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타' 헬로비너스 서영 "뮤지컬 첫 도전 설레, 롤모델 옥주현" [MD인터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그룹 헬로비너스 서영이 뮤지컬 무대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서영은 현재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사랑은 비를 타고'는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동생들 뒷바라지만 해 온 큰 형 동욱과 그런 형이 못마땅해 가출했다가 7년 만에 돌아온 막내 동생 동현, 이들의 갈등 사이에 엉뚱하게 끼어든 웨딩 이벤트업체 직원 미리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
극중 서영은 이 형제 앞에 들이닥친 의문의 여인 미리 역을 맡아 형제애를 되살리는 큐피트 역할을 한다.
뮤지컬 첫 도전에 나선 서영은 첫 개인 활동에 긴장감과 설렘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멤버들이 이래서 필요했던 거구나' 느끼다가도 그토록 원했던 뮤지컬을 하다 보니 매일매일이 새롭다고.
서영은 "매일매일이 새롭고 도전하는 설렘에 살아있음을 느끼고 있다"고 운을 뗀 뒤 "뮤지컬 오디션을 많이 봤는데 잘 안 됐었다. 이번에 좋은 기회를 얻어 기쁘다"고 밝혔다.
그토록 원했던 뮤지컬 무대. 서영은 열네살 어린 시절 뮤지컬 '김종욱찾기'를 보고 뮤지컬의 매력을 느껴 꿈을 키웠다.
사실 서영은 어린 시절 한차례 뮤지컬 무대에 오른 적이 있다. 성악을 전공하던 그는 2008년 뮤지컬 '지붕 위의 바이올린'에 출연했다. 그러나 학교에서 외부 활동을 금지해 이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수 없었다.
한 번 맛 봤던 무대이기 때문일까. 뮤지컬 무대에 대한 갈망은 커졌다. 노래, 연기, 춤 모두 가능한 뮤지컬이 서영에겐 문화충격으로 다가왔다고. 배우들이 무대를 채워나가는 에너지에 완전히 매료됐다.
그러나 서영은 뮤지컬배우보다 가수 활동을 먼저 시작했다. 원더걸스, 소녀시대 무대를 보며 가수의 꿈을 키우게 된 것.
오랫동안 성악을 전공한 만큼 부모님의 반대도 심했지만 K팝에 매료된 서영은 헬로비너스 새 멤버가 됐고, 헬로비너스로 4년간 활동하며 많은 것을 느꼈다.
"많은 걸 배웠고, 지금도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밝힌 서영은 "어린 시절부터 하고 싶었던 뮤지컬까지 하게돼 너무 감사하다. 헬로비너스 멤버들 역시 내가 뮤지컬을 하고싶어 했던 걸 너무 잘 아니까 응원을 많이 해준다"고 고백했다.
이어 서영은 오디션 당시를 떠올렸다. "잊을 수가 없다"며 "일단 '사랑은 비를 타고' 가 1995년에 대본이 만들어지고 20여년간 공연됐는데 나는 1994년생이다. 친구 같은 작품이다. 그래서 그런지 너무 욕심이 났다"고 털어놨다.
"오디션 때 저를 보여드리려고 애썼어요. '제가 해야 합니다!' 하는 간절한 눈빛을 보내며 열심히 했죠. 근데 오디션 보고 나오니 머릿속이 새하얗더라고요. 하지만 홀가분한 기분이었어요. 합격했을 때는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어요. 이제 시작이니까 뭔가 잘 해야겠다는 부담감보다는 내가 이제 새로운 걸 도전한다는 설렘이 더 컸죠."
첫 연습 때의 떨림도 잊을 수 없다. 긴장의 연속이었지만 이내 편안함을 찾았다. 이후에는 대본이 너덜너덜할 정도로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무대에서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며 유미리 역에 다가갔다.
서영은 "유미리는 저랑 너무 똑같은 것 같다. 내가 첫 뮤지컬인 것처럼 미리도 처음 구한 직장에서 첫 출근을 한다"며 "실수도 많지만 긍정적이게 헤쳐나가는 쾌활하고 유쾌한 친구인데 제 성격과 비슷하다. 그래서 더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미리가 더 하이텐션이긴 하지만 밝은 성격이 닮았어요. 저 역시 상당히 밝은 편이라서 미리 역을 연기할 때 '밝게 해야지'보다는 그냥 '내 모습을 보여줘야지. 내가 미리다'가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무대에서도 재밌어요. 실수가 있지만 이겨내는 과정이 너무 닮아 그냥 '유미리는 나'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서영은 연기 뿐만 아니라 가창 역시 계속해서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 가요 창법과 뮤지컬 창법이 다르기 때문에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다.
그는 "연기나 가창이나 계속 배움의 단계로 레벨업 중"이라며 "10이 최고 레벨이라고 하면 지금 저는 0.2레벨 정도다. 더 많이 배우고 배울 게 무궁무진하다. 이제 시작이고 이제 한 발을 내딛었을 뿐"이라고 전했다.
"매일 미리를 만나는 게 떨리고 설레요. 너무 행복하고요. '사랑은 비를 타고'의 힘도 있는 것 같아요. 노래도 좋고 웃음과 감동을 다 줄 수 있는 작품이니까요.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니 20년 넘게 꾸준히 사랑 받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아이돌 가수 편견에 대한 걱정은 없었을까. "편견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입을 연 서영은 "사실 내가 누구인지 모르시지 않나. 헬로비너스는 알아도 서영은 잘 모르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고민이 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사실 헬로비너스 서영이 아닌 그냥 서영으로 소개해달라고 부탁드렸어요. 당연히 헬로비너스인 건 맞는데 처음 시작할 때 색안경을 끼고 볼 수 있으니까요. 제가 잘 하면 벗겨지겠지만 살짝 무서운 감이 있었죠. 지금은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고 계셔요. 헬로비너스 멤버여서가 아니라 서영이라는 사람을 응원해주시죠. 제 시작을 기대한다는 말이니까 저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해요."
이제 갓 뮤지컬 배우의 길을 걷게 된 서영의 롤모델은 옥주현이다. 아이돌가수로 큰 인기를 얻고 뮤지컬배우로도 인정 받은 옥주현의 길을 서영 역시 걷고 싶다.
서영은 "옥주현 선배님은 아이돌도 하셨고 심지어 지금은 우리 나라 최고의 뮤지컬배우이지 않나. 장악력도 대단하다"며 "또 항상 뭔가를 배우시고 다 섭렵하려 하는 면이 멋있다"고 설명햇다.
"저도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생각해요. 계속 배우는 게 살아가는 이유라고 생각하죠. 그게 저한테 쌓이는 거고요. 그래서 옥주현 선배님이 너무 멋있어요. 저도 그런 무대 장악력을 갖고 무대 위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할 거예요."
마지막으로 서영은 앞으로 '사랑은 비를 타고'를 볼 관객들에게 전할 메시지와 함께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사랑은 비를 타고'가 50주년이 될 때까지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그 한 역할을 하고싶다"며 "아직 못 보신 분들이 있으시면 얼른 오셔서 이 즐거움과 가족애, 감동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어요. 헬로 큐피트 분들인데요. 항상 오셔서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뮤지컬 보러 오실 때는 헬로비너스 서영보다 뮤지컬배우로서 한걸음 나아가는 서영이를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저와 함께 첫 발걸음을 해주시는 거니까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고요. 정말 큰 힘이 돼요. 어깨가 확 올라가는 느낌이 들죠.(웃음) 진짜 감사하고, 그만큼 저도 더 열심히 할게요."
한편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는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극장 나무와 물에서 오픈런으로 공연중이다.
[서영.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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