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서 '손가락 골절' 70대 도운 고교생 미담
"당연한 일 했을 뿐" 주변에 알리지 않아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광주의 한 고등학생이 교통사고로 크게 다친 노인을 발벗고 나서 도운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17일 호남삼육고등학교 등에 따르면, 이 학교 3학년 김유건(18) 군은 지난 12일 오후 6시17분께 남구 주월동 학교 주변 골목길에서 쓰러져 있는 70대 할아버지를 발견했다.
할아버지는 오른쪽 손목을 부여잡고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고 주변에는 헛바퀴가 도는 자전거 1대가 넘어져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가던 중 과속방지턱에 걸려 넘어진 할아버지는 오른손 네번째 손가락이 골절, 부분적으로 절단돼 출혈이 심한 상태였다.
김 군은 50분 뒤 시작되는 야간자율학습을 앞두고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인근 패스트푸드점에 서둘러 가던 길이었지만,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김 군은 할아버지를 부축해 갓길에 앉힌 뒤 안정을 취하게 한 뒤, 학교 앞 문구점에서 구한 휴지로 지혈에 나섰다.
손가락 절단 부위가 더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검정 비닐봉투로 다친 손을 감쌌다.
김 군은 휴대전화를 꺼내 119구급대에 응급환자 발생 사실을 알렸다. 할아버지와 함께 넘어져 있던 자전거는 길 구석에 세운 뒤 자물쇠를 채웠다.
그 사이 함께 저녁식사를 하기로 약속했던 친구 4명도 김 군의 연락을 받고 달려와 할아버지의 상태를 돌봤다.
김 군과 친구들은 할아버지가 구급차에 이송될 때까지 곁을 지켰다.
김 군의 선행은 봉합수술을 무사히 마친 할아버지가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 학생을 칭찬해달라'며 학교에 연락하면서 알려졌다.
김 군은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한 것 뿐이다. 누구든 그런 상황을 본다면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 것이다"며 "앞으로도 이웃의 아픔과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힘이 닿는데까지 돕겠다"고 말했다.
김 군의 담임 교사는 김 군에 대해 "겸손한 학생이다. 자신의 선행을 먼저 알리지 않았고, 주변의 칭찬에 대해서도 '한 일에 비해 과분하다'며 쑥쓰러워 한다"고 전했다.
wisdo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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