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TALK] 태양 중심 1500만도..인공태양 1억도 필요한 이유는?

김태환 기자 2019. 2. 2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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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과 같은 핵융합 반응을 가진 인공태양을 지구상에 구현하는 것은 과학계의 오랜 바람이다.

이러한 인공태양을 지구상에 만들려면 태양 중심부보다 7배 이상 높은 1억도(℃)의 초고온 플라즈마(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기체 상태)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지구상에서 태양과 같은 밀도를 조정할 수 없다면 온도를 태양보다 더 높게 만들어 핵융합이 일어나는 결과값을 동일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도전이 성공하면 지구상 인공태양 구현에 한 걸음 더 다가설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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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과 같은 핵융합 반응을 가진 인공태양을 지구상에 구현하는 것은 과학계의 오랜 바람이다. 인공태양이 내뿜는 고효율 열에너지로 증기 터빈을 돌리면 무한한 전기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태양은 핵융합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고온 플라즈마 환경을 스스로 만든다. /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이러한 인공태양을 지구상에 만들려면 태양 중심부보다 7배 이상 높은 1억도(℃)의 초고온 플라즈마(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기체 상태)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왜 지구의 인공태양은 태양보다 더 뜨겁게 타올라야 할까?

이유는 태양과 지구의 질량 차이에 있다. 태양은 지구의 33만2950배의 질량을 가진 플라즈마 덩어리다. 핵융합 반응은 이 플라즈마의 밀도와 온도를 곱한 값이 일정 수준에 도달했을 때 발생한다.

따라서 지구에서 핵융합 반응을 이끌어 내려면 태양 중심부와 동일한 조건을 갖춰야 한다는 전제가 성립한다. 태양의 경우 자체의 큰 질량과 그에 따른 중력으로 내부에 플라즈마를 촘촘한 밀도로 가두고 있으며, 중심부 온도가 1500만도에 이른다.

문제는 지구가 태양 질량의 0.0003%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지구와 태양은 질량에 따른 밀도에서부터 엄청난 차이가 난다. 즉, 지구상에서 태양과 동일한 밀도를 인위적으로 구현하기란 불가능하다. 이에 과학자들이 밀도차를 상쇄하기 위해 찾은 답은 온도다.

지구상에서 태양과 같은 밀도를 조정할 수 없다면 온도를 태양보다 더 높게 만들어 핵융합이 일어나는 결과값을 동일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계산된 온도는 1억도. 현재 핵융합 과학자들은 이 1억도를 넘기 위해 다양한 플라즈마 가열 방법을 사용 중이다.

플라즈마 온도를 1억도 이상 높이기 위해 쓰는 방법은 ‘공명가열(Resonance Heating)’과 ‘중성입자빔 주입(NBI, Neutral Beam Injection)’이다. 이 중 공명가열은 이온과 전자 중 무엇을 가열하는 지에 따라 ‘이온공명가열’과 ‘전자공명가열’로 다시 나뉜다.

공명가열은 전자레인지가 음식 속 물 분자에 전자기파를 쏘아 가열하는 원리와 똑같은 방법이다. 실제 핵융합 공명가열장치는 외부에서 가하는 힘의 주기가 물체가 가진 고유 진동수와 같으면 물체 내 진폭이 커져 온도가 올라가는 성질을 이용한다.

KSTAR의 중성입자빔가열장치(NBI, 빨간색 동그라미 부분). /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이 물체가 가진 고유의 진동수는 통신기기에 사용하는 주파수와 같은 말이다. 핵융합 반응을 위해 사용하는 주파수는 전자의 경우 수십~수백 기가헤르츠(GHz) 대역, 이온의 경우 FM라디오와 비슷한 수십 메가헤르츠(MHz)에 해당한다.

다만, 이 주파수를 맞춰 쏘는 전자기파의 출력은 일반 통신기기와 다르다. 전자와 이온 주파수에 맞게 쏘는 전자기파는 메가와트(MW)급으로 휴대폰보다 수백만 배나 강하다. 일상 생활에서 휴대폰 전자기파로 열이 발생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자기파 형태로 에너지를 전달하는 공명가열과 달리 중성입자빔 주입은 외부에서 가속한 고에너지 입자를 플라즈마 속으로 직접 넣는 최신 가열 방식이다. 외부에서 투입된 고에너지 입자는 플라즈마 입자와 충돌을 일으켜 에너지를 전달하고 온도를 높인다.

최근 1억도에서 1.5초간 플라즈마를 운전하는 실험에 성공한 우리나라 핵융합연구장치 ‘케이스타(KSTAR)’ 역시 이 중성입자빔 주입장치 ‘NBI-1’과 ‘NBI-2’, 전자공명가열장치 등을 사용하고 있다.

케이스타는 올해 새로운 중성입자빔 가열장치를 추가하고 1억도 이상 초고온 플라즈마를 10초 이상 유지하는 목표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 도전이 성공하면 지구상 인공태양 구현에 한 걸음 더 다가설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케이스타는 1995년부터 2007년까지 12년에 걸쳐 국내 기술로 개발된 초전도 핵융합 연구 장치로 2008년 최초 플라즈마 발생 실험에 성공했다. 최종 성능 목표는 최종 플라즈마 발생시간 300초, 플라즈마 온도 3억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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