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못돌려줘 경매 넘어간 집, 반년새 2.6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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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증금이 전 재산인데. 경매된다고 해도 전액을 돌려받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한 아파트(전용면적 59㎡)의 세입자 A씨는 최근 전셋집을 경매에 부쳤다.
전문가들은 "전세 대란으로 집값과 전세금의 차이가 작았던 2015~2017년 사이 갭투자가 성행했었는데, 이후 부동산 경기 하락세로 전세가가 떨어지면서 전세금을 못 돌려주는 집주인이 늘어나 경매에 부쳐지는 일까지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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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끼고 집 사는 '갭투자 폭탄'.. 수도권 신도시 등서 터지기 시작
"전세보증금이 전 재산인데…. 경매된다고 해도 전액을 돌려받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한 아파트(전용면적 59㎡)의 세입자 A씨는 최근 전셋집을 경매에 부쳤다. 2016년 초 전세보증금 2억4000만원을 내고 입주했는데, 계약 기간(2년)이 끝난 지 1년이 되도록 집주인 B씨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서다. B씨가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세입자가 경매를 진행 중인 사례만 동탄에서 4건이다. 알고 보니 B씨는 경기·충남 일대에서 수백 채의 집을 보유한 '갭 투자자'였다. 갭투자란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방식의 주택 구매를 뜻한다.
주택시장 경기가 침체되면서 갭투자자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갭투자발(發) 전세금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견디다 못한 세입자가 경매를 신청한 건수도 반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수도권에서 갭투자 집주인의 보증금 미반환으로 세입자가 경매를 신청한 건수는 18건이었지만, 4분기엔 47건으로 급증했다. 이뿐만 아니다.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둔 세입자들이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까 봐 가입하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가입자만 최근 1년 만에 두 배 이상 급증했고, 보증금액 역시 1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그래픽 참조〉. 전세금 대란이 자칫 경제 전반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전세 대란으로 집값과 전세금의 차이가 작았던 2015~2017년 사이 갭투자가 성행했었는데, 이후 부동산 경기 하락세로 전세가가 떨어지면서 전세금을 못 돌려주는 집주인이 늘어나 경매에 부쳐지는 일까지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6년 말 화성시의 전세가율(주택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79%에 달했다. 집값이 1억원이면 전세금은 7900만원으로, 갭투자자는 2000만원만 들여 집을 살 수 있었다는 의미다. 그러다가 지난달 기준 전세가율은 72.9%까지 떨어졌다.
지방 도시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경남 창원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도 갭투자로 수십 채의 집을 사들였던 집주인이 세입자들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피해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악덕 임대업자를 처벌해달라"며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주택 경기가 하강하면 갭투자발 대란은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될 전망이다. 서지우 지지옥션 연구원은 "동탄 외에 판교 등 다른 경기권에서도 이 같은 피해로 추정되는 경매 건수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문제는 갭투자 폭탄이 터지면 세입자의 피해를 차단할 방법이 딱히 없다는 점이다. 정충진 법무법인 열린 변호사는 "갭투자자의 지불 여력이 없다면 소송을 통해서도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세입자들은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하고, 향후 전세 시세가 떨어질 우려가 있는 집인지 세심히 살피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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