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츠크네히트(Landsknechts)'와 교황 스위스 근위대(Pontifical Swiss Guard) (하)
[남보람의 전쟁 그리고 패션-86] 1. 우린 패션으로 승부해
독일 용병 '란츠크네히트'는 독특한 명성을 누렸다. 명성은 그들의 패션으로부터 온 것이었다. 아래 그림들은 16세기 당대의 것인데 지금 봐도 매우 화려하다. 이들은 어떤 연유로 이렇게 독특한 패션을 유지했던 것일까?

아마도 시작은 이랬을 것이다. 란츠크네히트는 통상 아내나 애인을 데리고 전장을 찾아다녔다. 따라다니던 아내와 애인은 전쟁터와 민간에서 물자와 장구류를 노획했다. 그들이 노획한 물건 중에는 화려한 색의 원단, 귀족들이 입던 옷도 있었을 것이다. 전장을 떠도는 신세에, 제대로 된 옷을 만들어 입을 형편이 안 되는 용병이 많았을 것이다. 그들 중 누군가는 주워온 원단 등을 이어 붙인 형태의 옷을 입고 다녀야 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어떤 계기로 대유행이 된 것이 아닐까.
혹은 이랬을 수도 있다. 갑자기 추워진 어느 날 한 용병이 손에 잡히는 대로 무언가를 걸쳐 입었다. 술을 한 잔 걸친 상태였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우연히도 손에 잡힌 것이 화려한 원색의 천이 아닌가. 원래 입고 있던 옷은 걸친 것과 보색 대비이고 말이다. 이런 식의 추측이 아니고는 독일 용병 란츠크네히트의 패션 파격을 설명하기 어렵다.
어쨌든 16세기 후반부터 일부 란츠크네히트는 무용(武勇)보다 패션에 더 신경을 썼던 듯하다. 스위스나 스페인 용병에 달리는 전투력을 외양으로 메꾸려 한 것이다. 당대 왕가나 귀족 중 일부는 전투 승패 같은 것에 별 관심이 없었고, 화려한 복장으로 무장한 란츠크네히트를 고용하여 부를 과시하고 싶어 했다. 그러자 다른 군소 용병 집단들도 란츠크네히트처럼 화려하고 장식 많은 복장을 입기 시작했다.
17세기 중반 즈음부터 '란츠크네히트'는 '독일 용병'이 아니라 '용병들이 입는 화려한 복장'을 의미하는 용어가 되었다.
2. 용병이 입는 화려한 복장으로서의 '란츠크네히트'
란츠크네히트 디자인의 특징은 슬래시(slash)와 퍼프(puff)로 요약할 수 있다. 슬래시는 대비가 강한 색의 천을 겹친 후 바깥 감을 잘라(slash) 안감이 드러나게 하거나, 보색 관계 천을 번갈아 잇는 재단 방식이다. 퍼프는 품의 여유를 과장되게 늘리고 인체의 관절 구동부만 몸에 맞게 조여 마치 풍선옷을 입은 것처럼 부풀게(puff) 만드는 것이다. 아래 사진 속 인물들의 옷을 보면 슬래시와 퍼프의 특징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오늘날 복식사를 연구하는 이들은 란츠크네히트의 '슬래시&퍼프(slash & puff)' 기법이 르네상스 복식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하고 있다.


3. 독일 용병은 사라지고 그들의 패션 란츠크네히트는 남았다
자, 이제 스위스 근위대와 그들의 근무복 얘길 좀 해보자.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을 중심으로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바티칸시 소속으로 교황 경호 임무를 맡고 있는 스위스 근위대는 스위스 용병 '라이슬로이퍼'의 전통을 계승했다. 그런데 이들이 입는 복장의 통칭은 독일 용병을 뜻하는 '란츠크네히트'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17세기부터 '란츠크네히트'는 '용병들이 입는 화려한 복장'이란 뜻으로 더 널리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의문이 풀렸으니 용병들이 입는 화려한 복장 '란츠크네히트'를 입은 스위스 근위대의 멋진 모습을 본격적으로 감상해보자.







[남보람 군사편찬연구소 연구원/elyzcam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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