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에 폭언·성추행도 예사..교수 갑질 어디까지?
[앵커]
성균관대 한 교수가 딸의 논문 실험에 자신의 연구실 대학원생들을 동원했다는 의혹을 어제(14일) 보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이런 갑질이 비단 그 교수의 연구실에서만 벌어지고 있는게 아닙니다.
대학원생들에게 폭언을 일삼고 성추행까지 하는 교수들의 행태를 서병립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25살 이 모 씨는 화장품 개발에 관심이 있어 지난해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워낙 관심 있는 분야여서 화장을 한 채 학교에 가고 행사에도 참석했습니다.
그때마다 지도교수의 막말과 인신공격이 이어졌습니다.
[이OO/전 대학원생/음성변조 : "학생들 앞에서 "너 죽어 너 돌 맞아야 돼 불만이면 네가 교수를 하든지."(라고 말햇고) 대학원생과 랩 미팅 하는 자리에서 "너는 남자야, 여자야?" 이렇게 물어보시기도 했고, 수치심도 많이 들었고 모욕적이기도 했고요."]
항의도 해봤지만, 계속되는 인신공격과 따돌림에 이 씨는 결국 학교를 그만뒀습니다.
[이OO/전 대학원생/음성변조 : "정신과에 갔더니 우울증 중증도로 꽤 심각한 편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더 이상 학교를 못 다니겠고..."]
다른 대학의 대학원생은 남성 교수가 여성 제자를 시도때도없이 불러내 성추행했다고 증언합니다.
[이OO/대학원생/음성변조 : "외부에는 굉장히 신사적인 분이었거든요. 학생들한테는 친절하게 대하시는 분이었기 때문에 그럴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습니다."]
한 접수창구에는 대학원생에 대한 교수의 갑질 행태가 지난 한 달에만 20건 넘게 접수됐습니다.
괴롭힘이 가장 많고 인건비 상납 등 노동력 착취, 연구 저작물을 강탈도 빈번합니다.
성희롱, 성폭력도 3건입니다.
이런 부당함을 겪거나 목격해도 대학원생 대부분은 신고는커녕 항의조차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신정욱/'대학원생 119' 활동가 : "교수가 회사나 이런 데 다 연결고리가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 보니까 어떻게든 영향력이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 같아요."]
외부와 단절된 지도교수 중심의 연구실, 고용 관계와 다름없지만 근로 계약이 없는 문화도 이런 부조리가 끊이지 않는 한 이유로 꼽힙니다.
KBS 뉴스 서병립입니다.
▲반론보도문:
이 보도에서 언급한 교수는 "'청정관리 실험구역에서 화장을 금'하는 등의 대학원 생활 규칙을 근거로 해당 대학원생이 물의를 일으켜 문제제기를 한 것일뿐"이라고 KBS에 알려왔습니다. 또 "성 정체성 검증을 하거나 화장을 했다는 이유로 공개적 모욕을 준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서병립 기자 (re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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