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갑질 피해 경비원 "차단봉 열기까지 길어봤자 4,5초.. 이게 그렇게 맞을 짓?"

MBC라디오 2019. 2. 2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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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 거의 못자, 식사도 편히 못해
- 다른 경비원들도 욕설 들은 적 있어 후임이 녹취
- '얼마 받느냐, 왜 젊은 놈이 여기서 일하느냐' 인격모독
- 2주 지나도 아무런 반응 없어
- 어제 갑질 보도 이후로도 곧바로 집으로
- 개인적으로 법적대응 생각, 어머니가 묻고 가자 극구 말려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심인보의 시선집중>(07:20~08:30)

■ 진행 :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 대담 : 강남아파트 갑질‧폭행 피해 경비원

☎ 진행자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갑질 문제, 어제는 강남의 한 초고가 아파트에서 아파트입구 차단봉을 늦게 열었다는 이유로 입주자가 경비원을 때리고 욕한 일이 보도가 됐는데요. 보도에 따르면 당시 상황은 이런 거라고 합니다. 입주자 A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집으로 귀가하던 중이었는데요. 차단봉이 늦게 열렸다 라고 주장하면서 경비실에 들어갑니다. 그리고는 당시 근무하고 있던 경비원의 멱살을 잡고 인중 부위와 급소 등을 3차례 때렸고요. 10분 동안이나 폭언을 했다는 겁니다. 세계일보가 공개한 사건 당시 녹취파일을 잠깐 들어보시죠.

- 야, 너가 하는 일이 여기서 문 여는 일 아니야. XX야. 죽으려고. 씨. 젊은 놈이 그런 소리 듣기 싫으면 그냥 이런 일을 하지마, XX야. 야 이 XX야. 네가 이런 일을 하려고 들어왔으면 할 것 해야 될 것 아니야. XX야.

☎ 진행자 >아침부터 청취자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려야 될 것 같은데요. 제 얘기로만 전달해드리면 피해자 분이 느꼈을 모멸감이나 당시 상황 심각성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것 같아서 저희가 불가피하게 녹취를 들려드렸습니다. 이 사건의 당사자이신 경비원 분이 전화로 연결돼 있는데요. 잠깐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성함은 저희가 밝히지 않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 >안녕하십니까?

☎ 진행자 >방금 저희가 들은 녹취요. 이게 믿어지지가 않는데 이걸 정말 직접 겪으신 일이라는 거죠?

☎ ◯◯◯ >네, 맞습니다.

☎ 진행자 >당시 상황에서 녹취는 누가 했습니까?

☎ ◯◯◯ >이제 그 분이 이번이 첫 번째가 아니고 몇 번 그런 얘기를 저도 들었기 때문에 저희 정문에 두 명이 근무합니다. 그래서 이제 후임자가 느낌이 이상하다 해서 녹취를 하게 되었습니다.

☎ 진행자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안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

☎ ◯◯◯ >제가 겪은 건 처음인데 다른 분들도 욕설도 좀 들은 적이 있고 그런 적이 있기 때문에 혹시 들어오시길래 저희가 낌새가 이상해서 저희 후임자가 센스 있게 빨리 녹음한 것 같습니다.

☎ 진행자 >그래서 녹취가 의도적인 상황을 만들어서 이렇게 된 건 아니다, 이런 거고요.

☎ ◯◯◯ >네.

☎ 진행자 >욕설뿐만 아니라 이제 구타도 당하셨어요. 지금 몸은 괜찮으십니까?

☎ ◯◯◯ >일단 뭐 육체적 부분도 솔직히 힘든 부분이 있겠지만 심적으로 잠은 거의 못 자고요. 외상 후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도 있고, 식사도 편히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 진행자 >지금 정신과에 다니고 계세요?

☎ ◯◯◯ >네, 그런데 저희가 업무특성상 교대조이기 때문에 오늘 같은 경우 아침에 퇴근해서 그날 저녁에 나가야 되는 경우 쉬다 나와야 되기 때문에 병원을 지금까지 많이 못 가고 오늘 제가 한 번 방문하려고 합니다.

☎ 진행자 >병원 다니기가 용이하진 않은 상황이군요.

☎ ◯◯◯ >네.

☎ 진행자 >그런데 이제 이분이 이런 폭행과 폭언을 한 이유가 아파트 입구에 있는 차단봉을 늦게 열었다는 것 때문으로 알려져 있는데 정말로 늦게 열었습니까?

☎ ◯◯◯ >일단 제가 이분 얼굴도 자주 뵙고 예전에는 이분 들어오실 때 차량이나 오토바이가 들어오면 그냥 프리패스 식으로 열어드렸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날은 제가 8시에 근무를 교대를 했는데 아침에 교대하자마자 제가 뭘 적다가 보니까 잠깐 부릉부릉 소리가 몇 번 나서 창문 열고 곧바로 열어드렸습니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오토바이가 게이트 앞에서 속도 줄이는 게 맞다고 생각이 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지금까지는 편의를 봐드린 거죠.

☎ 진행자 >그분이 부릉부릉하면서 기다린 시간이 몇 분 정도나 되는데요?

☎ ◯◯◯ >몇 분 정도는 아니고 불과 4, 5초 길어봤자 4, 5초 정도.

☎ 진행자 >4, 5초. 그러니까 평소에는 딱 앞에 나타나면 속도를 줄이지 않도록 열어줬는데 이날은 이분이 속도를 줄이면서 4, 5초 정도 기다렸다.

☎ ◯◯◯ >네, 그렇죠. 브레이크 밟은 정도인데 본인 딴에는 넘어질 수 있었다, 되게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계속 얘기하시는 거죠.

☎ 진행자 >멈추는 걸로 넘어지면 오토바이를 평소에 어떻게 타고 다니셨는지 모르겠네요.

☎ ◯◯◯ >그래서 그건 본인 생각이신 거고, 제가 제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그래서 이제 녹취록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전 계속 죄송하다고 몇 번 말씀드렸고

☎ 진행자 >그렇더라고요.

☎ ◯◯◯ >그런데도 화가 안 풀렸는지 계속 저한테 욕설하시고 폭행을 하신 그런 경우가 발생됐습니다.

☎ 진행자 >멀리서라도 이제 본인이 나타나면 알아보고 차단봉을 열어야 하는데 왜 그러지 않았느냐 라는 얘기군요.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 ◯◯◯ >맞습니다.

☎ 진행자 >그게 그렇게 폭행과 폭언을 할 만한 일인지는 사실 잘 모르겠는데

☎ ◯◯◯ >그래서 저도 그분한테 폭행을 당한 후에 제가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이게 그렇게 맞을 짓이냐, 거기서 너무 흥분을 하시고 저한테 이렇게 하신 거죠.

☎ 진행자 >그런데 이렇게 제가 녹취를 좀 들어보니까 다른 부분보다도 이 피해자 분께서 하고 있는 일을 굉장히 모욕적으로 얘기하고 폄하하는 이런 부분이 전 참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 ◯◯◯ >네, 아무래도 뭐 여기서 얼마 받느냐, 정초부터 죄송하다고 하면서 욕을 먹느냐, 젊은 놈이 여기서 왜 일하느냐 라는 등 인격모독이라는 인격모독은 정말 저 자신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참은 이유는 저 하나로 인해서 다른 저희 보안팀 직원들이나 많은 분들한테 피해를 드리면 안 될 것 같아서 제가 좀 많이 참았던 부분이 있습니다.

☎ 진행자 >그랬군요. 녹취 파일 들어보면 ‘젊은 놈이 어쩌고 저쩌고’이런 얘기가 있는데 이 분이 나이가 많으신 분이세요?

☎ ◯◯◯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알았는데 알고 보니까 저하고 동갑이시더라고요. 마흔다섯.

☎ 진행자 >나이도 동갑이셨어요.

☎ ◯◯◯ >네.

☎ 진행자 >그랬군요. 참 또 하필 이날이 설연휴 때였어요. 이 사건이 발생한 날이. 설연휴에 아무래도 근무를 하면 여러 가지 가족들에게도 미안하고 그러실 텐데 그런 날 이런 이야기를 들으셔서 더더욱 마음이 안 좋으실 것 같긴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분이 아까 말씀하실 때 예전에도 다른 경비원들한테 폭행이나 폭언한 적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럼 그 당시에 문제제기를 공식적으로 하진 않았습니까? 경비원 분들이.

☎ ◯◯◯ >그때 당시에는 제가 입사하기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고 전 얘기 듣고 그 다음에 지금 현재 근무하고 있는 다른 조 직원도 욕설이나 협박을 당한 적이 있는데 그때 당시에는 지금처럼 녹취록이 당시 없었기 때문에

☎ 진행자 >증거가 없었군요.

☎ ◯◯◯ >네, 증빙이 없었기 때문에 보고를 못하고 위에서도 그걸 또 크게 할 수 있는 어필이 안 되니까 그래서 좀 무마가 됐던 걸로 생각됩니다.

☎ 진행자 >다른 분들은 어떤 일들을 당하신 거예요? 역시 폭언이나 폭행입니까?

☎ ◯◯◯ >폭행보다도 폭언은 보통 기본적으로 하시고 차량으로 들올 때도 아예 방문자, 입주자 두 개 차선이 있는데 정문 쪽에. 그 방문자 쪽으로 들어오시는 택시라든가 그런 게 저희는 기재하면서 입문 처리 과정이 있는데 본인 차량이나 오토바이가 방문차량을 받다 보면 바깥쪽 입주자 차선을 못 볼 수 있는데

☎ 진행자 >그렇죠. 그렇겠죠.

☎ ◯◯◯ >그런데 택시를 저희가 먼저 입문 처리됐으니까 먼저 열어주는데 자기가 프리패스 되면서 사고 날 수 있다, 택시를 먼저 보내면 어떻게 하느냐,

☎ 진행자 >택시가 먼저 와 있는 데도.

☎ ◯◯◯ >네.

☎ 진행자 >그런 상황에서 막 폭언을 했다는 얘기죠?

☎ ◯◯◯ >네, 그런 경우도 있었고 그 다음에 제가 입사하기 전에 상황이라 정확하게 뭐라고 말씀드리기 그런데 이건 제가 들은 얘기라서 말씀드리는 건데.

☎ 진행자 >그렇군요. 그런데 아무리 이제 이 분이 입주자고 소위 말하는 갑이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하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데요. 보도를 보니까 이분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중요한 일을 하시는 분의 자녀분이다, 이런 보도가 있더라고요.

☎ ◯◯◯ >그렇죠. 지금 모친께서는 입주자대표로 계시는데

☎ 진행자 >이분의 모친이 입주자 대표군요.

☎ ◯◯◯ >네, 네. 그런데 이제 이분은 6일 날 이런 사건이 있고 나서 이틀 뒤에 저를 따로 부르셔서 개인적인 사과는 하셨어요. 모친께서는.

☎ 진행자 >아, 모친께서 사과하셨어요?

☎ ◯◯◯ >네, 그런데 저는 대표님이라고 표현을 했는데 어머니께서는 잘못한 게 없지 않습니까? 상식적으로.

☎ 진행자 >그렇긴 하죠.

☎ ◯◯◯ >그래서 저는 본인의 사과를 요구했고 이번 사건 재발만 방지를 약속해주신다면 저는 좋게 진짜 가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이제 모친께서도 아드님께 사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 그런데 이제 2주가 지나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던 거죠.

☎ 진행자 >평소에 이분이 그렇게 행동하셨던 게 그 입주자대표회의라는 게 경비용역업체의 계약을 담당하고 있는 곳이잖아요. 그런 게 영향이 있었던 것 아닌가요?

☎ ◯◯◯ >그런데 그런 부분보다도 자세한 내막까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입주자대표 분들 중에도 소장님이 계시고 감사 분들도 계시고 한 다섯 분이 지금 있는 걸로 계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분이 꼭 결정권이 있다기보다는 그 구성원 중에 한 분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진행자 >그렇군요. 그런데 이제 그 어머니 모친 분께서 아들에게 사과를 하도록 설득하겠다고 말씀까지 하셨는데 지금까지도 계속 사과를 못 받고 있는 상황이시고요.

☎ ◯◯◯ >네, 맞습니다.

☎ 진행자 >그래서 원래는 사과만 하시면 그냥 용서해주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계속 사과가 없어서

☎ ◯◯◯ >재발방지와 진심 어린 사과만 하신다면 저도 이렇게 크게 뭐 대외적으로까지 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 진행자 >어제 보도가 나간 이후에 굉장히 시끌시끌했을 것 같은데 그 뒤에도 여전히 반응이 없습니까?

☎ ◯◯◯ >예, 지금 뭐 어제 한 11시쯤 차량으로 같이 들어오신 걸로 알고 있는데 아드님하고. 그냥 지하에 주차장에 있다 보니까 지하에서 곧바로 댁으로 가신 것 같습니다. 제가 알기로.

☎ 진행자 >그렇군요. 혹시 뭐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가 됐는데요. 지금 법적인 대응까지 고려하고 계신가요?

☎ ◯◯◯ >사실 저도 개인적으로 법적으로도 생각을 했었고 변호사분도 그거 재판이나 그쪽으로 가게 되면 아무래도 저희 어머니께서 신경도 많이 쓰이고 그건 원치 않는다.

☎ 진행자 >어머니께서도 알고 계세요? 이 사건을.

☎ ◯◯◯ >어제 뉴스 보고 정확히 아셨는데, 녹취록까지 안 알려드리다 어제 9시 뉴스 보시고 연락 오셨어요. 그래 갖고 지금 원래 제 취지는 1차적으로 사과 받고 재발방지 하고 끝내려고 했는데 그게 안 돼서 제 나름대로 변호사 통해서 알아보려고 하다가 어머니가 그것도 극구 말리셨습니다. 네가 한 번 묻고 가면 되지 않느냐, 너 피곤하게 하지 말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이렇게 되다 보면 재발이 방지될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제 나름대로 생각을 한 게 좀 이렇게 많이 커진 것 같습니다. 언론 쪽까지.

☎ 진행자 >알겠습니다. 일단 치료 잘 받으시고요. 법적 대응으로 가기 전에 그 가해자 분의 사과로 마무리가 됐으면 좋겠네요.

☎ ◯◯◯ >네.

☎ 진행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 >감사합니다.

☎ 진행자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강남의 한 초고가 아파트에서 입주민으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한 경비원 B씨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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