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후의 품격' 막장의 끝은 '시트콤'이었다 [스경TV연구소]
<황후의 품격> 시작은 좋았다.
김순옥 작가 특유의 휘몰아치는 속도감과 시원명료한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입에서는 ‘역시 순옥킴!’이라는 호쾌한 탄성이 나왔다.
그러나 4회 연장은 SBS 수목극 <황후의 품격> 유종의 미에 발목을 잡아버린 모양새가 됐다. 물론 여전히 ‘수목극 1위’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청률 문제가 아니다. 극의 완성도에 대한 이야기다.
초반 긴장감 넘치던 스토리는 어디로 간 걸까? 결말로 향할수록 속이 뻥뚤리는 작가 특유의 카타르시스가 <황후의 품격>에는 찾기 힘들다.
4회 연장의 독인지, 캐릭터성에는 무리수가 더해졌고 눈살이 찌푸려지는 서사가 추가됐다. 게다가 주인공 중 한 명인 최진혁은 어안이 벙벙할 정도로 이상하게 하차했다.
<황후의 품격>은 로맨스판타지와 코믹 때로는 스릴러, 장르 파괴 스토리는 시청자들을 혼란에 빠뜨려왔다. 그저 모든 것이 ‘개그’라고 정리하면 그나마 볼 만했다. 이렇다보니 캐릭터들 또한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할지 모를정도로 모호해졌다.
드라마 평론가 은구슬은 “한 캐릭터만 보자면 ‘이혁’의 초반 캐릭터는 뺑소니 살인을 해도 죄책감이 없으며 불륜과 패륜에 서슴치 않던, 사이코패스 악한이었다. 그런데 그가 ‘오써니’(장나라)라는 인물에 빠져 급 순애보를 펼치는 설정은 ‘입체적인 캐릭터’를 넘은 무리수 캐릭터 설정”이라고 평했다.
캐릭터 설정에 비해 신성록의 열연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그는 변화무쌍한 장르에 맞춰 찬물과 더운물을 오가는 캐릭터에 자연스러운 연결선을 찾아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민유라(이엘리아) 캐릭터 역시 역대급 악녀로 충격적인 등장을 보여줬지만 이제는 과거 충격적인 개인사를 하나가 끼워지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백화’되는 기적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가장 황당했던 장면은 지난 50회에 보여준 ‘나왕식’의 퇴장이었다.
배우의 해외 스케줄로 연장계약을 못해 촬영 분량이 없더라도 드라마의 주요인물이던 ‘나왕식’ 혹은 ‘천우빈’은 최종회를 앞선 방송에선 중반을 넘어서 이름 한 자 언급되지 않았다. 결국 황실의 복수를 위해 불철주야 달리며 극을 주도했던 나왕식은 얼굴 한 컷 등장하지 못하고 ‘폭탄 테러’로 황망하게 죽고만다. 지난주 나왕식과 이혁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예고 영상을 무색하게 만드는 결말이었다.
‘막장의 끝’은 곧 ‘시트콤’이란 새로운 깨달음을 준 <황후의 품격>은 21일 밤 10시에 최종회를 맞는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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