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고기 "끝내줘요"..롯데타워 "죽여줘요" [설날 특집-외국인 선수 설문]
한국 프로스포츠에서 외국인 선수는 이제 종목 불문하고 소중한 구성원이 돼있다.
팬들은 그들이 코트 안에서 펼치는 화려한 볼 거리에 환호성을 쏟아내지만, 그 밖의 생활을 읽기 어렵다. 그 속을 살짝 들여다봤다. 겨울철 최고의 인기 종목인 프로농구와 프로배구 남녀 외국인 선수 28명이 이야기하는 한국 생활에서 ‘불고기’와 ‘롯데타워’를 빼면 설명이 되지 않는다.

절반에 가까운 13명의 선수는 흔히 숯불갈비를 비롯한 코리안 바베큐를 먹으면서 한국의 식문화에 적응하고 있다. 개인 생활에 익숙한 이들이 다같이 둘러앉아 고기를 구워먹는 불고기에 흠뻑 빠졌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지난해 한국땅을 처음 밟은 기디 팟츠(전자랜드)는 “약간의 양념이 들어간 소고기를 숯불에 직접 구우면 정말 맛있다”고 말했고, 전자랜드 1년 선배로 이번 시즌에는 KCC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브랜든 브라운은 “매끼 먹고 싶다. 고향으로 돌아갈 때 친구에게 사다주고 싶다”고도 했다.
프로농구 최초의 귀화 선수인 라건아(현대모비스)는 한국 생활 7년차답게 불고기를 넘어 너구리와 꼬꼬면, 설렁탕 등을 즐기는 한국인 입맛을 갖게 됐다.
선수들이 훈련이 없을 때면 즐겨 찾는 곳으로는 롯데월드 타워(8명)가 우선 조명됐다. 과거 화려한 밤문화로 선수들을 유혹했던 강남과 이태원은 선호 순위에서 밀려났다. 라건아를 비롯해 아이라 클라크(현대모비스), 애런 헤인즈(SK)처럼 장수 외국인 선수들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가족과 함께 테마파크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쇼핑과 서울의 풍광까지 모두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한국에 처음 발을 내딘 선수들은 경복궁(4명)과 창덕궁(1명)처럼 고궁에 관심이 많았다. 펠리페 안톤 반데로(KB손해보험)는 “서울은 세계적으로도 대도시 중의 하나인데, 그 안에 500년이 넘는 실제 왕궁이 있다는 사실이 경이롭고 신기했다”고 말했다. 샤이엔 파커(KEB하나은행)와 다미리스 단타스(OK저축은행)는 “한국의 역사가 담겨있는 곳”이라며 흥미를 보였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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