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 축소해 70조 과세 못 해"..'주먹구구 땅값' 감사 청구
[앵커]
경실련이 정부를 상대로 중요한 감사 하나를 청구했습니다.
부동산에 세금을 매기는 기준이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는 겁니다.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세금을 많이 내고, 초고가 단독주택, 상가건물은 적게 내고, 그래서 결국 부동산 부자들이 세금을 덜 내왔고, 그 결과 지난 14년 동안 70조원의 보유세를 덜 걷었는데, 그 이유를 밝히라는겁니다.
석민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에 대해 경실련이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습니다.
부동산 공시가격을 시세보다 너무 축소평가해 세금을 제대로 걷지 않았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국내 최고가 단독주택 18채는 땅값과 건물값을 합한 공시가격이 땅값만 산정한 공시가보다 오히려 더 낮았습니다.
과세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을 지나치게 낮추다보니까, 건물값이 마이너스인 기현상이 빚어진 겁니다.
혜택은 부동산 부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습니다.
[김성달/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장 : "(공시가격) 도입 이전 기준으로 했다면 (땅값) 기준보다도 못한 보유세를 단독주택 소유자들이 냈다, 이런 결과거든요. 이건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는 거죠."]
게다가 초고가 단독주택과 상가건물의 평균 공시가격은 시세의 3,40%에 불과합니다.
시세의 70%를 반영하는 아파트 소유자에 비해 세금을 턱없이 덜 냈다는 겁니다.
단독주택 등에도 아파트와 같은 시세 반영률을 적용했다면, 지난 14년 간 70조 원의 보유세를 더 걷을 수 있었을 거라고 경실련은 추산했습니다.
특히 정부가 올해 공시가격을 올리며 현실화에 나섰다지만, 산정 근거를 공개하지 않아 감정평가 과정 전반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김헌동/경실련 부동산주거개혁운동본부장 : "(시세반영률) 50% 이상 넘는 땅을 발견할 수가 없다는 겁니다. (국토부가) 대체 어떻게 계산을 해서 반영률이 64%인지 그 근거를 제시해달라는 게 저희가 원하는 것이고..."]
명확한 기준 없는 주먹구구식 공시가격으로 보유세 부담을 피하는 사이, 재벌 등 대기업이 소유한 토지는 54억 제곱미터, 10년 간 2배로 늘어났습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석민수 기자 (m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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