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빵·화장품에..'변기 세척제' 주사한 의붓어머니

최하은 입력 2019. 3. 25. 22:08 수정 2019. 3. 25.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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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고등학생이 자신의 화장품에서 악취가 계속 나자 외출 할 때 자신의 방에 카메라를 두고 영상을 찍었습니다. 녹화된 영상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자신의 의붓어머니가 정체 불명의 액체를 빵과 화장품에 주사기로 넣는 모습이 찍혔던 것입니다. 아동학대 혐의로 입건된 이 여성은 '변기 세척제'를 넣었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최하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8일 저녁 경기도의 한 아파트입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16살 A양이 가방을 챙겨 집을 나섭니다.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오세요.)]

1시간 뒤, 한 여성이 방에 들어와 불을 켭니다.

A양의 의붓어머니 이모 씨입니다.

[어디에 넣으면 좋을까…]

책상 위를 살피던 이씨가 손에 무언가를 쥔 채 식빵 봉지를 풉니다.

의료용 주사기입니다.

잠시 후 식빵을 제자리에 놓더니 이번엔 화장품을 집어 듭니다.

주사기 속 투명한 액체를 화장품 안에 넣습니다.

A양이 켜놓고 나간 태블릿PC 카메라에 잡힌 장면입니다.

평소 사용하던 화장품과 가글에서 이상한 냄새를 맡은 A양이 혹시나 해서 방 안을 촬영한 것입니다.

[A양 : 새엄마한테 얘기했는데 '네가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 하면서 버리더라고요. 1년 전쯤에도 똑같은 냄새를 맡았었고요.]

4시간 가량 녹화된 영상에는 이씨가 3차례 방을 드나듭니다.

주사기로 빵과 화장품에 액체를 투입한 지 1분 만에 다시 들어와 뭔가를 뿌리고, 약통을 챙겨 나갔다가 다시 놓기도 합니다.

영상을 확인한 A양은 112에 신고하고 곧바로 집을 나왔습니다.

[A양 : 심장도 너무 빨리 뛰고 손, 발, 온몸이 다 떨리고…집을 도망치듯이 뛰어나왔던 것 같아요.]

경찰은 지난 15일 이씨의 집을 2시간 동안 압수수색해 주사기와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습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변기세척제를 썼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A양이 배다른 동생에게 TV리모컨을 빼앗으며 상처를 내자, 혼내주려 변기세척제를 넣었다는 것입니다.

[김경수/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장 조직이나 당연히 1차적으로 손상이 가고, 구토 설사할 수 있고…]

A양은 이씨로부터 폭행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양 : 화가 나서 저한테 막 달려들면서 얼굴을 이렇게 강타…최대한 받을 수 있는 처벌은 받게 하고 싶어요.]

이씨와 사는 7년 동안 폭언에 시달렸지만,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A양 : 얘는 가족같이 느껴지지가 않아 그렇게 얘기를 여러 번 했었고…방 안에서 아무한테도 말을 못 하고 혼자 울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씨가 넣은 액체가 무엇인지 빵과 화장품 등 압수물의 성분을 정밀 분석 중입니다.

아동학대 혐의로 이씨를 입건한 경찰은 A양에 대해 신변보호조치를 취했습니다.

국과수 결과에 따라 이씨를 신병처리하고, 관련 행동이 상습적이었는지 여부를 조사할 계획입니다.

(영상디자인 : 김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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