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밀착카메라] 모두가 놀 수 없는 '놀이터'?..시설·관리도 부실

윤재영 2019. 3. 21. 21:5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전국에 어린이 놀이시설이 7만 곳이 있습니다. 아파트나 학교, 유치원에 몰려 있고 일반 주택가에서는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있는 놀이터 상당수도 방치되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윤재영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 파주시의 주택가입니다.

빌라 여러 채가 모여있는데요.

아이를 둔 사람들도 많이 살고 있다고 하는데 주변에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는 보이지 않습니다.

놀이터에 가려면 저기 멀리 보이는 아파트까지 걸어가야 합니다.

세 아이를 둔 부모는 아이들 보낼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마인혜/경기 파주시 목동동 : 애들이 근처에서 킥보드를 타거나 자전거를 타고 놀게 되는데. 아무래도 놀이터가 있어야지 애들이 더 안전하고 저도 통제를 할 수가 있잖아요.]

인근 아파트에 있는 놀이터까지 걸어가 봤습니다.

아파트 단지 안에 오면 이런 놀이터가 마련돼 있습니다.

제 걸음으로 5분이 넘게 걸렸는데, 아이를 데리고 오려면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마인혜/경기 파주시 목동동 : 애들 데리고 가다 보면 한 15분 정도 걸리는 편이고요. 주민이 아니다 보니까 조금 눈치가 보인다거나…]

아파트 측도 주민 이용이 원칙이라고 말합니다.

[아파트 관리소장 : 이용 대상은 주민들이죠.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외부인 이용은 불가능하고요.]

단독 주택들이 모여 있는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은 더 열악합니다.

동빙고동의 경우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원 놀이터가 아예 없습니다.

[이모 씨/서울 동빙고동 : 지금 가는 데가 제일 가까운데 차 타고 10분 정도 걸려요.]

전국에 등록된 어린이 놀이터는 7만 곳이 넘습니다.

하지만 절반 이상이 아파트 등 주택단지에, 2만여 곳은 학교나 유치원, 어린이집에 있습니다.

모든 어린이가 이용 가능한 공원 안 놀이터는 1만여 곳에 불과합니다.

서울시의 경우 공원 놀이터가 하나도 없는 동이 100개가 넘습니다.

놀이터가 있어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곳은 원래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어린이공원이었는데요.

쓰레기가 쌓이고 노숙자가 몰리면서 지금은 이렇게 아예 문을 잠궈버렸습니다.

인근의 또다른 어린이 공원도 어른들만 있습니다.

바닥에는 막걸리병과 쓰레기가 뒹굽니다.

[용산구청 : 쪽방촌이 많잖아요. 지리적인 특성상 노숙인분들이 많이 있는 공원이거든요. 꼬마애들이 혼자 이용할 수는 없고…]

인근 3개 놀이터 중 아이들이 마음놓고 이용할 수 있는 곳은 1곳에 불과한 것입니다..

[김진/서울 용산구 동자동 : 주택가 아이들 다 여기밖에 없으니까. 그네 타는 데 줄 서서 타야 될 만큼. 아기들이 다칠까 봐 큰 애들이 자전거 타거나 공놀이 마음껏 못 하고.]

인천의 한 어린이 공원.

지하철역 바로 앞에 있지만, 사람들을 찾기 쉽지 않습니다.

이곳은 어린이공원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곳인데요.

하지만 안에는 어른용 운동기구 3개 외에 어린이용 시설은 없습니다.

[이경연/인천시 : 애들 놀 게 뭐 있어 어른들 위주로 만든 거. 나는 못 봤어, 어린이는 없어요.]

현행법에 따르면 150세대 이상 아파트 단지에는 반드시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다세대주택이나 연립주택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채희옥/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과장 : 지금은 다 도로고 이렇게 된 상황에서 놀이터 말고는 놀 데가 없는데. 현재 있는 놀이터라도 제대로 만들고 안전하게 만드는 거…]

공부 뿐만 아니라 놀이도 배움이 될 수 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놀이공간을 충분히 제공하는 것도 교육당국이 해야 할 일입니다.

(영상디자인 : 이지원)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