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단독] 조선총독부가 만든 '3·1운동 계보도' 단독 발굴

이재석 입력 2019. 2. 25. 16:38 수정 2019. 2. 25. 18:4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3.1운동 100주년이자 상해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기도 한 올해, KBS 탐사보도부 [탐사K]는 각종 사료 발굴을 위한 다각도의 취재를 국내외에서 진행하고 있다.

는 지난해 11월 일본 현지에서 '3.1운동 계보도'라고 이름 붙일 만한 의미 있는 사료를 단독 발굴했다.

는 이번 계보도의 출처를 밝히기 위해 여러 학계 전문가들을 취재한 결과, 조선총독부 경무총감부가 3.1운동 직후인 1919년 3월 22일 작성한 계보도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1919년 3월 조선총독부가 작성한 '3.1운동 계보도' 발굴
- 보훈처 자료와 기존 '3.1 운동사'에 빠진 '숨은 주역'도 확인

3.1운동 100주년이자 상해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기도 한 올해, KBS 탐사보도부 [탐사K]는 각종 사료 발굴을 위한 다각도의 취재를 국내외에서 진행하고 있다.

[탐사K]는 지난해 11월 일본 현지에서 '3.1운동 계보도'라고 이름 붙일 만한 의미 있는 사료를 단독 발굴했다. 일제가 3.1운동 '주도자'급으로 파악한 사람들의 명단을 계보 형태로 그려 놓은 자료다. 꼭 100년 전인 1919년 만들어졌다.

'3.1운동 계보도' 최초 발굴...주도자 등 140명 이름 빼곡


[탐사K]가 찾아낸 계보도를 살펴보면, 일부 외국인 선교사들 이름이 등장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3.1운동 주도자들을 중심으로 140명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다. '민족대표 33인'의 리더이자 천도교의 중심이었던 손병희 선생을 맨 위쪽에 놓고 나머지 주도자급 천도교 사람들을 배치했다. 계보도 왼쪽으로는 기독교 이승훈 선생을 가장 위쪽에 놓고 함태영·이갑성·박희도를 거쳐 학생운동 진영과 북한 지역 기독교 목사들의 이름이 줄줄이 배치된다.


각 이름 옆에는 활동 지역과 직함이 적혀 있고 군데군데 부연 설명도 기재돼 있다. 계보도 작성 시점에서 이미 체포된 사람에는 동그라미 표시를 했고, 붙잡지 못한 사람에는 그런 표시를 하지 않았다.

만해 한용운 선생의 지시로 독립선언서를 배포한 중앙학림생도들 옆에는 '한용운의 명을 받고 독립선언서를 경성 시내와 지방에 배포한 자들'이라는, 일제가 작성한 설명이 적혀 있다. 천도교 사람들 쪽에는 '민심 선동을 위해 독립선언서 및 조선독립신문을 인쇄 배포한 경로'라는 설명이 있다.

일제가 파악한 3.1운동 주도자들...'숨은 주역' 찾았다

백 명이 넘는 3.1운동 주도자들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계보도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1운동이 산발적 운동이 아닌 조직화한 운동이라는 것을 재확인해주는 한편, 일제가 수사 초기 3.1운동을 어떻게 구조적으로 파악했고 어떤 사람들을 주요 인물로 인식했는지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특히 기존 사료에 잘 나오지 않는 '숨은 주역'들이 적잖이 포함됐다는 점이 중요하다.

계보도에 등장하는 140명 가운데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했거나, 국가보훈처가 현재 이렇다 할 정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취재진이 가장 주목한 것도 이 대목이며, 이들 '숨은 주역'을 두달 전부터 집중 추적하고 있다.

일본 고서점에서 발굴...1919년 3월 조선총독부가 만들어


[탐사K]가 계보도를 발굴한 곳은 일본 도쿄의 한 고서점이다. 일본 고서점은 일반적 의미의 '헌책방'과 달리 백 년도 넘은 오래된 사료가 곳곳에 숨어 있는, 일종의 도서관이나 자료실과도 비슷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탐사K]는 이번 계보도의 출처를 밝히기 위해 여러 학계 전문가들을 취재한 결과, 조선총독부 경무총감부가 3.1운동 직후인 1919년 3월 22일 작성한 계보도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무총감부는 총독과 육군대신, 군사령관 등 다양한 사람들에게 계보도를 보고용으로 올렸고, 그 가운데 하나가 이번에 입수된 것으로 보인다. 원본 크기는 가로 54㎝, 세로 40㎝다.


'숨은 주역들' 집중 추적...3월 1일부터 시민들에게 전시

취재진은 이번에 입수한 계보도 원본을 서울역사박물관에 제공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오는 3월 1일부터 [서울과 평양의 3.1운동]이라는 제목으로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전시를 시작하면서 이 계보도를 함께 시민들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탐사K]는 이번 계보도에 등장하는 사람들 가운데 특히 그동안 우리 역사에서 사실상 잊힌 '숨은 주역'들에 주목했다. 이들이 누구고, 3.1운동 이후 어떤 행적을 보였는지, 그들의 후손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추적했다. KBS 탐사보도부의 취재 결과는 KBS가 제작한 '3.1운동 100년 특집 사이트'를 통해서 볼 수 있으며, 우리 역사에서 잊힌 '숨은 주역'을 3월 1일 [특집 뉴스9]에서도 집중 조명한다.

이재석 기자 (jaeseok@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