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손혜원이 박물관에 사라던 작품, 작가가 재단 이사였다
오왕택 장인, 손 의원과 재단설립 때부터 함께
孫 남편 대표인 공예품 업체 ‘대표 장인’
야당 "정유라 띄우던 옛 여당과 다를 게 뭐냐"
손혜원(64) 의원이 국립중앙박물관에 현대 나전칠기 구매를 압박하면서 극찬했던 나전칠기 장인(匠人)이 손 의원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 등기이사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이 재단은 전남 목포시 근대역사문화공간 일대 부동산 14건을 사들여 손 의원의 투기 의혹 중심에 있는 곳이다.

손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립중앙박물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현대 나전칠기 작품들도 구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당시 "오왕택이라고 무형문화재도 아니고 지방문화재도 아닌 이 사람 작품을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뮤지엄이 샀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이나 (다른) 박물관은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면서 "이러니 지금 작가들이 살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더 늦기 전에 지금 살아 있는, 방금 작고한 작가들의 작품을 구입하는 것이 박물관의 책무"라고 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두 달 뒤 실제 현대 공예작품 4점을 구매했다. 박물관 측은 "자체적으로 근현대품 수집을 위해 구입 실무자가 작년에 전통기법을 계승한 작가 10여 명의 작품(최종 구입한 금속공예품, 나전칠기 등)을 조사한 바 있다"며 "가격의 적절성, 기존 전시품과의 연계성을 검토해 최종적으로 금속공예품 4점을 구입했다"고 했다. 손 의원이 언급했던 나전칠기 작품들도 매입을 검토했지만 탈락했다는 것이다.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 정관과 등기부등본 등에 따르면, 손 의원이 언급한 오왕택(55) 나전칠기 장인은 2014년 9월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 설립 때부터 손 의원과 남편 정건해(74)씨 등 11명과 함께 설립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이후 줄곧 재단이사로 등재됐고, 2017년 12월 연임됐다. 손 의원은 국회의원 당선 직후인 2016년 5월 이 재단 이사직을 사임했다.
오 장인은 또 손 의원의 남편 정씨가 대표로 있는 나전칠기 등 공예품 생산·판매·유통 업체 ‘하이핸드코리아’의 홈페이지에 대표 작가로 소개돼 있다. 작년 8월 청와대 사랑채에서 열린 나전칠기 관련 전시회에도 참여했고, 손 의원의 권유로 공방을 목포로 옮기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자기 사람을 띄우고, 자기 소장품의 가치를 높이려고 대놓고 피감기관을 압박한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손 의원은) 공직자의 이해충돌 금지 의무라는 개념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피감기관에게 자기 동업자 내지는 자기 회사의 작품을 사야 한다고 국감에서 얘기하는 의원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야당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건 당시) 국정감사에서 ‘거의 모든 경기에서 1, 2위를 휩쓸다시피한 선수’라며 최순실의 딸 정유라를 띄우던 당시 여당 의원과 다를 게 뭐냐"며 "그 의원은 비선 논란에 휩싸인 대통령을 보호하려고 한 것이었지만, 손 의원은 모든 게 자기 이익을 위해 한 일 같다"고 했다.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은 손 의원이 11억원을 대출받아 기부한 돈 7억 1000만원으로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목포 구도심에서 건물 10채와 토지 4필지 등 모두 14건의 부동산을 구입했다. 손 의원 남편 정씨는 "(목포 부동산은) 아내(손 의원)가 직접 보고 구매했고, 나는 그쪽(목포)에 가본 적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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