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은 패키지여행 판박이..심사는 '셀프'로 일사천리

홍수진 2019. 1. 24.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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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원들의 해외 연수 보고서가 이렇게 허술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여행사 관광코스와 꼭 닮은 일정, 게다가 연수 사전 심사도 의원들 스스로가 하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홍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노원구의회가 복지와 도시재생 분야를 목적으로 다녀온 터키 연수 일정입니다.

복지시설 방문 같은 공식 일정은 셋뿐이었습니다.

열흘 일정의 대부분은 블루모스크 등 유명 관광지 방문입니다.

[노원구의회 의정팀/음성변조 : "도시계획이다 그러면 어떤 기관을 방문해서 뭘 배워야 되겠다. 복지기관은 또 어떤 기관을 정하고 면밀히 검토해서 가는 거죠."]

유럽 3개국을 다녀온 성북구의회.

계획서를 보면 바티칸에서 박물관을 통한 지역개발을 배우고, 파리의 도시개발 계획을 체험하겠다더니 문화탐방, 즉 관광으로 바뀌었습니다.

[임○○/성북구의원/음성변조 : "주중에도 날짜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관광을) 했어요. (일정상 어쩔 수 없으셨나요?) 너무 타이트(촘촘)하더라구요."]

사전 심사제도는 있으나 마납니다.

지난해 해외출장을 다녀온 서울지역 19개 구의회 중 16곳이 의원들 스스로 심사를 했습니다.

성북구의회 한 의원은 사전심사에서 "저도 내년이면 가야 할 형편"이라며 일정이 적정하다고 했습니다.

[이○○/성북구의원/음성변조 : "(제가)내년에 가고 안가고를 떠나서 구의원이 심의를 한다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지 않느냐."]

짧게는 10여 분만에 끝나는 심사에서, 연수의 목적이나 일정을 제대로 검토할 리 없습니다.

[김예찬/투명사회를위한 정보공개센터활동가 : "감시가 전혀 되지 않고 있다라는 게 가장 문제라고 생각했고요 .공무국외 여행심사위원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제기능을 못하는 상황입니다."

서울 25개 구 모두 연수보고서는 그나마 공개하는데, 계획서나 심사 회의록은 각각 16곳, 11곳이 공개조차 하지 않습니다.

KBS 뉴스 홍수진입니다.

홍수진 기자 (nodan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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