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세 모녀 사건 뒤 5년..'복지 사각지대' 여전, 왜?

엄진아 2019. 1. 23.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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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두 모녀는 복잡한 도시에서 '외딴 섬'처럼 고립된 삶을 살았습니다.

마땅한 경제적 수단도 없이 수십 년을 살아오며 늙고 병들었지만, 우리의 복지 안전망은 두 모녀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엄진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숨진 두 모녀의 수입은 80대 노모에게 지급된 기초연금 25만 원이 전부였습니다.

마땅한 직업도, 재산도 없었지만 다른 복지 혜택을 받을 수는 없었습니다.

아예 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노모는 치매에 걸렸고 딸은 수십 년간 은둔 생활을 한 탓에 제도 자체를 몰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이른바 '복지 위기 가구'를 발굴하는 노력은 확대됐습니다.

그러나, 사각지대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공무원이 주민을 직접 찾아가는 이른바 '찾동' 서비스가 시행 중이지만, 만 65세, 70세 노인이 '우선 대상'입니다.

80대, 50대 두 모녀가 사는 이 집은 해당하지 않았습니다.

단전, 단수, 의료비 과다지출 등을 일종의 '신호'로 보고 복지 사각지대를 찾은 결과, 4년간 '고위험' 가구 86만 4천 곳이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22만 3천 가구, 25%에 대해서만 복지서비스가 지원됐습니다.

이전에 한 번도 지원받은 적이 없는 신규 서비스 대상자는 2.5%에 불과했습니다.

등록된 주소에 살지 않아 추적되지 않거나, 찾더라도 소득이나 재산, 부양의무자 기준 등을 충족하지 못해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입니다.

[김윤영/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 "끝까지 가난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제도가 발동하게 되면 개선하기도 훨씬 어려워지는 거잖아요. 운영이 조금 더 유연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빈곤, 장애, 질병 등으로 고통받지만,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은 93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엄진아 기자 (az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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