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성공회, 400년 전통 '전교회 일요예배 의무' 폐지
![영국 남서쪽에 있는 한 교회 전경. [타스=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2/22/yonhap/20190222171244939cymv.jpg)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교회나 성당에서 매주 일요일 예배나 미사를 한다는 것은 굳이 기독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알 만한 상식이다.
하지만 앞으로 영국에선 이런 상식이 더는 통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영국 성공회가 수백 년째 이어져 온 일요일 예배 의무를 폐지했기 때문이다.
21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영국 성공회는 총회를 열고 모든 교회가 매주 일요일 예배를 진행하도록 하는 교회법(canon law)상 의무 규정을 수정하기로 결정했다.
1603년 제정된 영국 성공회 교회법은 '모든 교회에서 매주 일요일 예배를 진행해야 한다'고 규정했는데, 각각의 '성직자 담당 구역에서 최소 1개 교회만'(at least one church in each benefice) 일요예배를 하는 것으로 규정을 완화하기로 했다.
성공회가 성스럽게 여겨온 교회 전통이 416년 만에 변화를 맞게 된 것이다.
이번 교회법 개정은 성직자와 신도 수가 갈수록 줄어드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교외 지역 성직자 대부분은 다수의 교구와 교회를 관장한다. 교회 20곳까지 책임지는 성직자도 있다고 한다.
신자 수도 크게 줄어 일부 성직자는 주교의 특별 허가 아래 한 교회에 신자들을 모아 합동 예배를 진행하기도 한다.
결국 '모든 교회에서 예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해결책을 찾은 셈이다.
실제 이번 회의에 의제로 올라온 교회법 수정안은 주교와 성직자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찬성은 230표 반대는 2표에 그쳤다.
교회법 수정을 제안한 영국 동남부 윌즈덴 지역의 피터 브로드벤트 주교는 교회법을 '실행 가능한' 법으로 바꾼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교회법 수정에 따라 그동안 어쩔 수 없이 법을 지키지 못한 많은 성직자를 '진실한 사람'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 성공회는 교회법 수정이 일요예배의 의미 축소 등 다른 뜻으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다.
영국 성공회 대변인은 "일요일 예배는 여전히 영국 성공회 성직자들에게 핵심적인 책무"라면서 "이번 교회법 수정은 여러 교회를 돌며 예배를 진행해야 하는 성직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회법 수정안은 영국 왕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승인을 거쳐 발효될 예정이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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