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한테 미안할까 봐".. 성장호르몬 주사 찾는 부모들 [이슈+]

김주영 2019. 2. 24.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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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기업에서 부장급으로 근무하는 김모(43)씨는 약 8개월 전부터 매일 저녁 초등학생 아들(12)에게 성장호르몬 주사를 놔 주고 있다.

자녀의 키에 대한 걱정으로 성장호르몬 주사를 찾는 부모가 적잖다.

반면 "불법도 아니고, 부모로서 아이에게 뭐라도 해 주고 싶은 마음은 이해해야 한다"는 이모(42·여)씨처럼 성장호르몬 주사를 찾는 부모들을 옹호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성장호르몬 주사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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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vs "부모 마음 이해해야"
한 대기업에서 부장급으로 근무하는 김모(43)씨는 약 8개월 전부터 매일 저녁 초등학생 아들(12)에게 성장호르몬 주사를 놔 주고 있다. 아들이 5학년이던 지난해까지 반에서 키가 가장 작은 축에 속했고, 김씨 자신도 동년배의 평균 신장에 미치지 못하는 터라 불안했기 때문이다. 그는 “요즘은 키도 경쟁력이라는데 나중에 아이에게 미안해질까 봐 더 늦기 전에 성장호르몬 치료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털어놨다. 한 달에 드는 비용은 70만원 남짓. 직장인에겐 제법 부담이지만 김씨는 “아이가 하나 뿐인데다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어 후회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자녀의 키에 대한 걱정으로 성장호르몬 주사를 찾는 부모가 적잖다.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은 뼈, 연골의 성장과 단백질 합성, 지방 분해 등을 촉진하는 호르몬이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어릴 때 시작할수록, 특히 뼈 나이가 어릴수록 더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어 주로 유치원생∼초등 저학년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관심사다.

21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카페들에는 성장호르몬 주사에 관한 질문이 여럿 올라와 있다. 대부분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으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효과가 있는지, 부작용은 없는지 등을 묻는 질문이다. 병원에 직접 문의하는 경우도 많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성장호르몬 치료에 대한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네이버 지식인에 올라와 있는 성장호르몬 주사 관련 문의글. 비슷한 글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네이버 지식인 캡처
원래 성장호르몬 치료는 뇌하수체에 문제가 생겨 성장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는 아이들이 대상이나,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처방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면 비용이 연 1000만원 수준으로 만만치 않다. 건강보험 적용 대상은 키가 동년배의 하위 3% 이내이거나 성장호르몬 결핍증, 터너증후군 등을 앓고 있는 아이다.

별다른 장애가 없는 아이들까지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는 세태를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5살 딸을 둔 정모(37·여)씨는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며 “우리 애도 키가 또래 아이들에 비해 작은 편이지만 성장호르몬 치료까지 생각해 본 적은 없다”고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성장호르몬제제는 ‘키 크는 주사’가 아니다”라고 홍보하고 있다.

반면 “불법도 아니고, 부모로서 아이에게 뭐라도 해 주고 싶은 마음은 이해해야 한다”는 이모(42·여)씨처럼 성장호르몬 주사를 찾는 부모들을 옹호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건강보험 적용 기준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맘카페 회원은 게시글을 통해 “키 하위 3%는 보험 적용이 되고 4∼5%는 안 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문가들은 성장호르몬 주사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성장의학회장인 장명준 IMC강남의원 원장은 “주사 부위에 붉은 반점이나 통증, 가려움 등이 생길 수 있고 일시적으로 혈압이 높아지거나 혈당 상승, 여성형유방증, 갑상선기능저하증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기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장 원장은 이어 “성장호르몬 주사의 부작용들은 주사를 끊으면 대부분 저절로 사라진다”면서 “무엇보다 전문적인 성장의학 지식이 있는 의사와 상담 후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키는 성장호르몬 외에도 수면과 운동, 식사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으므로 성장호르몬 주사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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