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살인마 잭의 집', 굉음처럼 울리는 라스 폰 트리에의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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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맷 딜런)은 12년에 걸쳐 60명 이상을 죽인 말 그대로 연쇄살인마다.
잭은 살인을 예술이라 믿고, 스스로를 '교양 살인마'로 칭한다.
지난 21일 개봉한 '살인마 잭의 집'은 주인공 잭의 이름에서 연상되듯 희대의 살인마 '잭 더 리퍼'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라스 폰 트리에의 신작 '살인마 잭의 집'은 제71회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 초청작, 프랑스 영화 전문지 '까이에 뒤 시네마'의 '2018 올해의 영화 톱 10'으로 선정될 만큼 평단의 인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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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박미영 기자]

잭(맷 딜런)은 12년에 걸쳐 60명 이상을 죽인 말 그대로 연쇄살인마다. 강박 장애를 가진 사이코패스다. 잭은 살인을 예술이라 믿고, 스스로를 ‘교양 살인마’로 칭한다. 그는 자신을 지옥으로 안내하는 버지(브루노 간츠)에게 우발적인 첫 살인을 시작으로 다섯 가지 살인에 대한 고백을 하기 시작한다. 버지는 그에게 충고한다. “이 여정에 오른 인간들은 기이하고 난데없는 고해 욕구를 느끼지. 자네의 이야기만이 남다를 거란 착각은 말게.”
지난 21일 개봉한 ‘살인마 잭의 집’은 주인공 잭의 이름에서 연상되듯 희대의 살인마 ‘잭 더 리퍼’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거기에 단테의 ‘신곡’ 지옥편을 차용해 이야기를 꾸려간다. 기술공이지만 꿈은 건축가였던 잭은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와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를 통해 살인을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하는 궤변을 늘어놓는다. “신은 양과 범을 동시에 창조했죠. 양은 결백함의 표상이고, 범은 야만성의 표상인데 각각 완벽하고 불가결합니다. 피와 살생이 삶인 범은 양을 죽이고요. 예술가의 본능도 마찬가지입니다.” 버지가 악마가 성서를 읽듯 블레이크를 읽었노라며 반박하자 잭은 응수한다. “(희생된 양은)대신 예술 속에 영생할 영광을 부여받게 되죠.”
라스 폰 트리에의 신작 ‘살인마 잭의 집’은 제71회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 초청작, 프랑스 영화 전문지 ‘까이에 뒤 시네마’의 ‘2018 올해의 영화 톱 10’으로 선정될 만큼 평단의 인정을 받았다. 반면 칸영화제 상영 당시 20분 만에 100명 이상의 관객이 퇴장했을 만큼 누군가에게는 불편함 혹은 불쾌함의 문턱을 넘어설 수 없는 작품이기도 하다.

잭은 말이다. 끝없이 지껄이는, 성질을 긁는 여자를 자동차용 잭(Jack)으로 후려치면서 도구의 고유 의지라 하고, 때마침 내린 비로 범죄 흔적이 쓸려 가자 위대한 비라 일컫고, 살인에 영감을 주는 가족을 몰살하고, 연인 재클린(라일리 코프)을 ‘심플’이란 이름으로 한 번 죽음으로 두 번 가두고, 빛에 내재한 어둠의 속성에 끌리는 사내다. 외젠 들라크루아의 그림 ‘단테의 조각배’를 재연한 지옥도 장면은 강렬한데, 그 중심에 있는 잭으로 인해 더욱 생생하다.
잭 역을 맡은 맷 딜런은 이번 작품으로 이제껏 볼 수 없었던 괴물의 얼굴을 보여준다. 아역으로 연기를 시작해서 청춘물, 로맨스, 코미디, 스릴러까지 다양한 장르를 거친 그가 그려내는 ‘교양 살인마’는 지독하리만치 서늘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베를린 천사의 시’(감독 빔 벤더스) ‘영원과 하루’(감독 테오 앙겔로풀로스)의 명배우 브루노 간츠는 양감 있는 목소리로 장면을 책임진다. 라스 폰 트리에의 전작에 출연했던 시옵한 폴론, 우마 서먼도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특유의 존재감을 발휘한다. 한국 배우 유지태도 후반부 잭의 희생자 중 한 사람으로 짧게 등장한다.
극 중 독일 급강하 폭격기 ‘슈투카’에 대한 대사가 나온다. 소리를 듣는 이들이 절대 잊을 수 없는 굉음이라고. 라스 폰 트리에의 영화를 설명하는 한 줄로 다가왔다. 늘 그렇듯, 라스 폰 트리에의 신작은 152분 동안 굉음이 되어 마구 울려댔으므로.
청소년 관람불가.
박미영 기자 stratus@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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