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혜수 "아직 부족하지만 연기할 땐 누구보다 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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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윙키즈'의 양판래는 누구보다 씩씩하고 생명력이 강한 여성이었다.
통역을 위해 발을 들이게 된 오합지졸들의 단체 스윙키즈 댄스단의 멤버로 합류하게 되면서 탭댄스라는 신세계를 접하면서 생애 가장 강렬한 체험을 하고 자유와 희망이라는 감정을 경험하게 되는 인물이다.
'스윙키즈'의 상영이 마무리 될 무렵 스포츠한국 편집국을 방문한 박혜수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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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영화 '스윙키즈'의 양판래는 누구보다 씩씩하고 생명력이 강한 여성이었다. 어린 동생들을 혼자 부양해야 해 미군의 통역을 하고 미군들의 파티에서 쿠키와 과자들을 훔치기도 하고, 뜻하지 않게 통역 일 자리를 잃게 되자 짚이라도 꼬아서 생계를 책임질 정도로 똑부러진 아가씨였다.
통역을 위해 발을 들이게 된 오합지졸들의 단체 스윙키즈 댄스단의 멤버로 합류하게 되면서 탭댄스라는 신세계를 접하면서 생애 가장 강렬한 체험을 하고 자유와 희망이라는 감정을 경험하게 되는 인물이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박혜수는 2014년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4'로 연예계에 첫 발을 디뎠다. 당시 고려대 국문학도라는 엄친아 타이틀로 더 주목 받았지만 실제 노래 실력을 선보인 이후에는 맑은 음색과 뛰어난 가창력으로 기존 화제를 덮어 버렸다.
화제 속에 도전했던 'K팝스타4'의 최종 선택에는 들지 못했지만 그에게 또 다른 기회가 찾아왔다. 김윤석, 유해진의 소속사에서 배우의 길을 제안했던 것. 오디션을 통해 SBS 드라마 '용팔이'로 배우 데뷔를 한 박혜수는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와 드라마 ''청춘시대', '내성적인 보스', '사임당 빛의 일기' 등을 통해 차분히 배우의 길을 걸어오고 있다.
'스윙키즈'의 상영이 마무리 될 무렵 스포츠한국 편집국을 방문한 박혜수를 만났다. 드라마와 영화 속 똑부러지고 똘망똘망한 기질도 충분히 느껴졌지만 막상 마주 대한 박혜수에게선 맑고 청아한 기운이 넘쳐났다. 함께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 힐링이 될 정도로 때 묻지 않은 순수함과 밝음이 넘쳤다. 연기 생활 5년차를 눈 앞에 둔 시점이지만 스스로의 부족함을 돌아보고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 배우가 아닌 가수로 먼저 데뷔했다고 들었다. 계기는?
▲ 대학 2학년 때 'K팝스타'에 도전했다. 원래 노래를 좋아해 밴드부 활동을 하고 있었다. 친구들의 권유로 뭣도 모르고 도전했는데 그 때는 본선에 진출해 얼굴 알리겠다는 포부였다.(웃음) 처음엔 전화 통화로 노래를 해 예선에 붙었고 때 마침 제가 다니는 학교 화정 체육관에서 2차 예선이 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갔는데 본선에 덜컥 붙어버렸다. 예상도 못했는데 점점 라운드를 통과해 방송에도 나갔다. 결국에는 탈락했는데 지금 회사(화이 브라더스)에서 연기를 하자고 제안해주셨다.
- 직업을 연기자로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었는데 제안을 받고 두려움은 없었나.
▲ 그 때는 그런 생각은 못했다. '연기가 뭘까'에 대한 호기심이 컸다. 얼굴이 알려진다거나 대중에게 평가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별로 못했다. 처음 시작했을 때 연기 자체에 대한 고민이 컸고 그 과정이 너무 재미 있었다. 사실 대중의 반응에 대한 제 마음의 준비는 별로 안돼 있었다. 지금에야 그런 것을 경험하다 보니 마음이 더 단단해지고 의연해졌다. '용팔이'때 오디션을 4~5번 보고 합격했다. 사랑니를 빼서 얼굴이 퉁퉁 부은 채로 엄청 떨면서 오디션 갔던 그 때가 기억난다.
- '스윙키즈'는 오디션을 몇 차까지 갔었나.
▲ 총 3차 진행됐다. 오디션에는 항상 '이번이 기회다'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임하는 편이다. '스윙키즈' 오디션을 처음 보러 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2017년 4~5월에 첫 오디션을 봤는데 이 작품에 정말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은 캐스팅이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였다. 그 때 정말 확 와 닿았다. 1차 오디션에서는 주어진 대본과 자유 댄스를 췄고 2차 오디션에서는 대본 위주 연기를 했었다. 3차 오디션 때 감독님과 인물에 대한 분석 위주로 대화를 나눴다. 강형철 감독님께서 '네가 양판래다'라고 말씀해주실 때 정말 기분 좋았다.
- 최종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은 어땠나.
▲ 정말 신이 났다. 강형철 감독님 전작을 너무 재미있게 봤고 감독님 영화의 웃음 포인트나 특별한 호흡을 이번 현장에서 함께 하며 느낄 수 있다는 게 정말 신났다. 촬영 전 준비 과정부터 너무 흥미로웠다. 5개월이 넘도록 탭댄스 연습을 했고 감독님과 이야기 나누며 래퍼런스 영상이나 영화, 책도 추천 받으며 준비했다. 그런 연락을 사전에 주고 받고 하는 과정도 너무 즐거웠다. 준비 과정부터 촬영 기간이 끝날 때까지 재미있고 즐거웠다.
- 제작비가 큰 영화의 주연은 처음이다. 중압감은 없었나.
▲ 부담이 없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하려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영화 경험이 거의 없다 보니 큰 예산의 영화라는 걸 들어도 몸으로 큰 실감이 나지는 않았다. '더 열심히 해야지'하는 방향으로 건강하게 작용했다.
- 강 감독에게 캐스팅 이유를 들은 적이 있나.
▲ 제가 추측해 볼 때 제가 가진 능력 안에서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판래와 비슷하게 봐주신 것 같다.
- '제2의 박보영'이라는 수식어도 꽤 듣는데.
▲ '스윙키즈' 뒷풀이 때 선배님이 오신 적이 있다. 제 옆에 앉아 계실 때 정말 팬심 가득한 마음으로 바라봤다.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말씀하시는 것만 봐도 멋진 분이다. 10년 전 '과속스캔들'을 찍을 때 어떤 모습이셨을지 궁금하다.
- 그룹 엑소로 최고의 인기를 누린 도경수가 상대역이어서 부담은 안됐나.
▲ 현장에서 호흡을 맞춰 본 적이 없으니 어떤 모습일지 너무 궁금했다. 대본을 읽었을 때 로기수를 상상하면 선배님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담보다 기대가 컸다.
- 극 중 두 차례 뽀뽀신은 부담되지 않았나.
▲ 제 입장에서는 마치 액션신 같았다. 결말의 엔딩 때문이라도 로기수와 양판래의 수줍은 애정신들이 예쁘게 나왔으면 했다. 로기수의 경우 극 중 너무 많은 일을 겪는다. 유일하게 판래와 있을 때 청춘의 면모들이 드러나기에 판래 앞에서 수줍어하는 모습이 예쁘게 나오기를 바랐다. 마지막 장면은 춤추다가 기수와 판래가 뽀뽀하는 장면까지 거리나 동선이 모두 맞아야 해서 대여섯 번 NG가 나기도 했다. 장면적으로 예쁘게 나와서 다행이다.
- 양판래를 표현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나 고민한 지점은.
▲ 시대적 배경에 비극이 담겨 있는 영화 아닌가. 양판래 외의 다른 인물들을 통해 당시 아픔이 드러나기도 한다. 판래 또한 그런 장면들과 어우러져 주제를 드러내야 하는데 오히려 밝고 더 당당한 모습으로 표현했다. 역설적으로 즐겁고 당당하게 사는 판래의 모습이 후반부 더 가슴 아프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역사와 시대적 배경을 공부하면서 양판래라는 인물 자체를 만들 때는 당시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을 대표할 수 있기를 바랐다.
- 학교 다닐 때 악착 같이 공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의자에 몸을 묶어 두고 한 적도 있다던데.
▲ 어떤 일이든 한 번 시작하면 잘 하고 싶어하는 스타일이다. 공부도 이왕이면 잘 하는게 좋다고 생각했다. 정말 열심히 한 시절이 있었다.
- 곧 배우 데뷔 5년차인데 슬럼프도 겪어 봤나.
▲ 슬럼프보다 연기적 고민은 있다. 배우는 연기로 보여드려야 하는데 그 부분이 아직 준비가 덜 돼있고 부족함이 많다는 것에 대해 항상 마음의 부채가 있다. 그래서 스스로 채찍질 하게 된다. 많은 작품을 짧은 시간 안에 하다 보니 스스로를 항상 몰아세우기만 했다. 아직 여유가 부족하기는 하지만 노력도 하고 칭찬도 하고 나를 아끼는게 건강한 방식의 성장 아닌가 생각이 든다.
- 즐기는 취미가 있나.
▲ 취미가 정적이다. 주로 집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영화 보는 것과 피아노 치는 걸 좋아한다.
- 최근 즐겨 읽은 책이 있나.
▲ 학교와 연기를 병행하느라 전공 책을 읽느라 다른 책들은 못 읽었다.
- 평소 스트레스를 치유하는 방법은.
▲ 그동안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다. 제가 아직 이 일에 적응을 완벽하게 못했기에 주위 사람들을 챙기기 벅찼었다. 그래서 지금은 그동안 못만났던 친구들을 만나고 있다. 친구들과 오랜 시간 연락을 못했는데 여전히 저를 응원해주고 챙겨준다. 사람들을 만나서 저를 비우기도 하고 채우기도 했어야 하는데 그동안 스스로 담아두기만 해서 고여있었던 것 같다. 친구들과의 만남이 치유에 도움이 된다.
- 소속사 선배들 중 인상적인 연기 조언을 들은 게 있나.
▲ 회사 선배님들도 좋은 이야기를 해주시고 강형철 감독님, 오정세 선배도 좋은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홍지영 감독/2016) 촬영 당시 아버지 역으로 나오셨던 김윤석 선배님 조언이 기억난다. 제 고민 중 하나가 여러가지를 준비해가도 현장에서 다 못 꺼내 써서 답답했는데 선배님은 현장에 항상 미리 도착하셔서 천천히 걸어 다니시더라. 선배님 말씀이 '내가 그냥 걷는 게 아니다. 현장 공기도 느끼고 모래도 느끼고 감각을 열려고 하는 것'이라고 하시며 '너도 현장에서 매 신마다 감각을 열어봐라'고 하시더라. 그 말씀이 큰 도움이 됐다.
- 작품으로 만나보고 싶은 연출자가 있다면.
▲ 모든 배우들이 꿈꾸는 봉준호, 이창동 감독님 작품에 출연해보고 싶다. 아직은 너무 부끄러운 수준이어서 제가 잘 갈고 닦아서 그 분들이 저라는 배우를 좋게 기억하실 수 있도록 먼저 만든 후에 만나 뵙고 싶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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