우스와 숙소 생활은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분명한건 체계적인 숙소생활과 훈련 외에 나머지 시간을 선수로써 어떻게 성장하는데 효율적으로 쓰는지에 따라 어떤 선수로 은퇴하는지 결정된다는 점입니다. 경기장에서의 모습은 그 하루를 위해 나머지 6일을 숙소에서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갈립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현영민 칼럼 : 스포츠한국은 2002 한일월드컵 마지막 현역 멤버이자 한국 최초의 러시아리그 진출을 이뤄낸 현영민 해설위원과 함께 칼럼을 진행합니다. 현영민 칼럼니스트에게 궁금한것, 다뤄줬으면 하는 주제에 대해 스포츠한국 SNS와 댓글을 통해 제보 부탁드립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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