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로 세계 평정한 '日야구 아이콘' 이치로 "아듀 메이저리그"

입력 2019. 3. 21.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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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3천89안타·일본서 1천278안타 28년간 4천367안타
철저한 자기 관리 '프로 중의 프로'..'30년 발언'으로 한국과 악연도
팬들에게 고별인사하는 이치로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미국프로야구(MLB) 사무국이 20∼21일 일본 도쿄돔에서 5년 만에 치른 해외 정규리그 개막전은 일본 야구 아이콘이자 안타 제조기로 미국과 일본을 휘저은 스즈키 이치로(46·시애틀 매리너스)를 위한 명실상부한 은퇴 무대였다.

이치로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상대로 빅리그에서의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이틀 연속 9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이치로는 두 경기에서 9만 명을 훌쩍 넘긴 일본 팬들이 고대한 안타를 치지 못한 채 1타수 무안타, 4타수 무안타 등 5타수 무안타로 고별전을 마쳤다.

이치로의 안타 시계는 빅리그 통산 3천90번째 안타에 1개 모자란 3천89개에 멈췄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친 1천278개를 합쳐 미국과 일본에서 뛴 28년간 안타 4천367개를 날렸다.

타격 후 1루로 달려가는 이치로 [AFP=연합뉴스]

이치로는 1992년 오릭스 블루웨이브(현 오릭스 버펄로스)에 입단해 프로 이력을 시작했다. 데뷔 3년 차이던 1994년 한 시즌 안타 210개를 터뜨리며 타격 기계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까지 오릭스에서 뛴 9년간 이치로는 타격 1위 7차례, 최다 안타왕 5차례, 출루율 1위 5차례 등을 달성하고 2001년 시애틀과 계약해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아시아를 제패한 그의 안타 실력은 빅리그도 쉽게 점령했다.

첫해 안타 242개를 쳐 빅리그를 깜짝 놀라게 한 이치로는 2010년까지 10년 연속 시즌 안타 200개 이상이라는 독보적인 기록을 세웠다.

2004년엔 안타 262개를 쳐 빅리그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치로는 2001년과 2004년 두 차례 아메리칸리그 타격 1위를 차지했다.

2001년 이래 10년 연속 빅리그 올스타와 골드 글러브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2001년엔 신인상과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를 독식했다.

안타를 때리는 게 아니라 '만들어내는' 놀라운 타격 기술과 강한 어깨, 빠른 발을 겸비해 공격 첨병으로 맹활약 한 이치로는 뉴욕 양키스(2012∼2014년), 마이애미 말린스(2015∼2017년)를 거쳐 지난해 시애틀로 복귀했다.

이치로의 전매특허인 타격 자세 [EPA=연합뉴스]

흐르는 세월 앞에 장사 없듯 이치로도 40대를 바라보던 2012년부터 급격한 내리막을 걸었다. 안타 수는 2013년 이래 많이 감소했고, 타율은 2011년부터 2할대로 처졌다.

결국 이치로는 2018년 5월 말부터 현역 명단에서 제외돼 구단 직원으로 변신했다.

올해 일본 도쿄 개막전을 앞두고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다시 선수로 돌아온 이치로는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25타수 2안타, 타율 0.080이라는 참담한 성적을 피하지 못했다.

해외에서 열리는 MLB 정규리그 경기에선 로스터가 25명에서 28명으로 증원된 덕분에 이치로는 고국 팬 앞에서 빅리그 은퇴 경기를 치를 기회를 얻었다.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고 이치로는 20∼21일 경기에 연속 출전했고, 한 시대가 저무는 장면을 팬들에게 담담히 선사했다.

이치로는 올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19시즌 동안 통산 타율 0.311, 홈런 117개, 타점 780개, 도루 509개를 남겼다.

일본에선 9시즌 동안 통산 타율 0.353, 홈런 118개, 타점 529개, 도루 199개를 올렸다.

이치로는 철저한 자기 관리로 프로 중의 프로라는 평가를 받았다.

야구를 대하는 그의 경건한 자세는 국적을 떠나 프로야구 선수라면 마땅히 본받아야 할 것으로 꼽힌다. 늘 건강한 몸을 유지하고자 그는 똑같은 시간에 자고 먹고 땀 흘리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7년간 아침으로 아내가 해주는 카레라이스만 먹기도 했고, 허리에 부담을 줄까 봐 소파 대신 철제 의자를 고집했다.

이치로를 응원하는 일본 야구팬들 [EPA=연합뉴스]

야구 스파이크를 신고선 계단 대신 슬로프를 이용해 부상을 방지했다. 습도를 조절하는 '휴미더'에 방망이를 보관하고 방망이와 글러브를 늘 정성껏 닦았다.

야구를 존중하는 이런 자세가 일본 야구사와 메이저리그사에 길이 남을 이치로를 만들었다는 게 정설이다.

그는 마리아노 리베라의 뒤를 이어 미국야구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의 만장일치 득표로 명예의 전당에 입회할 후보로 평가받는다.

이치로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치르면서 한국 야구와도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이 됐다.

지난 2006년 제1회 WBC 때 일본 야구대표팀의 주장을 맡은 이치로는 "30년 동안 일본을 이기지 못하게 해주겠다"는 이른바 '30년 발언'으로 한국과 대만을 자극했다.

더그아웃에서 동료와 마지막 인사 나누는 이치로 [AFP=연합뉴스]

그러나 일본 야구의 심장 도쿄돔에서 박찬호 등 메이저리거가 주축을 이룬 한국에 패하자 큰 굴욕을 맛봤다. 당시 패배 직후 TV 카메라엔 이치로가 소리를 지르며 크게 화를 내는 장면이 잡히기도 했다.

이치로는 한국과 격돌한 2009년 제2회 WBC에선 연장 10회 임창용에게서 2타점 적시타를 쳐 일본의 우승을 이끌었다.

시애틀의 붙박이 우익수로 활약하던 이치로 때문에 부산고 재학 시절인 2000년 8월 시애틀과 계약한 추신수(37·현 텍사스 레인저스)는 주로 마이너리그만 전전하다가 2006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이적해 빅리거로 본격적으로 발돋움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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