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특위, 결국 '용두사미'로 종료

안용성 2019. 2. 26.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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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보고서 내고 324일 만에 마감/고가 1주택자 장기보유 혜택 축소 권고/경유세 조정·상속세 합리화 모호한 제안/
쟁점 중장기 로드맵 없고 원론적 대안 뿐/전문가 "방향성만 있고 내용 없다" 평가

100년을 이어갈 재정개혁 로드맵을 수립한다며 출범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뚜렷한 성과 없이 26일 공식 종료했다. 특위가 마지막으로 남긴 보고서에는 상속·증여세제 합리화, 경유세 조정 등 일부 개혁과제에 대한 권고를 담았지만, 중장기 로드맵으로 보기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정특위가 이날 정부에 낸 보고서를 보면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뚜렷한 입장을 나타내지 않았다.

우선 가장 큰 관심사였던 고가주택에 대한 투기 억제 방안에서 고가 1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혜택을 적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고가 1주택에 대한 장기보유 공제 한도(80%)를 유지하되, 현행 10년인 공제기간을 연장하고 비과세 요건에 거주기간을 추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같은 내용을 실질적인 투기 억제 방안으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환경·에너지 세제 개편과 관련해서도 모호한 권고안을 내놨다. 특위는 “세수 중립 원칙하에 휘발유·경유 상대가격을 점진적으로 조정하라”는 정도의 권고에 그쳤다. 경유세 인상을 시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명확하게 인상해야 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만, 강병구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에너지원마다 환경오염 등 사회적 비용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 가격을 조정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할 경우 정부 정책의 자율성을 제약할 수 있어 기본적인 방향만 권고안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상속세 부분도 모호하기는 마찬가지다. 특위는 ‘부의 대물림’에 대한 적정과세를 위해 상속재산 전체가 아닌 상속인별로 받는 돈에 대한 과세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이 역시 과표 구간 등이 설정되지 않는 등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특위가 내놓은 보고서는 한마디로 “방향성만 있을 뿐 내용이 없다”는 평이다.

특위는 우리 사회의 중장기 재정개혁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한다는 목표하에 지난해 4월9일 출범했다. 예산·세제 분야 전문가 30명이 참여해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늘어나는 재정 소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조세부담률 증가 등 증세에 대한 공론화를 하고, 세입을 확충하는 과정에서 조세의 형평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특위는 지난해 7월 종합부동산세 인상을 골자로 한 부동산 보유세제 개편안 이후 진전된 안을 내놓지 못했다. 중장기 로드맵은커녕 정부가 2023년까지 포용적 사회보장체계 구축을 위해 필요한 재원(332조원) 마련을 위한 로드맵도 제시하지 못했다.

특위는 또 재정개혁 방안과 관련한 공청회를 열려고 했으나, 전체회의 후 재정개혁보고서를 발표하고 정부에 권고안을 제출하는 형태로 활동 324일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문성훈 한림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해 내놓은 종합부동산세 개편안 등을 통해서 세율이 인상된 부분이 생겨 더 이상 진전되기에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며 “권고안이 전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정부의 숙제가 커진 셈”이라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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