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재활용 쓰레기'가 무더기로 왔다 [이슈 속으로]

마감 10분을 남기고 아슬아슬하게 결제를 마쳤다. 아침에 일어나 휴대전화를 확인하니 2일 새벽 3시35분에 ‘배송을 완료했다’는 문자메시지가 도착해있었다.
주문 후 5시간도 안 돼 배송사원이 다녀간 모양이다. 현관문을 열자 채소·고기·가공식품 등이 담긴 택배상자가 쌓여 있었다. ‘새벽배송’의 마술 같았다. 그야말로 ‘총알 배송’이라 불러도 손색 없었다. 최근 빠른 배송을 무기로 삼은 온라인쇼핑 서비스가 인기다. 밤늦게 주문해도 다음 날 아침이면 신선식품 등을 바로 받아볼 수 있으니 소비자 호응도가 높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2015년 100억원에서 지난해 4000억원으로 3년 새 40배나 성장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와 환경단체 등은 새벽배송을 하는 온라인쇼핑 업체(이하 새벽배송 업체)들의 포장 방식에우려를 나타낸다.
이들 업체가 ‘신선배송’을 이유로 일회용 포장재를 과도하게 사용한다는 비판이다.

새벽배송 업체의 과대포장 수준은 얼마나 될까. 야근으로 일주일째 마트에 가지 못한 지난 1일, 스마트폰을 이용해 대표적 새벽배송 업체인 M사와 H사에서 장을 봤다. 마늘, 양상추, 달걀, 닭가슴살, 돼지고기 등 남편과 둘이서 3일 정도 먹을 양을 주문했다. 5시간도 안 돼 택배상자 6개가 도착했다.


쓰레기를 분류해 버리는 것도 일이었다. M사 아이스팩은 재활용이 되지 않아 종량제봉투에 버려야 했다. 이 업체는 아이스팩 수거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고객이 아이스팩을 반납하려면 재주문할 때까지 이를 갖고 있다가 내놓아야 한다. H사의 아이스팩은 겉비닐에 ‘내부의 물을 제거하면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쓰여 있었지만 비닐을 잘라보니 얼음을 머금고 있는 스펀지가 나왔다. 얼음을 다 녹인 후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했다. 은박 보랭 팩, 다량의 택배 테이프도 ‘종량제 봉투행’이다. 엄청난 양의 비닐 포장재와 스티로폼 상자도 나왔다. 따지고 보니 종이상자 5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비닐,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 잘 썩지 않아 골치인 소재다. 바깥에 나가기 싫어 배송서비스를 이용한 것인데 결국 양 손 가득 쓰레기를 들고 문밖을 나서야 했다. 내 한 몸 편하자고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죄책감이 밀려왔다.



김 총장은 “지금 국민들이 일회용 비닐봉투 하나 줄이게 하려고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는 와중에 배송업체들은 어마어마한 양의 포장재를 쓰고 있다”며 “정부가 불필요한 포장은 하지 않도록 면밀하게 검토해 규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상반기 중 일회용품 전반에 대한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글·사진=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구 공장 임영웅, 간장 판매왕 이정은…수억 몸값 만든 ‘월급 30만원’
- “5만원의 비참함이 1000만원으로” 유재석이 세운 ‘봉투의 품격’
- “명함 800장 돌려 0대 팔았다”…1000억원 매출 김민우의 ‘생존법’
- “은희야, 이제 내 카드 써!” 0원에서 70억…장항준의 ‘생존 영수증’
- “4480원이 2만원 됐다”…편의점 세 곳 돌게 만든 ‘황치즈 과자’ 정체 [일상톡톡 플러스]
- “13억 빚 정리 후 작은 월세방이 내겐 우주”…김혜수·한소희의 ‘용기’
- “월 650만원 현실이었다”…30대, 결국 국민평형 포기했다
- “소녀 가장의 짐, 남편도 덜어주지 못했다”…이재은·이상아, ‘도피성 혼인’의 씁쓸한 결말
- “애 엄마인 줄 알았죠?” 55세 미혼 김희정, 20년째 ‘자식’ 키운 진짜 이유
- “월급날 통장 텅 빈다”…대출 240만원에 무너진 3040 자산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