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산불 강풍 타고 속초 시내로 번져..대피령 확산

백윤미 기자 2019. 4. 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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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강원 고성군 토성면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은 순간 최대 풍속 초속 26.5m에 달하는 강풍을 타고 인근 속초 시내까지 급속히 번지면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5일 오전 12시 30분 현재 산불로 1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또한 고성과 속초 일대에 사는 주민 10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불이 나자 고성군 콘도 숙박객과 주민에게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고, 속초고 기숙사까지 불에 옮겨 붙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불은 5일 새벽엔 다시 속초시 교동 아파트까지 번졌다.

강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17분쯤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한 주유소 맞은편 도로변 변압기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인근 야산으로 옮겨 붙었다. 불은 불과 1시간 만에 5㎞ 가량 떨어진 곳까지 번질 정도로 빠르게 확산했다.

소방청은 이날 고성 산불에 3단계 대응을 발령하고 진화 작업을 위해 전국 차원에서 소방차 출동을 지시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11시 현재 소방차 66대, 소방인력 1000여 명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4일 오후 강원 고성군 야산에서 난 산불이 확산되고 있다. 속초시 한 도로에서 버스가 불에 타는 피해를 입었다. /연합뉴스

◇최고수준 ‘대응 3단계’ 발령...정문호 소방청장 현장지휘
소방청은 이날 오후 9시44분 강원 고성군 산불 대응 수준을 2단계에서 최고 수준인 3단계로 끌어올렸다. 화재 대응 1단계는 국지적 사태, 2단계는 시·도 경계를 넘는 범위, 3단계는 전국적 수준의 사고일 때 발령한다. 산불의 심각성을 감안해 현장에서 산불 진화 지휘를 정문호 소방청장이 직접 맡았다.

또 소방청은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소방차 출동을 지시했다. 이날 오후 8시31분쯤 서울과 인천, 경기, 충북 지역 소방차 40대 출동을 지시했으나, 산불이 빠르게 확산되고 진화에 어려움을 겪자 추가로 전국에 소방차 출동을 지시했다.

소방청 관계자는"전국 규모로 소방차 출동을 요청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현재 17개 시·도를 비롯, 전국 소방서에 지원 요청을 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또 정문호 소방청장은 이날 저녁 소방청이 있는 세종시에서 강원 고성군으로 이동해 현장에서 산불 진화 지휘를 직접하고 있다. .

4일 저녁 강원 고성군 한 주유소 맞은편 도로변 변압기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한 식당이 불타고 있다. /연합뉴스

◇불에 갇힌 시민들 신고 잇따라...속초고 기숙사에 불 붙기도
강원소방본부에 따르면 불길에 갇혀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시민들의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시민들은 119에 "오후 8시 31분 고성군 인흥2리 단전 및 마을에 불이 붙고 있다. 오후 8시 31분 고성군 원암리 사람 2명 고립. 오후 8시 35분 속초시 영랑초교 대피. 오후 8시 36분 용초리 해안부대 탄약고 앞 접근. 오후 8시 47분 용원로 불 때문에 갇혀 있다. 오후 8시 50분 장사동 12가구 방어 요청"이라고 신고했다.

또 "오후 8시 52분 속초시 장사동 다리 관광버스 불이 남. 오후 9시 6분 속초고등학교 용촌리 기숙사 인근 접근. 오후 9시 8분 고성군 토성면 성촌리 집이 타고 있다. 오후 9시 9분 대학생 연기 마시고 구급차 문의. 오후 9시10분 속초고 기숙사에 불이 붙었다. 오후 9시 10분 바다정원 연기 때문에 대피하기 어렵다. 오후 9시32분 영촌리 버스에 30명 고립"이라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4일 저녁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일대 야산에서 불이나 소방대원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강원소방본부 제공

◇도로서 강풍 타고 불 번져 주변 콘도까지 위협...고성·속초 주민 대피령
소방당국은 물탱크와 펌프차 등 진화 장비를 투입해 불을 끄고 있다. 고성군은 원암리와 성천리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고성군은 이날 밤 9시3분쯤 "신평리와 원암리 일대 주민들은 신속히 임시대피소인 천진초등학교나 동광중학교로 대피하라"는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인제군에 있던 강원소방본부 통제단도 고성군 토성면사무소로 옮겼다.

산림당국도 공무원과 진화대원 등 동원 가능한 진화 인력을 모두 동원하고 있다.

4일 저녁 발생한 산불로 강원 고성군 주민들이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일대 발생한 산불로 주민들이 임시대피소인 동광중학교 체육관으로 대피해 있다. /연합뉴스

소방당국의 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산불 확산 저지선을 구축하기 전에 불길이 빠르게 퍼지면서 인근 속초시까지 불이 번졌다. 속초시도 바람꽃마을 끝자락 연립주택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고, 미시령 한화 콘도와 장천마을 인근 주민들에게 가까운 청소년수련관으로 대피하라는 내용의 재난 안전문자를 보냈다.

속초시는 영랑동과 속초고등학교 일대, 장사동 사진항 주민들에게도 대피령을 내렸다. 5일 새벽엔 속초시 교동 아파트단지까지 불이 번졌다. 이 지역에는 현재 초속 7.3m의 강풍이 불고 있으며 습도는 22%로 매우 건조하다. 소방당국은 인명·재산피해를 조사하고 있다.

강원도교육청은 5일 속초지역의 모든 학교에 휴업령을 내렸다. 휴업 학교는 초등학교 12곳, 중학교 4곳, 특수학교 1곳, 공립 유치원 2곳, 사립유치원 3곳 등 모두 25개 학교다.

현재 고성과 속초 지역에는 성인이 똑바로 서 있기도 힘들 정도의 강풍이 불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저녁 속초 미시령 지역에서 관측된 최대 순간풍속은 초속 26.5m, 대관령 19.3m, 고성 18.7m, 속초 18.7m, 강릉 13.4m, 양양 13.1m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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