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풀려진 '5조 3천억' 보고서, 삼성물산이 발주했다

노경진 2019. 2. 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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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이번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소식입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뒷받침하는 데 엉터리로 계산된 삼성바이오 가치가 쓰였다고 전해드렸죠.

그런데 이걸 계산한 회계법인의 보고서를 저희가 단독 입수해서 살펴보니까, 보고서를 발주해서 받은 곳은 다름아닌 삼성물산이었고 이 보고서 내용은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로까지 이어진 근거가 됐습니다.

고의성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인데, 노경진 기자가 자세한 내용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안진회계법인이 2015년 10월 삼성물산에 제출한 보고서입니다.

삼성물산의 내부참고용으로, 다른 목적이나 제3자의 이용은 안 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 보고서 내용의 핵심인 삼성바이오의 자회사 에피스의 가치, 5조 7천7백억 원이 삼성물산이 아닌 삼성바이오 홈페이지에 실려 있습니다.

[홍순탁/회계사(참여연대)] "이 보고서의 전제조건을 모르는 사람이 이 보고서를 이용하다 보면 엉뚱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제한을 뒀는데, 외부인이 사용했다면 악용하거나 오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 숫자는 삼성바이오의 내부 문건에도 나옵니다.

2015년 11월, 삼성바이오는 에피스의 가치를 5조 3천억 원으로 평가한 숫자를 근거로 회계처리 변경을 검토합니다.

삼성바이오는 이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 보고한 뒤, 에피스를 자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했고 지난 14일 증권선물위원회는 이를 분식회계로 결론 냈습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회계법인의 보고서가 다른 회사에 공유되고, 심지어 분식회계의 근거 자료로 쓰였다는 점에서 결국 삼성물산에 대한 금융당국의 회계감리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박용진/국회의원] "기업의 내부 참고 목적용 기업가치 보고서가 합병 찬성의 근거로 활용되고 심지어는 회계처리 목적으로 버젓이 사용되고 있는데도, 기업 내부 참고 목적용 기업가치 보고서는 자료제출요구권 등 조사 감독권한이 없다는 해명만 늘어놓는 금융위에 대해서도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반론보도] "금융위, 삼성바이오 '엉터리 평가' 알고도 모르쇠" 등 관련 MBC는 지난해 11월 20일 <뉴스데스크> 등에서 금융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사의 엉터리 기업가치 평가를 알고도 묵인하였다는 취지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금융위 측은 보도에서 인용된 '기업가치평가보고서'는 회사의 내부 의사결정에 참고하기 위해 비공개적으로 작성된 것으로서 현행법상 금융당국의 조사나 감독 대상이 아닌 것으로 밝혀왔습니다.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법인이 계산한 기업가치와 자체 평가한 기업가치의 차이를 맞추기 위해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증선위가 판단했다는 부분도 확인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혀와 이를 알려드립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노경진 기자 (jean2003@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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