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임대료만 6000만원"..계륵 신세 된 공항 은행·환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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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 내 은행 영업점 입찰이 또 다시 유찰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김포공항 영업점ㆍ환전소는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 봐야할 것"이라며 "공항공사가 임대료를 조정하지 않는다면 은행 입장에선 굳이 적자 운영 가능성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해서 입찰에 참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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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김포공항 내 은행 영업점 입찰이 또 다시 유찰됐다. 김포공항에서 은행이 사라질 지경에 처했다. 공항 영업점ㆍ환전소는 관문이라는 상징성으로 그간 은행들이 입점 경쟁을 펼친 곳이지만, 임대료 상승 대비 마케팅 효과와 수익성은 점차 떨어져 '계륵' 신세로 전락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는 전날 '김포ㆍ청주국제공항 은행 운영자 선정' 입찰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유효경쟁 불발로 유찰됐다. 공항공사는 지난해 11월부터 5차례에 걸쳐 입찰을 진행했지만 매번 유찰됐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은행 한 곳만 입찰에 참여해 유찰됐고 현재 재입찰을 진행 중"이라며 "오는 25일까지 재입찰을 받고 불발시 기존 운영자인 신한은행, 우리은행과 조건 등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이 공항 영업점, 환전소 운영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높은 임대료에 견줘 운영권 유치의 경제적 효과는 예전만 못해서다.
공항공사가 김포ㆍ청주공항을 A권역, B권역으로 나눠 향후 5년간 영업장, 환전소, 현금지급기 운영 조건으로 제시한 연간 최소 임대료는 각각 96억원씩 총 192억원이다. 부가가치세를 더하면 211억원 수준이다. 은행들이 자릿세로만 하루에 5780만원씩 지급해야 하는 셈이다.
공항공사가 첫 입찰에서 제시한 연간 임대료 424억6000만원(부가가치세 제외)보다 절반 이상 낮아졌지만 은행들은 여전히 높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연간 임대료의 절반을 보증금으로 내야 하고, 2년째부터는 물가상승률에 연동해 임대료도 올라간다. 공항 환전소 특성상 야간ㆍ주말 인건비가 들어가 유지 비용도 만만치 않다.
반면 마케팅 효과와 수익성은 예전만 못하다는 게 은행들의 평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공항 환전소 유치에 사활을 걸었던 이유는 우리나라의 관문이라는 상징성 때문"이라며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효과가 컸지만 김포공항은 국내선 위주로 운영돼 마케팅 효과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임대료가 치솟다 보니 오히려 적자 영업을 면할 수 없다는 게 은행들의 계산이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사전에 수수료가 낮은 곳을 찾아 환전을 하기 때문에 공항 환전소의 주요 고객층은 외국인"이라며 "외국인들도 갈수록 공항 환전소보다 시중 환전소를 찾는 추세"라고 말했다.
공항공사가 임대료 조건을 더 낮추지 않을 경우 기존 입점 은행이 수의계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은행권의 관측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김포공항 영업점ㆍ환전소는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 봐야할 것"이라며 "공항공사가 임대료를 조정하지 않는다면 은행 입장에선 굳이 적자 운영 가능성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해서 입찰에 참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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