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매치] '어쩌다, 결혼' VS '결혼은 미친 짓이다', 달라진 결혼 풍속
매주 신작들이 쏟아지는 가운데에서도 어딘가 기시감이 드는 작품들이 있다. 비슷한 소재에 제작진, 배우들까지 같은 경우 그런 분위기가 더욱 감지된다. 비슷하다고 해서 모두 모방했다고 볼 필요는 없다. 같은 재료라도 어떻게 요리하는지에 따라서 맛이 다르다. ‘빅매치’에선 어딘가 비슷한 두 작품을 비교해 진짜 매력을 찾아내고자 한다. 참고로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편집자 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18년 사이 대한민국의 결혼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27일 개봉한 영화 ‘어쩌다, 결혼’은 자유와 재산을 물려받기 위해 결혼을 계획하는 재벌 2세 성석(김동욱)과 내 인생을 찾기 위해 결혼을 선택한 해주(고성희)가 서로의 목적 달성을 위해 3년만 결혼하는 척, 같이 사는 척 하기로 계약하며 생긴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결혼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그래서 떠오르는 작품이 있다. 2000년대 결혼 풍속도를 다룬 ‘결혼은 미친 짓이다’다. 두 작품이 다루는 결혼 문화는 닮은 듯 확연하게 달라졌다.

■ 결혼에도 순서가 있다?
2002년 개봉한 ‘결혼은 미친짓이다’는 소개팅으로 만난 두 남녀의 결혼을 바라보는 현실적 시선이 담긴 작품으로 호평을 얻었다. 이 영화의 첫 장면은 결혼식장의 풍경이다. 이 한 컷만으로 당시 결혼 문화를 접할 수 있다. 한복을 곱게 입고 손님들을 맞이하는 어머니의 모습부터 오랜만에 결혼식장에서야 생존신고를 하는 친인척들의 모습은 눈에 익다. 전형적인 결혼 문화를 보여준다. 특히 형제 중에서 동생이 결혼을 먼저 했을 때 주어지는 따가운 눈초리는 그 시대의 결혼 세태를 짐작케 한다. 결국 형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동생의 결혼식 단체사진에서 모습을 감출 정도다.
반면 2019년 ‘어쩌다, 결혼’은 결혼식은 등장하지 않지만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서 달라진 문화를 보여준다. 메신저로 청첩장을 확인하고 웨딩촬영 후 간소한 뒷풀이, 영상으로 웨딩 사진을 보는 장면까지 현 시대의 결혼 과정 그대로다. 여기에 ‘어쩌다, 결혼’은 다양한 가족 형태를 보여준다. 재혼에 한부모 가정이 등장하고 돌싱(돌아온 싱글)로 불리는 이혼족, 홀로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까지 시대를 녹여냈다.
또한 남녀 주인공이 첫 만남인 소개팅 문화도 확연하게 다르다. ‘결혼은 미친짓이다’에서 연희(엄정화)는 소개팅남인 준영(감우성)에게 햄버거집 앞에서 특정 매체 신문을 들고 담배를 피우고 있으라는 주문을 한다. 그렇게 해서 준영을 찾고 소개팅 자리에서 직벙, 나이, 출신학교 등 신상 조사에 나선다. 카페-영화-식사-술집이라는 코스도 전형적이다.
‘어쩌다, 결혼’의 소개팅은 확실하게 심플하다. 메신저로 연락을 주고받다가 카페에서 마주하지만 신상은 묻지 않고 자기 상황을 먼저 내비친다. 소개팅이 하기 싫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전하고 정확하게 시간을 때운다. 목표가 명확하니 불필요하게 이후 시간을 함께 보내지도 않는다. 카페 앞에서 자연스럽게 헤어진다. 소개팅에선 신상을 캐지 않지만 결혼을 앞두고선 계약서를 쓴다. 결혼 생활이 파기됐을 경우에 안심할 수 있게 계약서를 건네고 변호사에게 공증까지 받는다. 결혼 전 건강검진도 필수다. 그게 요즘 시대의 결혼이다.

■ 술자리에서 꼭 일이 터진다
시대에 따라서 이성간 만남 문화는 확연하게 갈렸지만 그 안에서 공통점도 있다. 술자리 이후 남녀의 관계가 급변화를 맞는다. ‘결혼은 미친짓이다’와 ‘어쩌다, 결혼’ 두 작품 모두 소개팅 후 술자리를 가지는데 술이 들어가면서 마음의 빗장이 풀린다. ‘결혼은 미친짓이다’에선 택시비보다 여관비가 더 싸겠다고 말하면서 술에 취한 남녀의 관계가 순식간에 가까워진다. ‘어쩌다, 결혼’에선 낮술을 마시면서 자신이 결혼을 해야되는 이유를 솔직하게 까발린다. 계약 결혼 제안이 나오는 장소가 바로 술자리다.
또 ‘결혼은 미친짓이다’와 ‘어쩌다, 결혼’은 시대가 달라졌음에도 결혼에 대한 사회적 통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부모 세대는 자녀들에게 결혼이 인생의 필수라며 강요를 한다. ‘어쩌다, 결혼’에선 결혼을 하지 않으면 재산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협박을 하고 고작 서른 살을 넘겼을 뿐인데 마치 자녀를 고물 취급 하듯 결혼으로 해치워버리려고 한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에서도 마찬가지다. 연희는 결혼을 해야 한다는 압박에 주일마다 소개팅을 하고 이미 봤던 영화도 또 보는 상황이다.
시대는 다르지만 두 영화가 이야기하고 싶은 바는 명확하다. 결혼과 행복의 상관관계다. 결혼을 소재로 한 작품이라면 필수적으로 담고 있어야 하는 내용이 아닐까 싶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에서 연희는 조건을 보고 결혼한 남편이 있으면서도 준영과 두 집 살림을 이룬다. 두 사람이 결혼만 안했고 대놓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을 뿐이지 ‘사랑’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다. 친구의 이야기지만 사랑하니까 이혼할 수 있다는 말을 하는가 하면 행복한 길이 아니라며 위태로운 관계를 끊으려고 한다.
‘어쩌다, 결혼’ 역시 성석이 다른 사람과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해주와 결혼을 결심하는데 막판에 누구를 위해서 결혼을 하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억지로 결혼을 강행하려던 해주에게 엄마는 ‘네가 행복한 게 엄마가 행복한거야’라고 전한다. 결혼을 왜 해야 되는지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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