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불화설?..이용규 사태에 대한 도 넘은 추측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19. 3. 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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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용규. 연합뉴스

상상이 도를 넘고 있다. 이용규(34·한화)는 입을 다물고 있고, 한화 구단은 이용규에게만 책임을 떠넘기며 개막을 이틀 앞둔 시점까지도 ‘이용규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용규가 지난 15일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하고 이 사실이 알려진 이후 수많은 ‘설’이 쏟아졌다. ‘FA 계약 이후 옵션을 채우지 못할 것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포지션과 타순 이동에 대한 불만이다’ 등 트레이드 요청 원인부터 ‘임의탈퇴를 할 것이다’, ‘자격정지를 시킬 것이다’ 등 구단이 내릴 조치에 대한 추측이 흘러넘친다.

심지어 이제는 이용규와 동료들간 불화설까지 제기됐다. 한화 선수들도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이다. 한 내야수는 “스프링캠프도 잘 치렀다. 선수들과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너무 지나친 추측”이라고 말했고, 한 고참 투수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해도 너무들 한다”고 혀를 찼다. 또 한 선수는 “우리 팀 주장까지 했던 선수다. 불화 때문에 끙끙 앓다가 트레이드 요청했다는 것은 웃기는 소리”라고 말했다. 이용규를 잘 아는 타구단 선수들마저도 “너무 많은 추측들이 나온다”고 염려하고 있다.

사태가 이렇게 된 1차 원인은 물론 이용규에게 있다. 실제 각 구단에서 트레이드를 요청하는 선수는 한둘이 아니다. 외부에 알려지지 않을뿐 구단 내부에서 조용히 처리된다. 하지만 이용규는 외부에 알리면서 사태를 스스로 키웠다. 개막을 앞두고 ‘행동’을 해 시기 역시 잘못 잡았다. 이용규도 “시기적으로 이런 결정을 한 부분은 내 잘못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팬들과 동료, 구단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모두가 궁금해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자 추측이 더욱 난무하고 있다.

이용규가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은 복합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용규는 최초에 “내 진심이 왜곡돼 알려질 경우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결국 팀을 떠나고 싶다는 결심마저 하기까지 느껴왔던 불합리한 상황들을 털어놓겠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온갖 인신공격을 받으며 사태의 흐름이 너무 극단적으로 쏠리고 있는 상황에서 깊은 이야기들을 꺼내기는 쉽지 않아졌다.

모두가 이용규의 ‘입’만 보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구단 역시 현실을 회피하고 있다. 이용규는 11일에 먼저 한용덕 감독과 면담을 했고, 15일에는 구단 관계자를 만나 입장을 전달했다. 어떤 선수든 감독실을 찾아갈 때는 큰 결심을 한다. 두 차례나 면담을 하면서 무턱대고 트레이드 해달라는 말만 하고 나오는 선수는 없다. 이용규 역시 자신의 생각이 맞는지 확인하고 오해라면 풀고자 감독과 먼저 면담을 했다. 이후 사흘이 지나면서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자 최종적으로 결심하고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상식적으로도 구단은 이용규의 트레이드 요청 사유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꾸준히 “이용규가 왜 그러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공식·비공식적인 통로를 통해 여러 이야기가 전달되면서 추측은 더욱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한화는 LG와 함께 가장 극단적으로 리빌딩을 주장해온 구단이다. 지난 시즌부터는 베테랑 선수와 충돌 사례가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도 맥락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다. 이용규의 잘못은 짚어야 하지만 모든 사태의 책임을 이용규에게만 돌리는 사이 인신공격과 수준 이하의 추측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용규는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한 날, 팀내 선배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돼 죄송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의 한 선수는 ‘불화설’을 접한 21일, “매일 이런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어 (이용규가) 상당히 힘들어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 때문에 또 마음의 상처를 입을까봐 걱정되고, 사실 동료로서 미안한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적어도 선수들과 ‘불화’는 없었다는 사실은 한화 선수들을 통해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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