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도, 직장도 필요없다?" 결국 신혼집 물려받는 사람이 승자? [일상톡톡 플러스]

김현주 2019. 4. 7. 05: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상당수 젊은 신혼부부가 신혼집을 마련하려고 많게는 억대의 대출을 받는 등 결혼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거액의 빚을 떠안고 있습니다.
 
주거비용이 청년세대 근로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데 따른 것인데요.
 
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4∼2018년 결혼한 청년세대 부부의 절반 이상(50.2%)이 결혼 당시 신혼집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사연은 2014∼2018년 결혼한 여성 1357명, 2009∼2013년 결혼한 여성 2106명, 2004∼2008년 결혼한 여성 1866명, 1999∼2003년 결혼한 여성 1716명, 1998년 이전에 결혼한 여성 2083명 등 세대별로 9128명의 기혼여성을 조사했습니다.
 
조사 결과, 부모세대(1998년 이전 결혼) 보다는 청년세대(2014년 이후 결혼)로 올수록 신혼집을 마련하기 위해 본인이나 남편 명의 대출을 받는 비율이 높았는데요.
 
◆“부모님께 신혼집 지원받고 결혼생활 시작하는 친구들 보면 부러워요”
 
세부적으로 신혼집 마련을 위해 대출받은 경우를 살펴보면 1998년 이전 결혼한 여성은 16.0%에 불과했지만, 1999∼2003년 결혼한 여성 22.9%, 2004∼2008년 결혼한 여성 28.6%, 2009∼2013년 결혼한 여성 36.2% 등으로 오르다가 청년세대(2014∼2018년 결혼)로 와서는 50.2%로 치솟았습니다.
 
우리나라 주거비 부담이 계속 증가했기 때문인데요.
 
대출액수도 청년세대로 갈수록 커졌습니다. 특히 1억원 이상의 고액대출 비율이 증가했습니다.
 
부모세대(1998년 이전 결혼)는 1억원 이상 대출받은 경우가 1%에 미치지 못했지만, 청년세대(2014년 이후 결혼)는 37.7%까지 높아졌습니다.
 
대출 액수별로 세부적으로 보면 1억∼2억원 미만 대출의 경우 1998년 이전 결혼한 여성은 0.7%에 그쳤고, 1999∼2003년 결혼한 여성도 2.1%, 2004∼2008년 결혼한 여성 역시 7.2%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2009∼2013년 결혼한 여성 15.8%로 오르더니 청년세대(2014∼2018년 결혼)로 와서는 34.7%로 올랐습니다.
 
청년세대의 경우 2억원 이상 대출받은 비율도 3%에 달했는데요.
 
실제 주거비용을 포함한 혼인비용에 얼마나 많은 부담을 느꼈는지 알아본 결과, 청년세대로 올수록 부담됐다는 응답 비율이 증가했습니다.
 
◆대출상환, 이자납부…신혼부부 삶 짓눌러, 출산 가로막는 요인
 
결혼비용이 부담됐다는 응답비율은 1998년 이전 결혼한 여성 38.8%, 1999∼2003년 결혼한 여성 41.6%, 2004∼2008년 결혼한 여성 44.2% 등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주택비용과 전세보증금이 폭등했던 2009∼2013년 결혼한 여성 51.3% 등으로 오르더니 청년세대(2014∼2018년 결혼)로 와서는 절반이 넘는 54.4%에 달했습니다.
 
결혼 당시 주거형태를 살펴보면 자기 집에서 신혼을 시작한 경우가 부모세대라 할 수 있는 1998년 이전 결혼한 여성은 13.8%에 머물렀지만, 1999∼2003년 결혼한 여성 19.6%, 2004∼2008년 결혼한 여성 23%, 2009∼2013년 결혼한 여성 29.5% 등으로 오르다가 청년세대(2014∼2018년 결혼)에서는 34.9%에 이르렀습니다.
 
이와 달리 주거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월세·반전세로 신혼생활을 시작한 경우도 청년세대에서 16.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연구팀은 "신혼부부 청년 사이에서 주거 마련과정 격차가 커지는 등 결혼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주거 부담은 청년세대가 결혼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대출상환, 이자납부 등으로 결혼한 뒤에도 계속해서 부부의 삶을 짓누르면서 출산을 가로막는 지속적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혼남성 72.3% “결혼할 때 남자가 신혼집 마련? 동의 안 해”
 
결혼할 때 남자가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전통적 생각에 상당수 미혼여성들이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혼남성 70.2%가 별로 찬성하지 않거나 전혀 찬성하지 않는 등 부정적으로 답했습니다.
 
특히 미혼여성도 72.3%가 동의하지 않았는데요.
 
'전적으로 찬성'한다는 응답은 남성은 3.8%, 여성은 4.3%에 그쳐 주택 마련을 남성의 책임으로만 보는 시각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연구팀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높아진 주거 부담으로 어느 한쪽이 신혼집 마련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게 더는 현실적이지 않다는 사회적 인식이 퍼진 때문"으로 해석했습니다.
 
이렇게 신혼집 마련이 남성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의견은 연령이 낮아질수록 더 많았는데요.
 
다만 남녀 모두 취업을 한 경우에는 신혼집 마련을 남성의 책임으로 보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남성의 경제적 여유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신혼집 문제로 다투다 여친 흉기로 살해, 시신 훼손한 남친
 
각종 통계를 종합해보면, 2030대가 결혼을 기피하지 않게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신혼집 마련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정부가 저렴한 공공임대 아파트를 늘려야 하는데요.
 
하지만 현실은 여의치 않습니다.
 
특히 집값이 떨어지고 주거환경이 나빠진다는 이유로 임대주택 건립을 막고 있는 인근 지역 아파트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입니다.
 
설령 지어져도 교통이나 생활편의시설과 동떨어져 빈집으로 남아 있는 경우도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편 신혼집 장만 등 혼수 문제로 다투다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뒤 시신을 훼손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자영업자 A(27)씨는 지난해 10월 24일 오후 11시 28분쯤 자신의 집에서 여자친구 B(24)씨와 결혼 문제로 다투다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후 시신을 훼손한 혐의인데요.
 
A씨의 가족들은 “아들과 연락이 닿지 않아 사는 집에 가 보니 아들은 없고 B씨가 숨져 있었다”며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A씨가 결혼 준비 과정에서 신혼집 장만 등 혼수 문제로 여자친구와 다툼을 벌였다고 진술했다”고 밝혔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