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구 민심도 '황교안 대세론'..5·18 망언 김진태는 우려

대구=CBS노컷뉴스 박정환 기자 2019. 2. 19.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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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직접 가보니..'황교안 대세론' 힘 실려
'중도확장' 오세훈 '긍정'..김진태엔 "점수줄수 없다"
배박 논란 대세 영향 無..TK=박근혜 공식 깨졌나
전당대회 여전한 '박심' 어필..막말·욕설도 논란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들, 왼쪽부터 황교안 후보, 오세훈 후보, 김진태 후보.(사진=윤창원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 '2·27전당대회'의 최대 승부처인 대구 민심은 전반적으로 '황교안 대세론'에 기우는 모습이다. 황 후보에게 붙은 '배박'(배신한 친박) 논란마저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우세했다.

'중도 확장'을 들고 나온 오 후보 역시 '비박'과 '친박'을 아우를 수 있다며 긍정 반응을 보였지만, '진박'(진실한 친박) 김 후보에게는 5·18 망언을 결부시키며 오히려 싸늘한 평가를 보내기도 했다.

"아무래도 좀 황교안 쪽이 좋게 보여요. 일단 전반적으로 다 그래 생각하고 있어요."

18일 대구 북구 칠성시장에서 공업사를 운영하는 정상수씨(46)는 '황교안 대세론'을 묻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답했다. 그는 "아무래도 법조인 출신인데다가, 지금까지 자식 군대문제 말고는 크게 나온게 없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종합상회를 운영하는 이재곤씨(70) 역시 "황교안은 잘하고 평이 나쁜게 없다. 평이 좋은 편이지예"라며 "대구 민심은 무난하지 않나 본다"라고 말했다.

황 후보가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잘 돌보지 못했다는 이른바 '배박 논란'은 대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않는 분위기였다.

이재곤씨는 "황교안은 자기 나름대로 소신껏 정치하지 않았나 싶다"라며 "권한대행하면서 전직 대통령이라고 무조건 편 드는 것은 좀 그렇다"라고 말했다. 김창준씨(78)는 "박근혜가 의자 안줬다고 돌아섰다고 하는 거 그거는 영향 하나도 없습니다"라며 "박근혜의 정치적 쇼"라고까지 했다. 'TK=박근혜’라는 공식이 사실상 깨졌다는 점으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황 후보의 정치적 능력에 대해선 의문점을 내세우는 시각도 있었다. 한국당 당원이라고 소개한 김모씨(여, 62)는 "사람을 잘 사귀고 이 사람, 저 사람 만나야 하는데 그런 융통성이나 대인관계는 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당 대표 후보.(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전반적인 '황교안 대세론' 속에서 오세훈 후보의 '중도 확장'에 긍정적인 평가를 보내는 시민도 상당했다. 황교안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시장 한켠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이상환씨(61)는 "당세 확장을 위해선 황교안보다 오세훈이 훨 낫다"며 "황교안은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현직 총리라든가 여러가지 프레임에 갇혀 있어 행동반경이 많이 줄어든다"라고 말했다.

과일가게에 앉아 있던 세명의 상인은 각자 '황교안 2', '오세훈 1' 지지로 갈라섰다. 김창준씨(78)가 "오세훈이 중도 확장하면 친박이든 비박이든 안 뭉치겠나"라고 하자, 김길운씨(73)는 "아니다. 황교안이 된다"라고 반박했다. 박근락씨(73) 역시 "황교안씨는 대쪽 같은 사람이다. 믿음직스러워서 보수통합도 잘하고, 대구는 역시 황교안이다"라고 보탰다.

'진박' 김진태 후보에겐 대구 시민들은 "친박 맞다"라고 인정하면서도 "점수는 줄 수 없다"며 냉철한 평가가 상당했다. 5·18 망언, 우경화 논란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곤씨는 "반감도 많고. 당대표까지 가긴 좀 그렇지 않나"라고 잘라 말했다. 김성묵씨(여, 82)는 "나 김진태 후보 아주 싫어합니다"며 "박근혜 탄핵도 잘못됐다 카는데, 박근혜가 벌 받을만한 일이 있으니까 벌 받은 거죠"라고 했다.

5·18 망언 논란으로 인해 불거진 한국당의 현 상황이 '위기'라는 인식도 강했다.

시장에서 공업사를 운영하는 정상수씨(46)는 "요새 한국당에 조금 점수를 줄 수 있었는데 5·18이 나쁘게 작용했다 본다"며 "전당대회 한다고 되겠습니꺼. 너무 좀 심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반면 5.18 망언보다는 당의 '수습'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있었다. 자신을 한국당 당원이라 소개한 김모씨(여, 60)는 "같은 당인데 왜 서로 비판을 하냐 이거지"라며 "무조건 물어뜯고 하면 당을 위해 좋겠나"라고 지적했다. 의원들의 발언을 당이 방어해줬어야 한다는 시각이다.

한편 이날 황교안 오세훈 김진태 후보는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차 합동 연설회에서 TK민심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벌였다. TK는 한국당 책임당원 약 32만명 중 9만여명(약 29%)이 몰려 있는 핵심 승부처다.

하지만 후보들은 바닥민심과는 달리 여전히 '박심'(朴心)에 기대기 바빴다. 김 후보는 "이곳 출신 전직 대통령이 큰 고초를 겪었다"라고 했고, 오 후보는 "자신이 당 대표가 되어야 (이명박·박근혜) 두분 대통령의 명예도 회복할 수 있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 및 사면을 내세우며 표심을 자극하는 셈이다.

'막말', '우경화' 역시 이날 전당대회에서 논란이 됐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연단에서 발언을 하는 중 김진태 후보 지지자들로 추정되는 당원들은 욕설을 크게 외쳐 연설이 잠시 중단됐다. 김준교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문재인을 탄핵시키기 위해 출마했다", "문재인을 민족반역자로 처단해야 한다"며 거친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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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CBS노컷뉴스 박정환 기자] ku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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