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정위도 내부거래 비율 축소 공시..'재벌 봐주기?'

차정윤 입력 2019. 2. 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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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 관료들의 황당한 행정은 기획재정부뿐만이 아닙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대기업의 내부거래 비율을 발표하는데, 아무런 근거 규정도 없이 해외 매출액을 빼고 공시해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재벌 정책의 중요한 기초자료가 엉망으로 작성되고 있는 건데, YTN 취재진에게 돌아온 답변은 그냥 관행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차정윤 기자입니다.

[기자] 기획재정부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만들면서 해외 특수법인과의 거래액을 빼준 이유는 수출입니다.

그런데 따져보면, 증여세를 내는 주체는 법인, 즉 회사가 아닌 최대주주인 총수 일가입니다.

원칙적으론 기업 수출이 위축될 이유가 없습니다.

게다가 수출 목적이라 하더라도 국내 계열사와의 매출은 과세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박상인 / 서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 해외 계열사를 통해서 물류에 대한 매출을 어디에 잡느냐는 굉장히 기술적인 부분입니다. 이것이 수출과 또는 수익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전혀 없다는 겁니다. 정부 관료들이 이런 세부적인 것들을 모른다면 너무 무능한 것이고요. 알고도 이런다면 공범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이렇게 논란이 많은 기준을 공정거래위원회가 그대로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공정위는 1년에 한 번 대기업 그룹의 내부거래 비율을 발표하고 있는데, 이는 재벌 정책의 기초가 되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됩니다.

그런데 2017년 현대글로비스의 내부거래 비율은 2/3에 달했는데도, 공정위는 해외 매출액을 다 빼주고 20% 남짓으로 축소해 공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현대글로비스가 해외 특수법인과의 거래가 많아 내부거래 비율이 왜곡되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기준을 바꿀 수는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책이 국내 시장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예전부터 그렇게 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YTN이 확인한 결과, 내부거래 비율을 공시하면서 해외 매출을 빼주라는 명시적 근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김상조 / 공정거래위원장(지난해 10대 그룹과의 간담회 당시) : 사실 지금 가장 심각한 문제점 가운데 하나가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된 논란입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틈이 날 때마다 재벌의 내부 거래에 엄포를 놓고 있지만, 정작 재벌 봐주기로 보일 수 있는 잘못된 공시 기준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YTN 차정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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