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차' 조지훈 롯데 응원단장 "선생님 꿈꾸다 오기로 여기까지" [개막특집 1탄]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2019. 3. 19.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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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훈 롯데 응원 단장. 롯데 자이언츠 제공

어디로 튈 지 알 수 없는게 인생이다. 조지훈 롯데 응원단장(40)도 그랬다.

수원대학교에서 체육학을 전공했던 그는 선생님을 꿈꾸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대학 응원단을 했고 한화, KIA 등에서 잠깐 응원단장을 할 때에도 ‘업’으로 삼을 생각은 없었다. 군 제대 후 2006년 롯데의 응원단장을 맡게 됐을 때에도 ‘1~2년만 하고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부산으로 향했다.

첫 시즌에는 거친 ‘부산 아재’들의 질타를 많이 받았다. “‘부산 갈매기’는 지금 나와야한다”, “지금 이 상황에서는 이 응원가가 어울린다”며 훈수를 두는 팬들에게 혼나는게 일상이었다. 조 단장은 “오히려 오기가 생겼다. 다른 구단은 어떻게 응원하는지 보러 다녔다. 당시에는 ‘유튜브’ 같은 사이트가 없지 않나. 인터넷에서 일본이나 해외 스포츠 응원 영상 등을 정말 많이 찾아봤다”고 했다.

조지훈 롯데 응원단장. 롯데 자이언츠 제공

오기로 똘똘 뭉쳐있던 조 단장의 마음을 녹인 장면이 있었다. 그는 “2006~2007시즌 말미였다. 팀이 하위권이라서 다음 시즌을 기약할 때였고 그날 경기도 큰 점수차로 지고 있었다. 선수들이 쉬운 병살 플레이를 잡았는데도 팬들이 정말 좋아하더라. 그 모습을 보고 ‘야, 정말 부산이라는 곳은 이렇게 야구를 사랑하는 곳이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조 단장은 ‘부산 아재’가 되기로 했다. 귀를 열고 팬들의 마음을 수용했다. 댓글 하나도 허투루 지나치지 않았다. 일례로 2015~2016시즌 뛰었던 외국인 타자 짐 아두치의 응원가는 만화영화 ‘두치와 뿌꾸’의 노래를 개사하자는 팬의 의견을 반영해 만들었다.

직접 만든 응원가로 선수에게 감사의 인사를 받기도 했다. 조 단장은 “신본기 선수의 응원가가 저작권으로 쓸수가 없어서 바꿨는데 선수가 ‘바뀐 게 더 좋다. 고맙다’고 해서 나도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조 단장은 무엇보다 응원단장으로서 팬들의 호응을 크게 받을 때 제일 큰 기쁨을 느낀다. 그는 “아무리 멋진 응원을 준비한다고 하더라도 팬들의 반응이 없다면 무의미하다. 우리가 만든 응원가는 팬들이 함께 열심히 해줘서 빛을 보는 것”이라고 했다.

팀 성적까지 좋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일단 사직구장에 있는 이들을 즐겁게 하는게 그의 역할이다. 조 단장은 “성적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까. 응원을 열심히 해서 선수들한테 조금 더 힘을 불어 넣어 주는게 나의 역할”이라고 했다. 2019시즌에도 그는 ‘부산 아재’중 한 명으로서 응원 단상을 지킨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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