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나 "한국인이 한국 살 수 있다는 게 부러웠죠"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위안부 소재의 영화 '귀향'(감독 조정래·제작 제이오 엔터테인먼트)의 소녀 강하나가 성인이 돼 돌아왔다. 중학교 3학년의 나이에 천진난만하면서도 당찬 모습으로 많은 관객들을 울렸던 강하나는 재일 교포 4세다. 재일 교포라는 자의식은 그가 더 단단하고 책임감 있는 청춘으로 성장케 했다. "또래보다 어른스럽다는 말도 많이 듣는다"는 그에게서 어쩐지 쓸쓸함도 읽혔다.
"증조 할아버지 할머니 고향이 제주도예요. 식민지 때 일본으로 건너오셨죠. 자연히 저도 계속 일본에서 살아왔어요. 한국 분들이 자기 나라에서 살 수 있다는 게 부러워요. 한국 분들에게는 너무 당연한 일이지만 재일 교포에게는 너무 부럽고, 신기한 느낌이죠. 자기 나라에서 생활을 한다는 게 어떤 느낌일까 싶기도 했어요.' 귀향' 찍으면서 한국에 왔다 갔다 하게 됐어요. 오가는 말도 한국말이고 우리말로 씌여진 간판을 보면서 참 좋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올해 한예종 연기과에 당당히 합격한 그는 한국에서 대학교를 다니며 인생 2막을 열게 됐다. 일본에서 살아온 성장 배경 탓 20세 때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은 바로 '관광'이라고.
"'귀향'을 찍을 때 서울을 왔다 갔다 하긴 했는데 관광을 못했어요. 친구들과 놀러 다니고 싶어요.".
또 다른 스무 살의 로망은 바로 운전 면허증이다. 강하나는 “시간이 되면 면허증을 따서 운전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서 부끄러운 듯 풋풋한 미소를 지었다.

재일교포 극단을 운영하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4살 때부터 자연스레 연기를 시작한 강하나.
"아무래도 재일교포 극단이다 보니 일본에서 많은 차별을 당하는 재일 교포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 많았죠. 그러다 보니 저도 정치적인 메시지가 강한 작품에 많이 참여했어요."
어릴 때부터 연기 활동을 했지만 처음부터 배우를 직업으로 선택하려 했던 것은 아니었다. 2015년 개봉해 누적관객수 358만 명을 모으며 많은 이들을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에 공감케 한 영화 '귀향'. '귀향' 개봉 즈음 그는 배우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고2에서 고3으로 넘어갈 시기였다.
"'귀향'을 하면서 위안부 할머니의 존재나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가에 대해 제 나름대로 알릴 수 있었다고 생각해서 뿌듯했죠. 앞으로 활동을 많이 하면서 재일 교포나 아직 풀어지지 않은 여러 가지 역사적인 이야기도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일본에서 유치원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조선 학교를 14년 다녔다. 학교를 다녔던 시간은 자연스레 애국심을 키운 세월이었다. 그는 "우리가 일본 학교에서 일본어를 배우고, 역사를 배우면 우리는 국적은 한국이었다 해도, 아이덴티티가 없어지지 않나. 한국 사람으로서 학교를 지키고, 말과 글, 역사를 지키는 게 당연하다고 배웠다. 저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14년 동안 그렇게 배우면서 우리말을 사랑하고 우리나라를 사랑하게 됐다"고 돌이켰다.
최근 일본은 고교 무상화 정책 대상에서 조선학교를 제외했다. 강하나는 "처음에는 조선 학교도 무상화 대상에 들어가 있었다. 지금은 제외가 됐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일본 여러 도시에서 이와 관련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강하나는 "이런 상황들을 지켜보면서 너무 억울했다. 일제시대 강제 연행을 당한 건 우린데 대우를 받는 것이 아니라 차별을 받는 것은 너무 부당하고 슬픈 사실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위안부 소재를 다룬 영화 '귀향' 출연 이후 일본에서의 활동은 사실상 힘들어졌다. 한예종 입학과 함께 자연스레 한국에서의 연기 활동을 다짐한 강하나다.
"역사극 외에도 다양한 한국 작품에 출연하고 싶어요. 일본과 한국을 이어주는 역할을 조금이나마 할 수 있었음 좋겠어요. 또 북미 정상회담도 하고 있는데 북과 남도 조금씩 사이가 좋아지고 있잖아요. 북과 남을 잇는 존재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 다들 사이좋게 살 수 있는 사회가 오기를 바라면서 활동을 하려고 해요."
[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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