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엑스, 유인 우주선 첫 시험비행

2019. 3. 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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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태우고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민간 유인 우주선 시대 서막 열어
내일 도킹해 5일 머문 뒤 지구 귀환
7월 우주비행사 탑승 2차 시험비행
이륙하고 있는 스페이스엑스의 팰컨9 로켓과 우주선 ‘크루 드래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엑스가 마침내 민간 유인 우주선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스페이스엑스는 2일 새벽 2시49분(현지시간, 한국시간 2일 오후 4시49분) 미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 39A번 발사대에서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곤'(Crew Dragon)을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이날 쏘아올린 ‘크루 드래곤’은 미국 최초의 민간 유인 우주선이다. 이로써 스페이스엑스는 2012년 화물 우주선 `드래곤'으로 국제우주정거장에 보급품을 공급하기 시작한 지 7년만에 우주 여객수송이라는 새 길을 개척하게 됐다. 드래곤은 그동안 16차례에 걸쳐 우주정거장 화물 수송을 했다. 39A번 발사대는 1960년대 아폴로 우주선들과 이후 우주왕복선을 발사했던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해상 바지선으로 귀환한 팰컨9 로켓 1단계 추진체. 오른쪽은 우주선 내부. 실물 크기의 인형이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인다. 웹방송 갈무리

이날 팰컨9 로켓의 1단계 추진체는 발사 2분50초 뒤 고도 90km 상공에서 2단계 로켓과 분리된 다음 방향을 지구로 돌려 발사 10여분만에 대서양 해상 바지선으로 귀환했다.

발사 대기중인 스페이스엑스의 로켓 팰컨9과 우주선 ‘크루 드래곤’. 우주선으로 가는 탑승구도 보인다. 웹방송 갈무리

이날 발사는 크루 드래곤의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첫 시험비행(데모-원)으로, 우주비행사는 탑승하지 않았다. 스페이스엑스는 대신 우주복을 입힌 실물 크기의 인형과 우주정거장 보급품 180kg을 태웠다. 인형의 머리, 목 등 여러 부위에는 센서를 장착했다. 실제 우주비행사가 우주선 내에서 경험하게 될 가속도와 힘을 측정하는 장치들이다. 스페이스엑스는 이 인형에 영화 ‘에이리언’의 주인공 ‘리플리’(시고니 위버)라는 이름을 붙였다.

스페이스엑스의 유인 우주선 내부. 스페이스엑스 제공

“미국 땅에서 미국 우주선으로 미국인 우주비행사 태우기”

우주선은 3일 오전 8시45분(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오후 10시45분) 국제우주정거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로봇팔의 도움을 받았던 화물 우주선과 달리 크루 드래곤은 직접 우주정거장과 도킹한다. 스페이스엑스가 개발한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곤은 길이 8.2미터로 7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좌석은 가볍고 튼튼한 탄소섬유로 만들었으며 전면엔 터치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좌석 바깥쪽으론 우주선 밖을 구경할 수 있는 세 개의 창문이 있다. 또 비상시를 대비해 8개의 비상탈출 장치 슈퍼드래코(SuperDraco)도 있다. 크루 드래곤은 5일 동안 국제우주정거장과 도킹한 뒤 8일 플로리다주 인근 대서양 해상으로 귀환한다.

크루 드래곤은 미 항공우주국(나사)이 추진해온 민간 유인 우주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된 것이다. 짐 브리덴스타인(Jim Bridenstine) 항공우주국장은 이번 프로젝트의 당면목표를 "2011년 우주 왕복선 은퇴 이후 처음으로 미국 땅에서 미국인 우주비행사를 미국 우주선에 태워 우주로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이스엑스와 보잉이 제작한 유인 우주선을 타게 될 우주비행사 9인. 나사 제공

나사와 스페이스엑스는 오는 7월 우주 비행사 2명을 태우고 2차 시험비행(데모-투)에 나설 예정이다. 그에 앞서 6월에는 고고도 비상탈출 테스트를 진행한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4월에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엑스는 이 시험에서 사상 처음으로 3차 재활용 로켓을 사용할 계획이다. 두 차례의 시험비행이 마무리되면 크루 드래곤은 미 우주비행사들의 국제우주정거장 왕복수송에 본격 투입된다.

앞서 나사는 2014년 국제우주정거장 왕복을 위한 민간 유인 우주선을 개발할 업체로 스페이스엑스와 보잉을 선정하고, 두 회사와 각각 26억달러, 42억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각각 한 번에 4명씩 6차례 수송하는 조건이다. 같은 임무를 수행함에도 보잉의 계약금액이 훨씬 높은 것은 보잉의 아틀라스5 로켓이 일회용 소모품인데다 보잉은 오랜 기간 나사와 함께 일해온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보잉의 유인 우주선 ‘스타 라이너’. 나사 제공

보잉이 개발하는 유인 우주선의 명칭은 `스타라이너'(CST-100 Starliner)다. 보잉은 4월에 첫 시험비행에 나설 계획이다. 시험비행이 성공하면 오는 8월 우주비행사 세 사람을 태우고 2차 시험비행을 시도한다. 나사는 지난해 8월 두 회사의 우주선에 탑승할 우주비행사 9명을 이미 선발했다.

나사는 현재 우주비행사들의 우주정거장 왕복을 러시아의 소유즈 로켓과 우주선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소유즈 이용료는 좌석당 무려 8천만달러에 이른다. 스페이스엑스와 보잉의 우주선을 쓰게 되면 이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게 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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