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北核, 일본 역할은 없다".. 日측 발칵

도쿄/이하원 특파원 2019. 2. 11.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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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오대 심포지엄서 한일 舌戰
문정인 특보

9일 도쿄 게이오대 현대한국연구센터가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와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교수 등 한·일 참석자들 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한국국제교류재단 후원으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문정인 특보는 기조연설에서 "2018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이후 남북 정상이 세 번, 북·중 정상이 네 번 만났고 이제 미·북 정상이 두 번째로 만나게 됐다"며 "(동북아에서) 정상 외교가 일상화됐는데 신뢰가 쌓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특보의 연설이 끝난 뒤 기미야 다다시 교수는 "문 특보가 일본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이것이 현재 한국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기미야 교수는 "한국이 일본을 경시한다고 비판할 생각 없다. 이제 일본은 한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 존재가 됐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기미야 교수의 문제 제기에 대해 "현재 남북한과 미국이 정전협정, 비핵화를 논의하는데 일본의 역할이 없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6자회담이 열리는 다자체제라면 일본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지금 양자로 분절된 상황에서 한계가 있다"고 했다. 문 특보는 또 "한국이 재팬 패싱(Japan Passing)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에서 모두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 필요성을 전달했다"며 "(재팬 패싱이라고 보도하는) 일본 언론이 문제가 아닌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지난해 10월 문 대통령이 유럽 방문 당시 외국 정상들에게 대북 제재 완화를 요청했다가 거부당한 것과 관련, "일본은 EU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주장을 로비를 통해 봉쇄했다"고 했다. "일본은 부정적인 외교, 판이 안 되는 방향으로 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세상은 변화하는데 일본은 우주의 중심처럼 변하지 않고, 원하는 것만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도 문 특보를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그는 "나는 문 특보의 발언에 감동을 받았다. 기미야 교수가 충격을 받았다고 하는 데 대해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피스 메이커(peace maker)로서 문 대통령, 문 교수는 동북아에서의 평화 체제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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