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스트레스 풀려고 촬영했다"..학대 영상 돌려봐

김덕훈 2019. 2. 21.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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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로 때리라고 시키고 영상까지 찍은 이유를 가해 교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장애인을 돌보느라 받았던 스트레스를 풀려고 했다. 이 말도 충격적이지만 이 학대 영상을 동료 교사들끼리 돌려본 것도 충격입니다.

김덕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장애인 학대 영상이 촬영된 '성심동원'을 찾았습니다.

[성심동원 재활원 관계자/음성변조 : "(어떤 일로 오셨을까요?) 장애인 학대 사건 관련해서요."]

시설 책임자들과 가해 교사 등이 모두 모인 자리, 학대 영상을 직접 보여줬습니다.

["한 대 더 때려! 어제 오줌 쌌대."]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었습니다.

["(하하하하하!) 어떻게 이런 일이 있어요, 진짜?"]

가해 교사 김 씨는 촬영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김OO/장애인 학대 생활 재활 교사/음성변조 : "제가 업무 중에 받았던 스트레스를 거주인(장애인)분들한테 대리로 (풀려고) 그렇게 한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영상에 드러난 피해자는 모두 4명, 피해자가 더 있는지 물었습니다.

[김OO/장애인 학대 생활 재활 교사/음성변조 : "(몇 번이나 찍으셨어요?) 3~4번 같은데... 생각이 진짜 나지를 않아서..."]

이 재활원에서 7년째 근무 중인 가해 교사 김 씨가 직접 돌보는 장애인은 15명.

학대 영상은 모두 CCTV가 없는 장애인들의 방에서 찍었습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지적, 언어장애가 있어 '학대' 사실을 알릴 수 없었습니다.

김 씨는 촬영한 학대 영상을 동료 교사들과 돌려보기까지 했습니다.

[김OO/장애인 학대 생활 재활 교사/음성변조 : "(몇 분이 보셨어요? 이 영상을?) 두 분 정도 본 것 같아요. (왜 보내신 걸까요?) 제가 생각 없이 보낸 것 같습니다."]

현행법은 장애인을 직접 때리거나 폭행하도록 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이나 7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학대를 방조만 해도 최대 3백만 원의 과태료 부과 대상입니다.

[성심동원 상임이사/음성변조 : "명백한 인권침해고요. 변명할 것도 없습니다."]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던 피해자 가족들.

동의를 얻은 뒤 영상을 보여줬습니다.

[피해 장애인 어머니/음성변조 : "(학대 영상을 가해자가 찍은 게) 경악할 일이라고요. 생각조차 못 했어요. '내가 맞았다'고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아이가 아니에요."]

KBS 취재 이후 해당 교사는 사표를 냈습니다.

경찰은 김 씨와 다른 교사 2명을 학대 등의 혐의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김덕훈 기자 (standb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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