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었다면 아찔" CCTV 100대 뒤져 치매 노인 '극적 구조'

김소영 입력 2019. 2. 21. 21:52 수정 2019. 2. 21.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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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누리꾼들과 시민, 경찰이 힘을 보태 한 노인을 구조해낸 일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밤거리에서 실종된 70대 치매 노인을 인터넷과 CCTV 등을 활용해 이틀 만에, 극적으로 발견해 낸 겁니다.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74살 전승찬 할아버지, 인파가 붐비는 거리에서 실종됐습니다.

가족들이 오토바이 사고 운전자를 돕는 사이, 사라져버린 겁니다.

[김명숙/아내 : "내가 남편을 잠깐만 하고서 손을 놓고는 가서 구조하는 걸 도와줬죠. 돌아와서 보니까 남편이 없는 거죠."]

3년 전부터 치매를 앓아 온 할아버지는 혼자서는 집도 찾지 못하는 상황.

경찰에 신고하고, 주변을 샅샅이 뒤졌지만 허사였습니다.

[김명숙/아내 : "밤새 거기 관악구를 다 뒤졌어요 골목골목. 또 어떤 사고가 날지 모르기 때문에."]

인터넷에 도움도 청했습니다.

안타까운 사연에 네티즌들은 직접 전단지까지 만들어 할아버지 찾기에 나섰습니다.

경찰도 신속하게 움직였습니다.

인근 CCTV 100여 대를 뒤져 할아버지가 버스에 타는 걸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버스 번호가 제대로 찍혀있지 않아, 같은 시각 주변을 지났던 버스 10대를 추려냈습니다.

결국 찾아낸 9-3번 버스, 내부 CCTV를 통해 할아버지가 종점인 경기도 안양에 내리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김유현/서울 관악서 실종수사팀 : "일단은 날씨가 매우 추워서.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면 생명이 위독하다는 건 당연히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경찰이 대거 투입돼 이 일대를 샅샅이 뒤졌고, 48시간 만에 할아버지를 찾았습니다.

눈이 내리던 날 하천변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고, 저체온증 상태였습니다.

["얼마나 걱정했는데. 다시 만나도 또 운다. 다시 못 만났으면 어떻게 할뻔 했어. 그래도 잘 버텨줘서 고맙게 생각해."]

실종 치매 환자는 갈수록 늘어 지난해엔 만 2천 명을 넘어섰고, 11명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거동이 이상한 노인들을 보면 112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김소영 기자 (so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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