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소문사진관]유대인 묘비 80개에 나치 상징 낙서..누가, 왜?

임현동 2019. 2.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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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프랑스 동부 카첸하임의 유대인 공동묘지에 나치즘을 상징하는 하켄크로이츠가 칠해져 있다. [AP=연합뉴스]
프랑스 동부 카첸하임에 있는 유대인 공동묘지에서 독일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가 그려진 묘비 80개가 발견돼 당국이 조사하고 있다. 묘역의 묘비와 출입문 등에는 하늘색과 노란색 페인트로 칠해진 하켄크로이츠와 묘지를 훼손한 단체가 누구인지를 알리는 ‘알자스의 블랙 늑대’라는 글씨가 발견됐다. '알자스의 블랙 늑대"는 1970년대 네오나치 그룹과 연계된 프랑스 극우 분리주의 단체다.
묘지에 '알자스의 검은 늑대'라는 낙서가 쓰여 있다. [AP=연합뉴스]
유대인 공동묘지 입구에 나치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가 칠해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경찰들이 훼손된 묘지를 조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국민과 정부가 반유대주의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스토프카스타네르 내무장관과 카첸하임의 유대인 묘지를 참배한 후 훼손된 묘역을 둘러봤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3일 최근 프랑스에서 급증한 유대인 혐오범죄의 증가에 대해 "공화국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어린이들의 손을 잡고 훼손된 유대인 공동묘지를 둘러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날 프랑스 시민들은 유대인에 대한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파리 드 라 레푸블리크에서 수백명이 모여 반유대주의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프랑스 시민들이 19일(현지시간) 파리 드 라 레푸블리크에서 반유대주의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에서 유대인 공동묘지 훼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88년 묘지의 비석 60개가 전도됐고, 2001년에는 무덤 54기가 훼손됐다. 2015년에는 동북부 알자스주 스트라스부르에서 250개의 무덤이 훼손된 사건도 있었다. 당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혐오스럽고 야만적인 행위”라고 비난했다.
프랑스에서는 2015년부터 반유대주의가 더욱 기승을 부리며 유대인에 대한 범죄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프랑스 내무장관은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반유대 행동은 541건으로, 2017년의 311건보다 230건이나 늘어났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나치수용소 생존자이며 프랑스 보건장관과 유럽의회 초대 선출직 의장을 지낸 여성 정치가 시몬 베이의 얼굴이 그려진 우편함에 나치즘 상징이 그려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처럼 프랑스 등에서 반유대주의 문제가 표면화되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내부 요인이 작용한다고 분석한다. 하나는 2002년 대통령선거를 통해 드러난 극우파의 약진과 날로 늘어나고 있는 이슬람 인구의 영향력이다. 유대인에 대한 테러가 증가하자 프랑스에서 이스라엘로 이주하는 유대인들이 늘어났다. 프랑스에 거주하는 유대인 50만명 가운데 7000여명이 작년 한 해 프랑스를 떠나 이스라엘로 이주했다.
임현동 기자
서소문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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