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층 '마음대로 쓸 돈' 없다..빈부격차 더욱 악화될 듯

박규준 기자 2019. 2. 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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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와이드 모닝벨

[앵커]

소득 상하위간 소득 격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졌습니다.

문재인 정부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이 오히려 소득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역설적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규준 기자, 가계 소득 격차가 얼마나 벌어진 건가요?

[기자]

네, 어제(21일) 통계청이 지난해 4분기 가계 소득 동향을 발표했는데요.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 간, 그러니까 5분위와 1분위 간 소득 격차가 개선되지 않고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4분기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23만 6000원으로 1년 전보다 같은 기간보다 17.7%줄었습니다.

반면 상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월 소득 932만 4300원으로 10.4% 늘었는데요.

하위 20% 가구의 소득은 이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반면, 상위 20% 소득이 처음으로 두 자릿수로 증가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상위 20%와 하위 20%간 소득 격차가 5.47배로 1년 전, 4.61배보다 더 벌어지게 됐습니다.

[앵커]

정부가 저소득층 소득을 높이자는 취지의 소득주도 성장을 추진했는데, 정반대 결과가 나왔네요.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건가요?

[기자]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경제적 약자들의 일자리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습니다.

이번에 근로소득만 떼놓고 보면 소득 하위계층의 하락폭이 37%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그러니까 소득하위 20%가구의 이전소득은 52만원에서 58만원으로 늘었지만, 근로소득은 68만원에서 43만원으로 37% 더 크게 줄었습니다.

반면, 최상위 계층의 근로소득과 이전 소득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가수당 취업자수도 소득하위 20%계층은 전년 0.81명에서 지난해 4분기 0.64명으로 줄었습니다.

[앵커]

그럼 앞으로는 개선될 여지가 있나요?

[기자]

문제는 앞으로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저소득층은 세금과 보험료, 이자 등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비소비지출'이 늘면서 실제로 쓸 돈은 더 줄어들었습니다.

소득 하위 20%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전년보다 19.5% 줄어 98만 8200원에 불과했는데요.

마음대로 쓸 돈이 없다는 겁니다.

문제는 앞으로 더 분배지표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올해도 최저임금이 10.9% 인상되면서 지난해 인상분과 겹쳐 충격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도 통계 발표 이후 긴급 회의를 열었다면서요?

[기자]

네, 어제 정부도 소득분배가 역대최악이라는 통계청 결과를 보고받고 긴급 장관회의를 열었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고용부 장관 “분배 상황을 개선할 수 있도록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정부 정책 집행에 매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이같은 소득양극화의 원인이 소득이 낮은 고령가구가 늘고 고용 부진이 계속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정부는  오는 4월 기초연금 인상과 근로장려금(EITC) 확대 등 소득지원책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취약계층의 수입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소득 격차를 더 벌리는 원인을 제공해놓고서, 정책적 노력으로 이를 일부 완화했다고 말하는 건 안이한 대응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앵커]

잘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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