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24/7] '웹하드 카르텔' 뿌리뽑겠다지만..예산·법적지원 없인 '공염불'
100일간 특별단속 3,600명 검거
조직적 증거인멸·유착관계 파헤쳐
모니터링 확대·처벌강화 외치지만
디지털 성범죄 예산은 한푼도 없어
전문인력 늘리고 AI 필터링 등 시급

지난달 3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조금 특별한 추모제가 열렸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를 비롯한 시민단체가 죽음에 이른 불법촬영 및 비동의 유포 피해자를 기리며 ‘이름 없는 추모제’를 마련한 것. 추모제에 모인 시민 200여명은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비동의 ‘몰카’ 유포는 강력 범죄다” 같은 포스트잇 메시지를 남기고 촛불 곁에 조화를 헌화하며 피해자들을 추모했다. 다만 이날 추모의 대상이 된 고인들의 실명이나 사진은 찾아볼 수 없었다. ‘누군가 나를 알아볼까’ 하는 두려움 속에서 극단적인 선택에 이른 이들은 마지막 순간에도 피해자임을 숨겨야 했다. 이름은 지워지고 ‘야동’ 속 신체로만 남은 사이버성폭력 피해자들의 모습이었다.


정부 대책을 통해 불법촬영물에 대해 유일하게 접속 차단 권한을 가진 방심위의 역할이 중요하게 떠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방심위가 디지털 성범죄 예산으로 26억4,500만원을 신청했다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한 푼’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번에도 대책이 ‘말잔치’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영상 심의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방심위 인력 충원과 함께 전자심의 체계 구축 등 시스템 개선이 뒤따라야 하는데 이를 위한 예산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것이다. 강상현 방심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디지털 성범죄나 불법음란물 유통이 크게 늘었는데도 국회에서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돼 사회적 관심과 우려가 큰 긴급 사안에 대한 지원이 없어 황망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여가부와 시청자미디어재단의 모니터링 예산은 늘어났는데 이에 따라 업무가 증가하는 방심위의 심의 인력과 예산은 그대로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법 개정·인공지능(AI) 기술 개발 등 뒤따라야=현장 활동가와 경찰은 적절한 법 개정과 제도적 조치가 동반돼야 한다고 말한다. 서승희 한국사이버폭력대응센터 대표는 “최근 피해지원 사례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불법촬영물 유포를 방치하던 웹하드와 불법사이트가 위축되면서 유포 규모가 축소됐다”면서도 “웹하드 사업자들의 불법적 행태를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통해 규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업자가 불법행위에 대해 조치하지 않으면 2,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도록 지난해 전기통신사업법이 개정됐으나 시민단체는 모든 불법정보에 대한 필터링을 의무화해야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일선 사이버성폭력 담당 경찰은 인력 충원과 기술 개발을 가장 큰 과제로 꼽았다. 서울 일선서 사이버수사팀 관계자는 “유포 범죄 특성상 수사 착수 단계에서 피해 규모가 특정되지 않으면 유포 범위에 대해 경찰관 수 명이 달라붙어 웹하드 사이트 전체를 들여다봐야 하는 실정”이라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동 필터링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올해 들어 전국 17개 지방청에 설치된 사이버성폭력 전담 경찰 91명을 정식 직제화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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