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초점]② '커피프렌즈' PD "손호준·유연석 고맙죠..기부금 논란은 아쉬워"(인터뷰)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손호준과 유연석이 앞서 직접 기획하고 참여한 퍼네이션 기부 프로젝트 '커피프렌즈'가 tvN 예능으로 재탄생하며 '불금'을 사로잡았다. 예능 '커피프렌즈'는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한 감귤농장으로 장소를 정착해 카페를 직접 운영하며 얻은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는 프로그램이다.
박희연 PD는 이를 그대로 브라운관으로 옮겼다. 매월 장소를 옮기는 대신 예쁜 감귤농장의 카페를 배경으로 훌륭한 비주얼의 음식들을 화면에 고스란히 담아냈고 박희연 PD 특유의 박자감 넘치는 배경음악은 볼거리를 더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연예인과 음식 소재는 흔하지만 '사장님' 손호준과 유연석의 요리 실력으로 예능적 재미는 물론 기부와의 거리까지 점차 좁히며 그 의미를 높이고 있다.
박희연 PD는 최근 뉴스1과 만나 "손호준 유연석이 하던 프로젝트 취지가 정말 좋았다"며 '커피프렌즈'를 제작한 이유와 기부금 논란, 일일 아르바이트생의 출연에 대해 속 시원하게 털어놨다.
박 PD는 '커피 프렌즈'를 예능으로 만들기 위해 규모를 키웠다. 커피차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정해진 공간으로 바꾸었고, 기부 프로젝트 당시 커피만 팔던 손호준과 유연석은 직접 음식까지 만들어 선보였다. 또한 초반에는 브런치 카페로 낮에만 영업하다가, 식사 메뉴와 맥주 등을 추가해 밤에 추가 영업을 이어가기도 했다.
그는 "(유)연석이가 가끔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고 했다. (손)호준이는 바리스타 자격증이 있으니 자연스레 음료를 담당했고, 빵도 먼저 제안했다"면서 "실제로 두 분이 고생을 많이 했다. 그만큼 몰입을 해서 그런 것 같아 고맙다. 또 아르바이트생으로 온 분들은 두 좋은 일 한다고 와서 마음 맞는 분들과 하다 보니까 같이 잘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밤 영업도 자연스레 얘기가 나왔다. 해질녘 즈음 귤 밭이 되게 예뻤는데 출연진들이 손님들도 이 모습을 보면 좋겠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제작진의 개입보다는 손호준 유연석이 스스로 나서 카페를 만들어갔다. 박 PD는 "정착하자는 제안에 망설이지 않았다. 오히려 정착해서 한다고 하니 다른 분들에게 피해도 줄일 수 있고, 더 많은 분들을 모실 수 있다는 장점을 본 것 같다. 퍼네이션을 인지 시킬 수 있어 좋은 취지라고 생각하더라. 커피차 프로젝트 때부터 대충 하지 않았기에 이렇게까지 열심히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일일이 손으로 그라인더를 사용한 것도 "손호준이 손님에게 바로 대접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전했다.
'사장님'으로 변신한 두 사람의 색다른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앞서 '삼시세끼'를 통해 만난 손호준에 대해 박 PD는 "선배님 보필 잘하고 조용한 친구였는데, '커피프렌즈'에서 보니까 진짜 손호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좋았다. 자신감 있고 당당하고 침착했다"고 했고, 이어 "유연석은 정말 완벽주의자라 달라 보였다. 음식을 구현할 때도 플레이팅까지 완벽하게 했다. 개인적으로 음식 할 때도 플레이팅과 퀄리티를 완벽하게 한다더라"고 밝혔다.
최지우는 홀 매니저를, 양세종은 주방과 홀 보조 역할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원래 초반 2박 3일 영업을 도와주기 위해 오셨다. 그런데 영업 마치고 회의하면서 '같이 하고 싶다'고 하더라. 우리끼리 합이 잘 맞아야 서툴지 않게 할 수 있는데 이틀 동안 맞춘 합을 가지고 가고 싶다고 했다. 그 자리에서 모두 'OK'하면서 최지우, 양세종도 일하게 됐다. 다들 좋은 일 도와주러 왔다가, 막상 해보니 진짜 좋아서 더 와 닿은 것 같다"고 말했다.
조재윤부터 유노윤호 차선우(바로) 세훈 강다니엘 남주혁까지 매회 화제를 모은 아르바이트생의 출연 섭외도 손호준 유연석의 몫이었다. 박 PD는 "두 분한테 큰 부담을 드렸다. 저희가 '알바생 필요하잖아'라고 한 게 아니라, 본인들이 장사를 제대로 하려면 알바생이 필요하겠다 싶어서 스스로 부르신 거다. 미안하고 감사하다"며 웃어 보였다.
박 PD는 아르바이트생 중 조재윤이 인상 깊었다고 했다. 멤버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큰 형님'같은 분이라고 설명하며 "영화 속에서 보던 이미지와 너무 달랐다. 유쾌하신 분이었다. 저희도 조재윤의 덕을 정말 많이 봤다. 드라마 'SKY캐슬'로 화제를 모은 터라 손님들도 너무 좋아하고 알아보셨다"고 덧붙였다. 또한 "남주혁은 진짜 너무 일을 잘하더라. 눈치도 정말 빠른 것 같다. 처음 온 곳에 어떤 상황인지 물어보고 하는 게 대단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요리에 많은 도움을 준 백종원은 아르바이트생으로도 엄청나게 활약했다. 박 PD는 "호준이, 연석이가 음식 전문가는 아닌데 손님에게 대접해야 하니까 배우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이전에 함께 프로그램했던 인연이 닿아 백종원 선생님이 가르쳐주셨고, 알바생으로도 활약해주셨다.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고 가실 줄 몰랐다.(웃음) 아무래도 워낙 요리를 오래 해보신 분이라 보면 다 알더라. 부족한 부분을 선생님이 다 채워주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작진들도 이들의 음식을 먹었는데, 진짜 거짓말 아니고 음식이 맛있었다"고 칭찬했다.
자연스러운 모습과 맛있는 음식, 감각적인 비주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뜻하지 않은 곳에서 논란도 생겼다. 이들은 각 메뉴마다 따로 가격을 책정하지 않고, 손님들이 자유롭게 기부하는 방식을 택했는데 메뉴의 퀄리티에 비해 기부금이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른 것이다. 기부금을 내는 장면도 적게 나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박 PD는 "초반에 촬영할 때 오신 분들이 기부에 대해 잘 느끼고 가실 수 있게 만든다고 생각했고, 기부금을 정산하면서 점차 수익금이 올라가는 것에 마냥 좋아하기만 했다. 그런데 정산 금액이 논란이 되면서 놀랐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기부를 하는 것에 있어서,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고 좋게 봐주셔서 만족하려고 한다"면서 "기부를 가깝게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 영업하는 상황을 더 많이 보여주면서 기부하는 부분을 상대적으로 줄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총 정산 액수만 보게 되니까 더 그렇게 느낀 것 같다. 기부 장면을 따로 보여주는 걸 어디까지 다뤄야 하나 생각했다. 제가 그런 장면을 메이킹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그럼에도 '커피 프렌즈'는 '퍼네이션'이라는 독특한 기부 방식을 대중적으로 알리며 그 의미를 더했다. 시청률도 5%대 안팎을 유지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또한 '커피 프렌즈’의 본래 취지에 맞게 수익금을 온전히 기부한다. 박 PD도 "'커피 프렌즈'를 통해 기부 문화를 조금 더 가깝게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게 시작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금액 상관없이 기부를 한다는 것 자체에 의의를 뒀다"고 밝혔다.
기부와 관련된 논란에 휩싸였지만, '커피프렌즈'는 재밌게(Fun) 기부(Donation)하는 '퍼네이션'(Funation)을 보다 많이 알린 것은 물론 사장과 직원, 아르바이트생들의 따뜻한 케미와 소소한 웃음으로 훈훈함을 안겼다. 이 매력들은 '커피프렌즈'의 존재 이유이기도 했다.
한편 '커피프렌즈'는 8일 오후 마지막 회를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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