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비명] "회사가 지옥? 지옥 경험해보고 싶다" 대학 졸업식, 취업한파에 기쁨보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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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졸업식 안 와도 된다니까올해는 꼭 취업할게요."
한 대학관계자는 "친구들과 졸업가운 입고 사진 찍는 친구들도 물론 있지만 졸업식장에는 약 20~30%정도 오는 것 같다. 아무래도 취업한 친구들 위주"라고 말했다.
한 대학교 관계자는 "취업이 너무 안되다 보니 아예 한 2~3년전부터는 취업이 내 탓이 아니니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졸업식이라도 가겠다는 사람들도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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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은 사회생활의 시작? “취업준비의 시작” 씁쓸
-취업준비 ‘피말리는 일’ 하소연…“취업한 졸업생이 부러울 뿐”
![지난 20일 열린 전기졸업식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졸업생들의 모습. [성기윤 기자/skysung@heraldcorp.com]](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2/21/ned/20190221100100672vtun.jpg)
[헤럴드경제=정세희ㆍ성기윤 기자]“엄마 졸업식 안 와도 된다니까…올해는 꼭 취업할게요.”
지난 21일 졸업식이 열린 서울의 한 대학교 강당. 어머니가 건네는 꽃다발을 받자마자 정모(29) 씨가 민망한 듯 웃었다. 2013년에 대학에 입학한 정 씨는 6년만에 학사모를 썼다. 취업 준비를 하느라 총 1년 반을 유예하다가 더 미루기 어려워 결국 이번에 졸업을 했다. 취업은 아직이다. 그는 “취업을 못하고 학교만 오래 다닌 것 같아 ‘부끄럽다’고 했다. 학교 강당 구석에서 어머니와 사진 몇장을 찍은 그는 10분도 되지 않아 서둘러 발걸음을 돌렸다.
지난 20일 서울 소재의 한 대학교에서는 전기 학위수여식이 열렸다. 학교 주변에선 꽃다발을 판매하는 상인들이 즐비했고 졸업을 축하하는 현수막들로 축제 분위기였다. 그러나 취업을 못한 졸업생들은 맘 편히 웃지 못했다. 취업의 문턱을 넘지 못한 이들에게 ‘새로운 사회생활에 대한 설렘’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졸업식장에서 취업 얘기는 금기였다. 서울의 한 대학 중앙도서관 계단에서 사진을 찍던 박모(26) 씨는 취업 얘기가 나오자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대학 편입을 준비한다”며 말을 아꼈다. 옆에 있던 어머니는 “딸의 졸업이 새로운 시작이어야 할텐데 새로운 시작을 못했다”며 허공만 바라봤다.
![지난 20일 서울의 한 대학교에 걸린 졸업 축하 현수막.[성기윤 기자/skysung@heraldcorp.com]](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902/21/ned/20190221100100875xwwe.jpg)
취업을 못해 졸업식장을 찾지 못한 이들도 많았다. 사회복지학과에 재학중인 12학번 김모(28) 씨는 7년만에 졸업을 하지만 이번에 졸업식에 안 갔다. 취업준비가 길어지면서 학교에 아는 사람들도 없고 부모님 볼 면목도 없었다. 김 씨는 “모두가 축하 받는 분위기인데 가면 더 박탈감만 심해질 것 같다”고 털어놨다. 실제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졸업예정자 478명을 대상으로 졸업식 참석 의사를 묻는 설문조사 결과 2명 중 1명(55.7%)만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학관계자는 “친구들과 졸업가운 입고 사진 찍는 친구들도 물론 있지만 졸업식장에는 약 20~30%정도 오는 것 같다. 아무래도 취업한 친구들 위주”라고 말했다.
특히 취업준비를 위해 졸업유예를 1~2년 이상 한 고학번들에게 졸업식은 지긋지긋한 대학생활을 끝내는 일종의 ‘꿈’이었다. 금융공기업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생 류모(27) 씨는 취업준비를 위해 올해 1년을 대학을 더 다닐 생각이다. 그는 “취업해 졸업하는 친구들이 제일 부럽다”며 “취업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정말 피 말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 생활이 지옥 같다고들 하는데, 그 지옥이 지금보다는 낫지 않겠냐”면서 “지금은 대입 때 재수 삼수 하는 거랑 마찬가지”라고 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취업률이 계속 떨어지자 취업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문제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급기야 ‘졸업은 취업의 시작’이라고 받아들이는 분위기까지 생겼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 이상 취업률은 66.2%로, 2011년 조사 시작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 대학교 관계자는 “취업이 너무 안되다 보니 아예 한 2~3년전부터는 취업이 내 탓이 아니니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졸업식이라도 가겠다는 사람들도 생겼다”고 말했다. 어차피 대학교 졸업과 동시에 취업은 ‘불가능’한 것이라고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실제 학생들에게 졸업 소감을 묻자 “취업 준비를 열심히 하겠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부모님과 함께 학교를 찾은 에너지시스템학과 이민구(28ㆍ가명)씨는 “불효자가 되지 않기 위해 올해는 꼭 취직을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감정평가사를 준비하는 졸업생 최모(26) 씨 역시 “졸업해서 취직한 동기들을 보니 부러웠다”면서 “올해엔 준비하는 시험에 붙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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